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위협, 이제 ‘나의 문제’ 됐다”

좌담-‘식품안전위기와 대안 찾기’ 좌담 이향미l승인2008.05.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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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쇠고기 파문은 인식전환의 계기”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 뿐 아니라 최근 시민사회는 식품안전의 위기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응방안 모색에 들어간 상황이다. 먹거리 안전에 대한 시민사회 대응의 현재와 향후 대안 마련을 위해 그동안 이와 관련해 각 분야에서 활동해온 시민운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편집자
시민사회, 변화의 실천 적극 모색해야

▲윤상훈(사회)=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을 둘러싼 사회적 반발이 이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단체들은 이제 먹거리 문제에 있어 일상 속에서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쇠고기수입 문제, GMO(유전자변형식품)옥수수 수입 문제, 조류독감 등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더욱 그러하다. 이는 또 초국적 곡물메이저, 대량 생산, 육식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시적인 차원, 거시적인 차원의 대응이 함께 필요할 듯하다. 특히 기업 프렌들리, 친미적인 성향, 시장자율중시 흐름으로 가는 이명박 정부 시대를 맞아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


▲배옥병=광우병 위험 미 쇠고기 문제부터 말하자면, 이번 촛불집회의 초기에 중고생들이 60% 이상 차지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 먹을거리, 쇠고기의 위험문제 뿐 아니라 교육, 사회적 문제까지 연결되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0교시와 우열반 부활 등의 4&15 교육자율화조치와 함께 지난해 학교위탁급식 88%가 수입산 쇠고기였던 상황에서 분노가 폭발했던 것이다.

▲박명숙=여담이지만 시위라고 하기도 그렇고, 문화제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자기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문제의식은 결연하고 심각하나 표현방식은 소프트해졌다. 우리들은 학교 다닐 때부터 머리띠 두르고, 벽돌 깨고 최루탄 마셔가며 비장하게 나서야 뭔가 한 것 같았지만 가벼워도 자기 할 이야기를 다 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한다. 참고로 나는 87학번이다.(일동 웃음)

아이들과 엄마가 참여한 촛불문화제

▲이지현=촛불문화제에서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똑똑하다. 누구의 강요나 동조에 의해 나가는 게 아니다. 우리 단체에서 지난주 호소문을 발표했는데 주된 내용이 ‘어른들이 잘못해서 너희들까지 길에 나가서 이렇게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만든 것에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주부들의 모임이다 보니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밥상을 차리고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게 기본인데, 이런 기본적인 행복마저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었다.

이정주 iCOOP생협연합회 회장
▲이정주=지난 2006~2007년 한미FTA 선결조건으로 쇠고기 이야기가 나왔다. 그 당시에는 주로 농민들이 나섰다. 사실 일반시민들은 거의 동참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집회형식이나 구호가 내가 주로 상대하는 주부들하고도 맞지 않았다. 지금도 그 형식이었다면 망설이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시작하면서 동참하기 쉬워졌고, 전 국민이 결속했다. 아이들은 그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소비자들이다. 먹거리 문제 하면 항상 농민들의 문제로 국가가 몰고 갔고, 언론의 보도태도 또한 전경과 대치하는 장면만을 보여줬었다. 그런데 이제 먹거리 문제가 농업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가 됐다.

▲박명숙=만약에 시민단체가 초기에 집회를 주도했으면 이렇게 많이 안모였을 것이다.

▲이정주=주부들이 광장에 나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꼭 운동은 아니었지만 사회의식을 가졌던 소위 386세대 부모들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본질을 볼 수 있는 눈을 기른 것이다.

▲배옥병=경찰이 불법집회, ‘괴담’ 유포에 엄벌방침을 밝히자 내가 먼저 자수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자발성에 기인하지 않으면 안 될 조건이다. 10대들의 엄청난 자발성이 어디서 나왔을까. 아마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연대를 통해서 일 것이다. 이런 흐름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들의 연대를 가능케 했다.
‘학생들과 여성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사람들을 동원하느냐’ 식의 일부 언론의 유도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기자를 사칭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묻는 의도가 뭐냐, 조정한 것 없다. 당신도 촛불집회 와봤냐’고 했더니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하면서 묻는 것이다.

