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빨대 금지한 캘리포니아

작지만 놀라운 변화…1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로 변화한 도시 양병철 기자l승인2019.09.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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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신문=양병철 기자) 환경운동연합 해양활동가는 MIIS(미들버리대학교)의 지원으로 미국 몬터레이에서 진행된 아시아지역 해양활동가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엔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캄보디아,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싱가포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모였다.

프로그램에 참석하면서 비닐과 빨대 사용을 금지한 캘리포니아의 환경에 관심이 생겨 주변을 살폈다.

▲ 미국 캘리포니아는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가 분리되어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비닐봉지·빨대 없는 미국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 투표자들은 지난 2016년 11월 법률개정안 67호에 투표했다. 이로써 주지사로부터 2014년 9월 승인받은 1회용 비닐봉지 사용금지 법안(Senate Bill No. 270)이 효력을 얻었다.

주 법률안의 통과로 편의점, 식료품점 및 주류 판매점 등의 가게에서는 1회용 플라스틱 봉지의 사용이 금지됐다. 대상 영업점에서는 재생 가능한 장바구니나 재생용지로 만들어진 종이봉투를 10센트 이상의 금액을 주고 판매할 수 있다.

2018년 9월 캘리포니아에서 빨대 사용 금지법안이 승인되고 2019년 1월부터 패스트푸드 등의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금지가 적용됐다. 위반할 경우 하루 $25에서 연간 최대 $300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당시 캘리포니아주지사인 제리 브라운은 1회용 플라스틱 비닐봉지와 빨대 사용 금지법안을 승인하면서 “이것은 아주 작은 진전”이라며 “빨대, 병, 포장, 봉지 등 다양한 형태의 플라스틱이 우리 지구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얘기했다.

교육을 받기 위해 잠시 머물렀던 샌프란시스코와 교육을 진행하던 몬터레이에선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빨대를 볼 수 없었다. 법령에 따라 재생용지를 사용한 종이봉투에 물품을 담아주거나 종이 빨대를 준비해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적어도 길거리에서 휘날리는 비닐봉지나 빨대를 볼 수는 없었다. 길거리에서 1회용 비닐봉지나 빨대를 볼 수 없는 것만으로도 도시가 매우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받을 수 있었다.

▲ 유명 햄버거 체인점에 비치된 나무 스틸러, 플라스틱 스틸러와 빨대는 바다에서 9번째로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다.

비닐봉지와 빨대 금지가 쉽진 않았다

비닐봉지와 빨대 사용금지에 대한 플라스틱 산업계의 반발은 거셌다. 유연성 포장지 협회(The Flexible Packaging Association)는 플라스틱의 이점을 설명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미국진보가방연합(American Progressive Bag Alliance)은 캘리포니아의 정책을 다시 원상복구 할 것을 요구했다.

상점들의 반발도 거셌지만, 캘리포니아 정부와 시민은 1회용 플라스틱으로 파괴되는 환경을 더는 방관하지 않았다. 비닐봉지는 절대적인 유연성으로 어떤 형태의 표면에도 달라붙을 수 있다.

어떤 물건이든 담을 수 있는 유연성이 장점이겠지만,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방글라데시에선 플라스틱 1회용 비닐봉지로 인해 하수구가 막혀 홍수가 났다. 방글라데시는 홍수로 500명 이상의 시민이 사망하고 350만명의 수재민이 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캘리포니아도 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할 순 없다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빨대라는 1회용 플라스틱이 없는 도시가 놀라웠지만, 음료컵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나라는 실내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1회용 플라스틱컵을 사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관광지여서 더 많은 1회용 컵이 보였다. 쓰레기통엔 언뜻 보기에 일반 쓰레기와 분리수거용 쓰레기가 잘 구분되지 않아 쓰레기통 주변에도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슈퍼마켓에서 사용되는 많은 상품 용기도 플라스틱이 많았다. 캘리포니아도 플라스틱으로부터 절대 안전할 수 없다.

▲ 음식물 포장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과일에 포장된 제품이 전부 플라스틱이다.

매년 800만톤의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읽는 매 순간순간 덤프트럭에 가득 담긴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비닐봉지, 빨대 등의 1회용 플라스틱이 사용 후 바로 버려진다. 정확히 수거되지 않거나 폐기 도중 유출되는 1회용품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사용을 줄이는 방법뿐이다.

빨리 구매하고 버리는 생활습관에서 ▲신중히 구매하고 ▲잘 관리하고 ▲오래 사용하고 ▲고치고 다시 사용하는 습관으로 바뀌어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고 유명한 학자인 볼프강 작스가 이미 오래전에 언급한 말이다. 인류의 쓰레기양은 이미 우리가 불편함을 논하기보다는 생존을 이야기해야 할 시기로 만든지 오래다.

1회용 생활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금지가 ‘작은 발걸음’일 지라도 도시에 가져온 변화는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명 원료를 공급하는 대형 화석 연료회사들의 저항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고 시민의 건강과 자본을 맞바꿀 수 없다는 걸 우린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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