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 국민대책회의 결성

"미 쇠고기 협상 무효·전면수입 반대" 요구 이향미l승인2008.05.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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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5백개 네티즌모임 및 시민단체 네트워크…4대 요구 사항 결정

범국민적인 광우병 우려의 목소리를 ‘괴담’으로 몰고가는 정부에 맞서 소비자, 네티즌, 시민사회 1천5백여 단체가 참가하는 범국민대책회의가 결성됐다.

이향미 기자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6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국민대책회의는 약 2백여 명의 소비자, 네티즌, 시민사회단체, 정당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우병에 취약한 미국의 쇠고기 검역 시스템은 뒤로 한 채 청소년, 네티즌,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특정 정치단체들의 선동에 의한 것으로 몰아가고, 시민들의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광우병 괴담’으로 호도하는 것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며 정부와 일부 보수언론을 강력 규탄했다.

6일 현재까지 1천 5백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범국민대책회의는 약 2시간 가량의 기자회견과 긴급회의를 거쳐 4대 요구사항을 포함한 ‘(약칭)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결정문’을 발표했다.

우선 국민대책회의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쇠고기 협상을 무효화하고 통상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한미쇠고기 협상 전면 무효화와 재협상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경위와 진상 규명과 책임자(정운천 농림부 장관, 민동석 한미 쇠고기 협상 대표) 파면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사과 △광우병 예방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국민대책회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국민서명 △촛불문화제 및 국민대회 개최 △대형 급식소와 일반식당 등이 중심이 된 광우병 안전지대 선언운동 △국회 특별법 제정 촉구운동 등 다각적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국민들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을 명실상부한 국민운동을 펼쳐 나갈 것을 결의했다.

“국민의 99%, 100만 네티즌이 반대”

기자회견장에는 광우병위험 쇠고기 수입에 대해 “국민의 99%, 100만 네티즌이 반대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사회자로 나선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여당은 잘못된 협상을 하고 그 잘못을 알고서도 개선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에 이번 대책회의를 열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국민대책회의가 구성된 배경에 대해선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소개했다. 김 처장에 따르면,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2일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 등 12개 시민사회단체들의 긴급히 전국 제 정당, 사회단체, 인터넷모임 등에 ‘범국민대책회의’ 개최를 제안한 뒤 나흘만에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의 정당 대표들과 1천여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 인터넷 모임 대표들이 참여했고, 현재까지 1천5백13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참가단체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괴담 유포는 바로 정부”

미국산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과 정부의 대응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오늘 이 모임은 전적으로 100만 네티즌과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를 거쳐 이명박 정부의 잘못한 협상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표출됐기에 구성된 것”이라며 “정부가 광우병을 ‘괴담’으로 희석화시키려는 의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한미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에 대해 “지난 2005년 농림부 전문가 검토보고서에도 나와 있는 광우병 위험물질까지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이 공개한 2005년 농림부 전문가 검토보고서에는 “국제기구(국제수역사무국, OIE)의 규정이 30개월령 이상의 소에 대해서만 뇌, 척수 등 SRM을 제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 안전을 증진시키기 위해 모든 연령의 소에서 SRM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다”고 나와 있다.

이향미 기자
1천5백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뒤 4대 요구사항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박 국장은 △미국조차 지키지 않는 국제수역사무국 기준에 따라 수입을 허용한 점 △미국에서 광우병 및 인간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중단을 하지 못하도록 합의한 점 △미국의 사료조치 이행이 아닌 관보 공포만으로 30개월 이상 소를 수입하도록 허용한 점 △미국의 위생시스템에 대한 동등성을 인정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미국에 쇠고기 수출작업장 승인권을 양도한 점 등을 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어 우석균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네티즌들과 시민들이 비과학적인 광우병 괴담을 퍼뜨린다고 하는데 광우병 괴담을 퍼뜨리는 것은 시민들이 아니라 정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현재 요구하는 쇠고기 협상의 부당성은 이미 작년에 정부가 작성한 문서에 나와 있었다”며 “한국정부가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앵무새 정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으며 한미 정부가 합의한 수입위생조건은 국민생명을 지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우석균 정책실장은 ‘소가 소를 먹는’ 동물성 사료 정책을 들었다.

