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대북정책 특별선언을”

급변하는 북미관계, 대북정책의 방향 이장희l승인2008.05.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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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북정책 대통령 특별선언’을 건의한다
한반도 중대 국면 외교안보 노선 변경 필요
“남북관계 발전의 기회 놓쳐선 안 돼”



이명박 정부는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 교육문제 뿐만 아니라 드디어 남북관계에도 사고를 크게 저질렀다. 지난 10년간 어렵게 지켜온남북한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한 한반도문제의 주도권을 미국에 송두리째 넘겨준 역사적 민족적 범죄를 짓고 있다.

북핵협상이 급진전되는 가운데 남북경색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문제에 대한 주도권상실 문제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에게 지난 8일 영변원자로 가동일지를 비롯하여 1만8천쪽 분량의 핵 검증자료를 넘겨주고, 이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신고서를 제출했다. 동시에 미국은 50만톤 대북 식량지원과 테러지원국 해제에 착수함으로써 비핵화 2단계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최근 검증문제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우라눔농축프로그램(UEP)문제와 시리아 핵 커넥션에 대해서 ‘간접시인’방식을 수용하는 대신에 북한에게 ‘검증가능 신고’를 요구했다. 반면 한국은 3월 말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한측의 반발로 정부간 대화, 접촉이 완전 단절된 이후 한반도문제에 대해 왕따로 몰리는 형국에 놓여있다.

게다가 북한의 대남 비판의 수위는 더욱 높아만 갔다. 북한의 대남비방은 3월초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인원위원회에서 우리 측 대표의 북한인권개선 촉구발언과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기연장안 찬성에 대해 극렬 반대함으로써 촉발되었다.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북침연습으로 비방하고, 한미일 3각 공조체제복원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였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남북경협에 참가하는 남한 기업인 간담회 발언을 문제삼아 개성공단에 진출한 경협사무소 남측 공직자 11명을 강제철수 시키는 한편 김태영 합참의장의 국회청문회 발언을 ‘선제타격론’으로 몰아붙이면서 사과와 발언취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잿더미’ 협박도 하였다. 남포 앞바다에서 함대미사일의 수발을 시험 발사하고, 서해상에서 NLL무력화를 경고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남북협력의 결실인 비무장지대 통과 등 군사적 보장조치를 철회하며 우리 군과 당국자들의 육로방북을 금지할 뜻을 비치는 등 출범 1개월을 맞는 이명박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달 18~19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라는 명분하에 미국 주도의 요구인 이라크 파병 재연장, 대량살상무기확산(PSI)방지 전면 참여, 방위비분담금 증액,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 참여 등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안에 대해 명백한 반대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이점 역시 남북관계에서우려스런 점이다.

급변하는 북미관계 속에서 비핵화 2단계 완료이후에도 우리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을 이대로 경직되게 고수해야 하는지 냉철하게 점검해 볼 시점이다.

현재의 미국 주도의 핵 문제협상이 지속될 경우 핵 협상을 다룰 6자회담에서 한국의 역할 축소를 비롯, 한반도 장래구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명백하다. 물론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고려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남한측을 마음대로 다룰 가능성이 많아 보이며, 자칫하면 주도권을 상실하며 우리 정부가 굴욕적인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한반도문제가 중대 국면을 만날 때 마다 역동적으로 움직였던 역대 정부와 비교하여 현 외교 안보라인은 너무 무기력한 게 아니냐하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향후 예상되는 암담한 상황에도 이 문제를 주관하는 청와대와 안보관련 부서가 적극적으로 이를 개선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문제를 푸는 열쇠는 새 정부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환이다. 물론 새 정부가 내세운 ‘비핵·개방·3000’이 함의하는 근본적 문제점인 선 핵폐기, 경직된 상호주의, 한미동맹강화, 북한인권 문제 적극제기라는 명분을 자연스럽게 피해가면서 변화하는 남북관계의 새 전환을 말하는 것이다.

새 정부가 ‘비핵·개방·3000’이라는 대북정책을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완료시점’을 계기로 새롭게 재구성하는 ‘신 대북정책’을 대통령 특별선언의 형식으로 내놓을 것을 정식으로 건의한다.

선언시점은 다가오는 6·15공동선언 기념일 전후가 좋을 것 같다. 새 정부는 신 대북정책 대통령특별선언을 통해 스스로의 경직된 대북정책 족쇄를 풀고 진정으로 실용주의적인 대북정책을 진행해야 한다. 신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 조성을 다각도로 고려하면서 반드시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존중, 남북관계특수성 인정, 유연한 상호주의 적용, 대북 퍼주기 논란 종식, 남북경협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형성, ‘비핵·개방 3000’구상의 단계별 구체화 방안 제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의 병행 발전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또 신 대북정책은 장기적으로 ‘한반도평화체제 협상 개시 가능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즉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종식, 북미관계 개선 등 북한에 대한 위협요소 제거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전제하에 조기 평화체제구축을 해야 할 것이다. 향후 북핵 불능화와 신고조치가 완료된다면 9·19 6자 공동성명에 따라 4자 평화포럼이 가동되고, 여기에 평화협상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4자공동성명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4자 공동성명은 평화협상의 목표와 추진원칙, 주요일정 등을 포함할 것이다.

한편 현재 북한식량문제는 절박한 상황이다. 식량지원은 인도주의적 문제다.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새 정부는 북핵문제 2단계 완료시점을 계기로 신 대북정책 대통령특별선언을 통해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이뤄 한반도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회복하고,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착실하게 실천하는 진정성을 국내외사회에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 평화개혁세력은 강한 연대로 보수정권과 국민 그리고 국제사회를 설득해 현 위기국면을 넘어 남북관계의 발전으로 전진하도록 지혜를 모아줘야 할 것이다.


이장희 평화연대 상임공동대표/한국외대 교수

이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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