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맞춤 '원샷법' 통과 시도 중단해야

주주·채권자·노동자 권익보다 재벌 이익 우선해 공정경제 훼손 설동본 기자l승인2019.08.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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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원샷법)이 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이 법이 주주·채권자·노동자 권익보다 재벌 이익을 우선해 공정경제를 훼손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16년 8월 시행된 원샷법의 일몰을 5년 연장하고,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사업재편에만 한정되던 기존 법 적용 범위를 신산업 진출 및 산업위기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사업재편에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법은 주주 및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상법」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의 관련 조항을 무력화해 그야말로 ‘원샷’ 구조조정을 가능케 하는 철저한 기업 맞춤 특혜법안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기존 산업을 혁신하거나 새로운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는 모호한 말로 신산업의 범위를 시행령에 위임하여 4차 산업혁명, 혁신성장 등의 미명 하에 상당수의 기업이 상법이나 공정거래법상의 규율을 회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조조정 투자자금 조달 목적으로 매각하는 유휴부지에 대해서는 산업용지 등의 처분제한 규제까지 완화해주는 등 그야말로 기업 편의를 위해 온갖 규제를 풀어주는 법안이라는 비판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공급과잉 해소’를 슬그머니 ‘혁신’이라는 허울좋은 말로 대체한 채, 구조조정 관련 법제의 적용을 면제해주는 기업 편들기 법안인  원샷법의 본회의 통과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세계적으로 급속히 빨라지는 산업 변화주기와 치열해지는 국가간 경쟁을 볼때 새로운 산업의 발굴과 육성은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당연히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채권자와 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과 대기업집단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등 엄연히 존재하는 기존법을 무력화시키고 각종 세제·자금·고용 등의 혜택까지 줘가며 구조조정을 장려하는 특별법 제정이 대체 어떤 효용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2016. 8. 원샷법 시행 이후 2018년 말까지 100건의 사업재편계획이 동법에 따라 승인되었는데, 이 중 2016. 9. 부터 2017. 9. 까지 승인된 47개 사의 사업재편계획 이행 현황에 대해서는 경영개선 성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있어 원샷법의 일몰 연장이 대체 어떠한 실익을 주는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산업 육성은 결코 동의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원샷법이 과잉공급 해소라는 당초의 목적을 위한 유효한 수단인지 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더 많은 기업에 기존 규율을 무시하는 특혜를 주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장미빛 미래가 자동적으로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 발상에서 동법이 상정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따름이라는 게 시민단체 설명이다.

또 이번 법안 관련 논의 과정에서는 최근 지속적인 수출둔화 및 수익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업 등 기존 산업 종사자의 향후 거취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 경제를 위해 혁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그전에 국가는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국민들의 삶을 먼저 돌볼 책임이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일본 무역보복 사태로 자립적이고 건강한 경제 생태계 조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소수주주, 노동자의 희생을 담보로 재벌에게 특혜를 안겨주는 원샷법이 통과된다면 현정부가 내세운 경제 정책의 한 축인 공정경제는 그야말로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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