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적평화 위해 기후위기부터 인정해야”

시민사회, 문 대통령 유엔 총회서 배출가스 제로 확인이 핵심 강조 설동본 기자l승인2019.09.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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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9월22-26일 유엔총회 참석과 관련해 항구적인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기후위기부터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9월22-26일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P4G(녹색 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준비행사를 공동 주관하고 기후행동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9월22-26일 유엔총회 참석과 관련, 항구적인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기후위기부터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유엔에서 연설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지난 9월 4일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서, 정부를 향해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비상상황을 선언하라는 등의 3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월 23일 열리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1일부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9월 9일에는 청와대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다시 대통령의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 참석을 요구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기후행동 정상회담 참석 결정을 환영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기후행동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기후위기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할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또한 정상회담 이후 국내 기후정책이 위기 상황에 부합하게 비상한 변화를 보여줄지도 알 수 없다. 기후행동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배출 제로 목표를 국제사회에 약속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기후위기를 비상상황으로 받아들이고 긴급한 대응책을 계획하거나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정부와 국회, 언론 어디서도 기후위기는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가히 기후 침묵이라 부를 만하다. 문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해 언급한 것은 대부분이 해외순방 또는 국제 회의장에서였을 뿐, 실제 국내에서 국정과제의 중심으로 다룬 적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기후행동 정상회담에 참석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사진 찍기 성과로만 끝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우려가 아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한 인천 송도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총회 개회사에서 “기후변화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전 세계의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2018년 10월 덴마크에서 열린 P4G회의에서는 “탄소 배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인류의 공동 번영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길 기대한다”고 연설했다. 그러나 당시에 한국은 여전히 국제사회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게다가 P4G회의에서 대통령은 한국이 “지난 10년간 녹색성장정책을 통해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강도를 줄이는 성과까지 다양한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것은 대통령의 인식이 크게 왜곡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서 ‘다양한 성공’을 거뒀다는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 말을 믿을 국제사회의 전문가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냉소를 받지 않을까 우려되는 내용이다.

그럼, 매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순위를 갱신하며, 올해 독일을 제치고 6위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이 거둔 성공은 무엇인가. 2007년 이후 한국의 온실가스는 2014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전 정부가 세웠던 2020년 중기 감축 목표는 합당한 설명도 없이 은근슬쩍 폐기했다.

특히 에너지전환을 추진한다는 현 정부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0년 대비 18.5%에 불과하다. 이것은 1.5도 제한을 위해 IPCC가 권고하는 2010년 대비 45% 감축 목표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탄소 배출 증가 없이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길’은 한국 스스로도 실천하고 있지 못하다. ‘결단과 행동이 필요한 것’은 바로 현재의 한국정부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번 유엔 기후행동정상회담에는, 세계적인 청소년 학교 파업운동을 촉발한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참석한다. 전 세계의 청소년 대표들이 모여 직접 기후위기에 대한 회의(Youth Summit)를 진행한다. 자신들의 미래가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절망감에 짓눌린 이들의 호소를 문 대통령이 직접 듣기 바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는 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그들을 통해서 기후위기의 진실을 직접 마주하기를 요청한다.

이번 문 대통령의 뉴욕 행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상상력과 담대한 행동을 강조했고, 그런 노력으로 한반도 평화를 조금씩 진전시켜 왔다. 고되지만 위대한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은 한반도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트럼트 대통령과 대화할 주제는 북미회담만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통령의 관심과 노력이 기후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과 과감한 행동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한반도를 넘어서 전 세계의 평화와 모든 인류의 생존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이 한국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전 지구적 노력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겠다고 공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주장하고 “이를 통해서 한국이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나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 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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