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0원

따뜻한 하루l승인2019.08.20 13:2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KBS TV쇼 진품명품.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진품, 명품을 발굴해
전문 감정위원의 시선으로 진가를 확인하는
감정 프로그램입니다.

때로는 창고 안에 방치되어 굴러다니던
족자가 대단한 보물로 밝혀지기도 하고,
집안 대대로 내려온 도자기가 가치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출품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난 8월 11일, 1944년 전후 작성된
회고록 한 점이 진품명품에 출품되었습니다.
회고록 작성 당시 상황이 열악했는지
비싼 원고지가 아닌 당시에 쓰인 세금계산서 용지에
작성된 회고록이었습니다.

얼핏 초라해 보이는 이 회고록에 출품자는
희망 감정가로 10만 815원을 적어서 내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감정가는 모두를 더욱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0원’

전광판에 나온 ‘0’이라는 글씨는
이 회고록에 한 푼의 가치도 없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황하는 사람들 가운데 회고록을
감정한 전문가가 결연하게 말했습니다.

“이 기록이 한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나라를 잃은 많은 애국자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분들의 행적을 감히 돈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해
감정가를 추산할 수 없습니다.”

이 회고록은 일제 강점기 만주 지역 항일
무장투쟁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규채 선생님이
자필로 적은 일명 ‘이규채 연보’였습니다.

이규채 선생님의 증손자인 출품자 이상옥 씨가
100,815원을 적어낸 이유는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100과
광복절을 의미하는 8.15를 뜻하는
숫자로 조합한 것입니다.

1932년 9월 만주에서 활약하던 한국 독립군과
중국인들로 구성된 항일 의용군의 ‘쌍성보 전투’를 회고하고,
독립운동가의 재판기록도 작성된 이 회고록에
그 어떤 전문가라도 가격을 매기는 일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날 의뢰품을 들고 나온 이상옥 씨는
증조할아버지와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 박물관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독립된 주권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피와 눈물로 싸워주신 그분들의
투쟁과 의지와 역사가 바로 그 보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0원짜리 보물을
남겨 주신 모든 독립투사 분들에게
경의와 존경과 감사를 바칩니다.

# 오늘의 명언
2,000만 민중이 한 사람도 남지 않고
죽임을 당하기 전까지 독립운동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다.
– 이규채 –

따뜻한 하루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따뜻한 하루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