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로 밝혀진 라오스 댐 사고 1년

시민사회, SK건설과 한국정부 책임 촉구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9.07.2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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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 대응 한국 시민사회TF(이하 한국시민사회 TF)는 23일 서울 SK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오스 댐 사고 1년을 맞이하여 한국 정부와 SK건설의 책임 있는 조치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한국과 메콩지역에서 라오스 댐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사항을 담은 공동 성명과 태국에서 발표한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보고서를 SK본사에 전달했다. 

▲ 23일 라오스 댐 붕괴 사고 1년, SK건설과 한국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업은 한국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공적개발원조(ODA)로 955억원을 지원한 사업으로 한국 정부와 시공사인 SK건설이 이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뒤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인재’라고 밝힌 만큼 SK건설과 한국 정부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라오스 댐 사고의 비극은 현재 진행 중으로 여전히 피해 복구나 피해 보상은 지지부진하고 열악한 캠프에서 생활하는 피해 주민들은 언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진상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후속 조치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 정부와 SK건설이 하루빨리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공식적인 배·보상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비극적인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개도국에 미치는 환경, 사회, 인권 문제를 예방하고 지역 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유상원조 기관인 EDCF 역시 2016년 세이프가드를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일부 사업에 한해 적용하고 있고 이행 책임을 협력국 정부로 전가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세이프가드 정책을 점검하고 유·무상 모든 사업에 전면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사회적 가치’에 이어 이해관계자들의 ‘행복 추구’를 경영 화두로 던진 SK가 진행한 사업으로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생활 터전을 잃었지만 보조댐 공사는 어느새 재개됐다”고 규탄했다.

이에 “한국 정부와 SK건설이 보조댐 건설을 중단하고 피해 복구와 배·보상 등 책임 있는 조치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성명]

‘인재’로 밝혀진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1년

한국 정부와 SK건설의 책임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

1년 전 오늘(7/23), 라오스 아타프 주에서 세피안·세남노이 댐의 보조댐이 붕괴하였다. 비극적인 사고로 목숨을 잃은 49명의 라오스 주민과 22명의 실종자분의 명복을 빌며, 이 사고로 많은 것을 잃은 라오스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라오스 댐 사고의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해 복구도 피해 보상도 지지부진하다. 이제 겨우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졌을 뿐이다. 그러나 SK건설은 댐 사고의 원인이 ‘인재’라고 발표한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재조사를 요청했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955억 원을 지원한 민관협력사업(PPP)으로 SK건설 등 시공사뿐 아니라 한국 정부 역시 이 참사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라오스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수십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수천 명의 주민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비극적인 참사의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는 숨김없이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일부라도 조사 결과를 은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라오스 정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보고서 공개 범위를 두고 한국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어 공개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와 라오스 정부, SK건설 등 관련 주체들은 조사 결과보고서를 비롯하여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SK건설 역시 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면 본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고 원인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사고 후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피해 주민들은 언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캠프의 생활은 열악하고, 수당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안정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라오스 정부는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으로 지급 예정이었던 쌀 농경지 경작권을 외국 바나나 회사에 넘겨주었고, 재산 피해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보상액을 책정하는 등 충분한 배·보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캄보디아 주민들 역시 댐 사고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 이에 피해 지역 주민들은 공식적인 배·보상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SK건설을 비롯한 사업 주체들의 공식적인 사과도, 공식적인 배·보상도 없었다. 진상 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후속 조치는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비극적인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미치는 환경, 사회, 인권 문제를 예방하고 지역주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유상원조 수행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도 지난 2016년 세이프가드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독립된 심사기구 부재 ▷환경사회영향평가 등 관련 정보 비공개 ▷원조 기관의 이행 책임 부재 ▷모니터링 및 사후평가 조치 미비 ▷고충처리제도 운영에서의 원조 기관 책임 부재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금이라도 세이프가드 정책을 점검하고 유·무상 모든 사업에 전면 시행해야 한다.   

‘인권’을 강조해 온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로 라오스 지역 주민의 삶은 송두리째 빼앗겼다. ‘사회적 가치’에 이어 이해관계자들의 ‘행복 추구’를 경영 화두로 던진 SK가 진행한 사업으로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생활 터전을 잃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으나 보조댐 건설 공사는 어느새 재개되었다.

한국과 메콩지역에서 라오스 댐 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활동해온 우리는 한국 정부와 SK건설이 보조댐 건설 공사를 중단하고, 피해 복구와 배·보상 등 책임 있는 조치에 집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9년 7월 23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대응 한국 시민사회 TF, 라오스 댐 투자개발 모니터단(Laos Dam Investment, LDIM), Inclusive Development International, 인터내셔널 리버스(International Rivers), 메콩와치(Mekong Watch), Manushya Foundation, Focus on Global South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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