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교훈 그리고 남북관계

[서평]_울림있는 책 이재환l승인2008.05.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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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외교-부시, 네오콘 그리고 북핵 위기
찰스 프리처드 지음, 김연철·서보혁 옮김, 사계절

지난 2001년 집권한 미국의 부시 정부 이전 북미 관계를 살펴보자. 클린턴 정부 시절 위기 상황은 수차례 닥쳐왔지만 말기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한 제네바 기본합의의 준수를 확인받을 수 있었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오명록 전 차수의 상호방문에 이어 클린턴과 김정일 정상회담이 실현 직전까지 논의됐다. 무엇보다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과정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는다면 다음 정부, 그러니까 부시 행정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부시 정부는 클린턴 정부의 대북정책을 모두 배제하는 이른바 'ABC'(Anything But Clinton)를 핵심기조로 삼았다. 결과는 설전과 무력시위가 오가는 냉각국면으로의 회귀였다.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협상특사로 활동한 찰스 프리처드는 자신이 지켜본 부시 정부의 대북외교정책을 ‘실패’로 규정한다. 그는 6자회담이 시작되는 과정에서 네오콘의 방해로 협상대표에서 소외되자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프리처드는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별다른 철학이나 정책없이 무관심하다 관계가 악화되고 위기를 맞아서야 비로서 협상에 나서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집권 8년을 허비했다”고 지적한다. 일관된 로드맵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부시는 재선 이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완패하자 전면적인 외교 정책의 수정이 필요함을 느끼고 보다 적극적인 북미 양자 접촉에 나섰다. ‘악의 축’ 세력의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은 전면 수정해야만 했다.

프리처드의 주장은 실제 경험을 통해 정리된 것이어서 흡인력이 있다. “부시 행정부는 2002년 대선 기간 보수적인 이회창 후보 선호를 숨기지 않았다. 이회창은 워싱턴의 모든 내부 인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회창은 선거에서 졌다.”

“한반도 경험 부족은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전화를 했을 때 분명히 드러났다… 김 대통령이 북한을 포용할 필요성을 말하기 시작하자, 대통령은 손으로 전화기를 막으며 ‘이자(this guy)가 누구야? 이렇게 순진하다니 믿을 수 없군’이라고 말했다… 그날 저녁 대통령에게 ‘이자가 누구인지’ 설명하기 위해 보고서를 써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 책이 단순한 회고담으로 읽히지 않는 것은 핵 폐기없이 경제지원이나 대화는 없다고 밝힌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대북 정책틀과 부시의 초기 대북정책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거칠고 불필요한 남북간 신경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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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자가 돼야할 이유

나쁜기업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부제가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국내서도 화두가 된 상황에서 이제서야 선을 보이는 것은 늦은감이 없지 않다.

지난 2001년 독일에서 출간되자마자 스페인, 네덜란드, 터키 등 세계 각지에서 번역 출판된 이 책의 한국판은 2003년에 펴낸 개정판이다. 거의 전 산업분야 기업이 행한 과대광고, 아동노동, 불법 약물시험, 환경파괴, 부패정권에 대한 자금지원 등의 ‘악덕’이 막대한 자료 검토를 통해 기술돼 있다. 나이키, 네슬레, 델몬트, 화이자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 기업의 사례가 총집결됐다.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국내에 알려진 사례들도 이 책에서 소개된 것들이 많다.

책이 실제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책에는 50개 문제 기업의 주소와 담당자까지 부록으로 만들어 수록했다. 저자들이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역과 이웃을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자야 말로 기업과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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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근원은?


젊은 상인에게 보내는 편지
벤저민 프랭클린 지음, 이종인 옮김, 두리미디어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God help them that help themselves) 이제는 우리 속담처럼 느껴질 만큼 대중적인 이 격언들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들이다. 마르크스는 프랭클린을 가리켜 ‘신대륙 최초의 위대한 경제학자’라고 평했다. ‘행복에는 두갈래 길이 있다. 욕망을 줄이거나 재산을 늘리면 된다’는 그의 말은 인간의 속성을 명료하게 정리한 것이다.

행복의 근원을 ‘바르게’사는 것이라고 본 프랭클린은 생전에 절제, 침묵, 결단, 종용 등 13가지 덕목을 만들었다. 앞의 격언들은 그 중의 일부다. 그 격언들과 사례를 정리한 책이 ‘젊은 상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그의 13가지 덕목은 미국 정신의 근간이루며 ‘성공학 계보의 원점’이란 평을 받는다. 이 덕목을 바탕으로 그의 이름을 딴 다이어리가 만들어졌다.

성공한 사업가면서도 혁신가였던 그의 활동과 관련한 재밌는 사실 하나. ‘뭉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한 발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Join, or Die'는 프랭클린이 1754년 처음 선보인 신문 만평에 실린 글이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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