"이해충돌방지 법제화 필요"

시민단체, 국회의원 헌법상 의무와 헌법상 지위도 함께 연구돼야 변승현 기자l승인2019.07.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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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의 문화재 거리 부동산 투기 논란 이후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됨에 따라 공직자 이해충돌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이다.

인사말에서 송준호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우리 사회의 상당수 부패, 특히 고위공직자의 부패는 이해충돌에서 비롯된다며, 이해충돌방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희 한국투명성기구 공동대표 역시 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제척하지 않고 수행하는 것은 분명히 부패행위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며, 이해충돌방지법안을 새롭게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1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국회의원이 상임위에서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거래하거나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해 특정한 개인이나 기관 또는 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는 것은 헌법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이해충돌 방지 제도로 이를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의 사회 속에서 시작됐다. 첫 발제를 맡은 조태준 경실련 정부개혁위원회 위원(상명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은 응답자 20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발표를 통해 공직자 윤리 제도에 대해 시민의 선호도를 확인하고 개선의 방향성을 도출했다.

인식조사 결과, 대부분 시민(180명)이 공직자의 윤리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 노력이 대체로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규정의 제도적 필요성에 대해 ▲공직자 재산등록 제도(3.78점), ▲공직자 주식백지신탁 제도(3.96점), ▲공직자 선물신고 제도(4.09점),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제도(3.64점), ▲업무취급 제한제도(4.08점)로 나타났다.

그 밖의 이해충돌 규제책의 제도적 필요성에 대해서도 ▲접촉금지의 도입(3.17점), ▲사적 거래제한의 도입(3.90점), ▲직무 관련 외부활동 금지 도입(3.22점), ▲소속 및 산하기관 가족 채용 금지(3.68점), ▲정부-소속 기관 간 계약금지 도입(3.81점), ▲공공기관 보유 자산의 사적 사용 금지(4.30점), ▲직무 관련 정보의 사적 사용 금지(4.26점)로 높게 나타났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하호수 한림성심대 의무행정학과 교수는 ‘이해충돌’은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하여 공직을 이용할 기회를 얻게 되는 잠재적 갈등 상황으로 그 자체로는 공익의 손실이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부패’라고는 할 수는 없으나 과정상 부패로 전환되기 이전 단계라고 할 수 있다(OECD, 2004 : 8)고 개념을 정리했다.

또 이해충돌의 8가지 유형으로는 ▲뇌물수수, ▲지위남용, ▲정보유출, ▲금융거래, ▲선물과 향응(뇌물 수수의 확대) ▲외부취업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쿠퍼, 2013).

세 번째 발제를 맡은 박선아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최근 국회의원 이해충돌 관련 사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사전예방과 사후대응 모두 공백이 있다며, 이해충돌방지 제도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의 경우 업무의 범위가 포괄적이고 임기 안에서도 유동적이며, 게다가 특정 직능분야를 대표하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경우 이해충돌방지제도를 엄격히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성도 지적했다.

또 이해충돌방지 제도 도입의 방안으로 ▲부정청탁금지법을 개정하는 안, ▲혹은 국회법 및 국감국조법을 개정하는 안 등을 제안했다. 다만 2013년 정부 제출법안이었던 부정청탁금지 및 이해충돌방지법의 경우 사적 이해관계로 인한 직무수행 금지는 주로 처분적 행위 또는 집행이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하는데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에 대하여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적용 가능한지 검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회법 및 국감국조법 등을 통해서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어떻게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 범위, 내용, 위헌성 여부 등이 국회의원의 헌법상 의무와 헌법상 지위와 함께 연구되어야 한다고 했다.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박유리 한겨레신문 기자의 생동감 넘치는 부동산 이해충돌 방지의 필요성 발표가 이어졌다. 박 기자는 지난 4월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회의원이 개발에 앞장선 지역 인근에 땅을 매입한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보도한 이후, 3개월 간 기사 삭제, 기사 정정,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요구 등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방지법이 없다고 해서 범법 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개발에 앞장서고, 관련 공약을 내고, 관련 기관의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 인근에 토지를 매입하거나 보유한 행위가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매입으로 이해충돌이 정치적 논쟁으로 변질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이해충돌방지제도 – 특히, 부동산 이해충돌에 대한 방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세영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협동사무처장은 이해충돌방지법의 제정은 높은 수준의 윤리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공직자의 부패 인식도를 획기적으로 제기함은 물론 전 사회적인 청렴 문화 확립에 기여할 것이고 우리 사회와 기업 구성원의 의식변화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의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청탁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삭제된 이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불명확하다”는 점이었다는 점을 보완해 범위와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정 방안으로는 현실적으로는 현행 청탁금지법의 개정을 통하는 것이 연계성 면에서 바람직하나, 법체계적으로는 기본 근거법인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을 통해 이익상충 조항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적용대상은 청탁금지법상 언론인, 사학 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또 법안 내용에는 없었던 ‘사적 이해관계 등록’, ‘퇴직자와의 접촉제한’, ‘직무관련자와의 거래제한’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정부안이 과태료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과태료는 물론 벌금이나 실형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귀희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숭실대 행정학과 교수)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 제도를 이미 도입했고 또한 공직자 및 선출직 공직자의 실천 및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위반시 징계 및 형사 처벌을 통해 그 이행을 담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해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지나치게 공직자의 기본권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제도적 상호보완성이라는 차원에서 ‘공직윤리 정책 패키지’라는 관점으로 기존의 타 법률과 상충되지 않도록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이해충돌방지 법안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국회의원의 경우 임기가 정해져 있고 재선이 보장되지 않는 선출직 공직자이며, 직무의 범위가 매우 포괄적이어서 직무 관련성의 경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으로 인해 일반 공직자와 동일한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영국과 미국과 같이 의원들에게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윤리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한국투명성기구,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국회의원 정동영, 국회의원 민병두, 국회의원 신창현, 국회의원 채이배가 공동주최했다.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민간 부문에 대한 공직자 청탁과 관련한 별도 규정을 담은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2019.01.30.), 신창현 의원은 이해충돌 규정 조항 및 처벌 조항을 담은 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2019.01.31.)을 낸 바 있다. 채이배 의원은 이해충돌에 대한 직무 관련성 범위와 기피 방법, 처벌 수위 등을 규정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을 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도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이 큰 의원이 국정감사 또는 국정조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회법과 국정조사법 개정안(2019.02.01.)을 발의한 바 있다.

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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