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생’ 각오로 검찰개혁 추진을”

참여연대, 공수처 설치·법무부 탈검찰화 등 개혁과제 속도 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19.09.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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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신문=양병철 기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16일 “만시지탄이나 사즉생 각오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과거사 청산, 공수처 설치, 법무부 탈검찰화 등 개혁과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9일 여러 논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의 마무리를 맡기겠다며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했다. 검찰은 법무부장관 인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사 규명에서도 여전한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여주었다. 검찰개혁에 대한 조직적 저항도 확인된 마당이다. 검찰개혁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만시지탄이나, 정부는 사즉생의 각오와 행동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16일 논평을 통해 “만시지탄이나 사즉생 각오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과거사 청산, 공수처 설치, 법무부 탈검찰화 등 개혁과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법무부장관은 ‘검찰개혁 지원 추진단’을 구성하고 감찰권 강화, 직접 수사 축소 방안 마련을 지시하는 등 검찰개혁 업무에 착수했다.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은 정권 초 국정농단 수사를 이유로 미뤄지거나 지체되었다. 수사권조정 법안과 공수처법안은 국회에서 상정되어 있지만, 언제 처리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검찰개혁을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아래와 같이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제대로 된 검찰 과거사 청산이 필요하다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은 과거사위원회를 설치해 검찰의 과거사 청산에 나선 바 있다. 과거 검찰권 오남용 사건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과거사 청산이 완료되지는 않았다. 과거사위의 조사와 검찰의 일부 재수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의혹들이 규명되지 못했고, 부당하게 검찰권을 오남용한 검사들 중에 실제로 법적 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검찰권 오남용이 인정되고 확인된 사건들을 담당했던 검사들과 과거 지휘라인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검찰권을 오남용한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 계획을 밝히고, 검찰권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과거사위원회 권고에 대한 이행계획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검찰을 견제할 온전한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 설치가 시급하다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상정된 공수처 설치 법안 2가지 모두 공수처에 판사, 검사, 고위직 경찰에 대한 기소권만 부여하고 있다. 판·검사 등을 제외한 고위직에 대한 기소권은 검찰이 가지고 있어, 현재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타파하고 기소권을 분산시킨다는 당초 공수처 설치 요구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공수처에 대한 검찰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 보장, 검찰 출신 임용 제한 강화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법무부는 국회의 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온전한 기소권을 가지며 검찰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공수처가 설치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기소권 남용을 통제해야 한다

국회 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가 있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은 공수처 설치와 패키지로 처리되는 것을 전제로 검찰의 권한은 거의 줄이지 않고 경찰에 1차적 수사권과 1차적 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조정안을 만들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방안이지만 미봉책이다. 박상기 전 장관이 지적했듯이 검찰은 향후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아울러 기소권 독점하고 있는 있는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통제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통제 강화 방안 중 하나인 재정신청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모든 고발 사건에 재정신청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현재 재정신청 결정 사건의 공소유지권을 검찰에게 부여하고 있는 것을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를 두도록 해야 한다.
 
법무부 탈검찰화에 속도를 내고 검사의 타기관 파견제도 또한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

그동안 검찰은 법무부의 일개 외청임에도 법무부의 요직을 독차지해 법무부 본연의 검찰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검찰개혁도 법무부에서부터 좌초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아울러 검사들의 짧은 보임기간으로 인해 법무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축적되지 못하였고, 이는 국민에 대한 사법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졌다.

문재인정부 들어 법무부 탈검찰화가 일부 진척이 되었지만 아직 미흡하다. 규정상 복수직제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검사가 재임용될 수 있다는 점, 검찰국의 탈검찰화는 미진하다는 점 등을 볼 때, 법무부의 탈검찰화는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검사의 겸임을 허용하는 검찰청법 제44조 폐지 등 입법조치도 수반되어야 한다. 
 
검사의 다른 정부기관 파견도 대폭 축소하여 최소화해야 한다

검사의 파견은 법무부만이 아니라 각종 정부기관에도 비일비재했다. 검찰은 이러한 파견을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검찰의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한 한편, 이 과정에서 형성된 친분과 인맥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검사의 타기관 파견은 큰 변화가 없다. 불필요한 검사의 파견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단행되어야 한다. 
  
검찰에 대한 감시와 통제기관으로서의 법무부의 위상과 권한을 확립해야 한다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워 검찰의 독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검찰은 더욱 심각한 권한 오남용이나 일탈을 초래할 수 있다. 법무부 탈검찰화와 더불어 검사에 대한 징계, 감찰 등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시와 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를 막기 위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임은정 검사가 제기한 성폭력 감찰 무마 의혹 관련 검찰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 등 검찰 내부 문제에 대한 수사는 더욱 신속히, 엄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검찰의 계층화를 심화시키는 고등검찰청을 폐지해야 한다

대검찰청-고등검찰청-지방검찰청으로 이어지는 검찰심급제는 표면상 법원 3심 체계에 조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근본적으로 법원에 대응하도록 만든 조직이 아니다. 검찰은 한 번의 수사와 한 번의 기소밖에 진행하지 않는다.

실제 수사는 일선 지검에서 하며, 고검 업무는 지검 또는 대검 업무와 중복된다. 업무와 역할은 중첩되는데 고위직 자리는 많은 전형적인 행정 낭비, 예산 낭비이다. 검찰 조직을 위계질서화하고 인력의 효율적 배치도 가로막고 있다. 마치 고등법원과 대등한 위상을 지닌 것처럼 존재하는 고등검찰청은 폐지되어야 한다. 
 
검찰권 분권을 위한 검찰 조직 재편이 필요하다

대검은 형사부, 공공수사부 등의 업무는 지검으로 이관하고 일선 검찰청의 활동을 기획, 평가, 조정하며 감찰 업무 등을 수행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직접 받으며 과거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려 폐지했던 중수부의 부활과 사실상 다를 바 없는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폐지되어야 한다.

과도하게 비대해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도 축소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 공안부에서 공공수사부로 명칭이 바뀐 공안부도 노동·선거 분야를 공안에서 떼라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도 실행돼야 한다. 법무부 직제 규정 개정으로 추진 가능한 검찰개혁은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검사장 직선제 도입 등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검찰개혁과 더불어 법무부가 이행해야 할 개혁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로 다양한 법조인을 선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로스쿨제도의 발전적 재편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국제중재를 비롯한 법무부의 국가송무역량을 강화하고, 특히 국고를 탕진하며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FTA 등 각종 투자협정에서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조항은 폐지·배제해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법무부 관할인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민생관련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장관의 인권관이나 법질서에 대한 의식은 실망스러웠다

정신질환자, 성소수자 등의 인권은 국민의식이 개선되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그리고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다. 아울러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인권의 보장 뿐 아니라 혐오와 차별이 심화되는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조속히 제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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