미국은 현재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소에서 유래한 동물성 사료나 광우병 위험물질을 교차감염의 우려가 있음에도소에게 다시먹이는 불안전한 사료정책을 취하고 있고, 도축과정에서도 광우병 위험을 배제할 수 없으며, 자체 광우병 검사체계도 미비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민의 힘에 밀려 왔다”

국민대책회의 결의 및 구성 제안을 한 여성민우회생협 김연순 이사장은 “지금 이 상황을 떠밀고 가는 힘은 바로 국민과 행동하는 네티즌”이라며 “여기에 모인 정당·사회단체의 대표, 각계 인사들은 그 힘에 밀려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오늘 모인 정당·시민단체들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자발적인 시민들의 대열에 적극 동참할 것을 결의하고자 한다”며 “국민을 협박하고 현 상황을 호도하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맞설 것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편에 선 전문가들의 역량을 모아 ‘국민’의 뜻에 맞는 법률적·정책적·외교적 대책을 만들고 정부와 국회가 광우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명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시급히 시행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행동 계획안 발표… 촛불문화제·국민대회 등 전개

향후 국민대책회의는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반대 4대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와 국민대회를 벌일 계획이다.

촛불문화제는 오늘(6일)과 오는 7일(수), 9일(금), 16일(금)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개최하고, 오는 22일(또는 23일)에는 국회 앞에서 국민대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대학식당, 병원, 사내식당 등 대형 급식소에서의 ‘광우병 위험 안전지대(green zone)’ 선언운동을 전개한다.

이어 국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의견 제출 및 국회의원 서명추진을 위해 5월 임시국회 내 '(가칭)광우병 예방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입법의견 제출, 각 당 면담 추진 및 특별법 입법에 관한 국회의원 서명 추진, 입법 추진 국회의원·시민단체 합동 기자회견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최초 선적분이 도착하는 5월 중 도착 항만을 중심으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의 하역·유통을 항운노조·운수노조·지역단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저지하고,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광우병 잡는 날’로 정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캠페인등도 벌일 예정이다. 이어 각 지역·부문별로 대책회의도 구성하기로 했다.

네티즌 모임, 촛불집회 불법규정 당국 규탄

‘국민대책회의’ 결성 기자회견에 앞서 오후 1시 30분 이 자리에서는 촛불문화제를 불법으로 규정한 정부 당국을 규탄하는 인터넷 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친소닷넷, 정책반대시위연대, 광우병 국민감시단 등 인터넷 모임 대표들은 “광우병 반대 촛불문화제를 불법으로 규정해 참가 시민들의 진실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미친소닷넷’의 한 운영진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놀 데가 없어 촛불문화제에 나와 놀았다는 말은 청소년들의 절박한 외침을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광우병 쇠고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 청소년들의 요구와 바람을 받아 안아 10년후에 광우병 쇠고기로 죽는 시민들의 ‘추모문화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반대시위연대’ 운영자는 “지금 경찰이 합법적인 문화제를 불법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오프라인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도움과 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티즌 모임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승교 변호사는 “경찰측에서 촛불문화제를 집시법을 적용해 불법집회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며 “지난 2002년부터 정착되고 있는 대중적인 문화현상을 야간집회 불허라는 집시법 조항을 들어 탄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잘못된 정보로 지금 시민들이 눈이 멀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좌파세력과 일부 불순세력의 개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특히 촛불문화제 불법규정과 사법처리 방침을 즉각 중단하고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약칭)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결정문(안)

1. 오늘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각 정당의 대표자, 시민들은 국민건강과 안전을 외면하고 검역주권을 포기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맞서 협상의 전면 무효화를 요구하는 국민과 네티즌들의 자발적 운동을 지지하며, 이에 적극 동참할 것을 결정한다.

2.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각 정당의 대표자, 시민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더 힘 있게 진행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국민대책회의>를 구성할 것을 결정한다.

- 국민대책회의 운영을 위해 운영위원회와 상황실을 구성한다.
- 전체 광역 및 시군구 단위별로 사정에 맞게 대책 기구를 구성 한다.

3.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각 정당의 대표자, 시민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쇠고기 협상을 무효화하고 통상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에 다음의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할 것을 결정한다.

- 4월 18일 한미쇠고기 협상을 전면 무효화 하고 재협상에 착수하라!
-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경위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인 정운천 농림부 장 관, 민동석 한미 쇠고기 협상 대표를 파면하라!
- 이명박 대통령은 잘못된 협상의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하라!
- (가칭) 광우병 예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

4.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각 정당의 대표자, 시민들은 4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오늘 사업계획으로 제출되었던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국민서명’, ‘촛불문화제 및 국민대회’, ‘대형 급식소와 일반식당 등이 중심이 된 광우병 안전지대 선언운동’, ‘국회 특별법 제정 촉구운동’ 등 다각적 실천을 전개할 것이며, 국민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을 소중히 받들어 명실상부한 국민운동을 펼쳐 나갈 것을 결의한다.

2008. 5. 6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 참여자 일동


이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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