▲윤상훈=정부는 정확한 정보 대신 국민여론을 무마시키려고만 한다. 쇠고기 협상에 대해서도 부처간 서로 책임을 미루는 양상을 보인다. 정부 내에서도 이 내용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든다. 매일 새로운 논란거리가 나오고 있다. 미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짚어볼 쟁점들, 독소조항은 어떤 것들이 있나.

박명숙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국장
▲박명숙=전문가들이 협상했다고 보기도, 자기 소신을 가지고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민의 안전에 관점을 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를 위해 선물로 갖다 바친 꼴이다. 협상내용을 세세히 들여다볼 틈도 없었거니와 돌아와서도 밀실 정치를 하려 한다. 역사를 10년 뒤로 되돌린 느낌이다. 대통령 마인드가 ‘경제’ 우선이기 때문에 그 외의 부분은 부속품으로 치부되어 버린다. 생명, 안전, 복지, 인권 등은 크게 중요한 국정과제가 아니다. 이 정부를 선택한 순간 예고된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었을까 한다.

▲이지현=협상을 하고 돌아와서도 ‘민간업자가 수입 안하면 그만이고, 소비자가 싫으면 안 사먹으면 그만이지 않냐’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게 지금의 정부 모습이다. 그렇게 신뢰할 수 없는 말을 하면서도 ‘우리를 믿어라. 안전하니까 믿어라. 설마 미국정부가 먹는 것 가지고 불안하게 보내겠냐. 미국정부를 믿어야지’라고 한다.
지금까지 정부가 식품안전에 대해 신뢰를 준 적이 별로 없다. 바로 직전 ‘생쥐깡’을 비롯해 가장 기본적인 위생조차 지켜지지 않고, 학교급식에선 매년 식중독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소통이 부족했다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아이러니다. 정부에서 식품안전에 관해 한번이라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적이 없는데, 그에 대한 기본적인 조치는 없으면서 정부를 믿으라고 하는 게 더 믿을 수 없게 만든다.

▲윤상훈=식품안전 문제는 당연히 국민건강과 직결돼 있다. 보건학이나 의학을 하는 이들은 ‘사전예방의 원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위험성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 과학적으로 그 위험성을 밝힐 때까지 이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조건하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는 과학적이고,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했다고 하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을 설득할 수준이 못된다.

▲이정주=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본의 문제이다. 자본의 논리에 따른 압력에 전 세계의 소비자, 약자들은 계속 이런 문제로 부딪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깃발아래 식품안전도 좌우되고 있다.

▲박명숙=먹거리가 단지 이윤 추구의 수단이 되고 있다. 앞으로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이 많이 체결된다면 먹거리와 관련한 새로운 위협은 계속 나올 것이다. 다국적기업이 곡물의 수급과 유통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다국적 축산업계도 마찬가지다. GMO도 결국 바이오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해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소비자 안전을 위한 가치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

이지현 서울환경운동연합 '벌레먹은사과팀' 처장
▲이지현=얼마 전 각국 활동가들의 회의가 열린 적이 있었다. 주제는 식품분야였다. 남미, 동아시아, 유럽 등의 활동가들이 모였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신자유주의에서 식량주권을 지켜라’였다. 남미의 경우 미국의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우루과이의 경우 GMO 농산물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면서 자국의 국민들이 먹는 식량은 다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빈부의 격차에 따라 너무나 심각한 식량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GMO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왔던 말이 ‘GMO로 이득을 보는 이가 누구냐’였다. 제3세계의 식량난을 해소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업들은 얘기하지만 결국 일국의 식량주권을 위협하게 된다.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는 식량자급이 되던 나라였지만 농산물 수입으로 식량주권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 GMO옥수수 수입에 대해서 각국 활동가들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중국의 자국민 보호를 위한 수출 금지, 유럽의 기후변화로 인한 남미 농산물 수입에 따라 자급률이 바닥에 이른 일부 농산물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의 GMO 농산물을 들여와야 하는 한국의 상황에 대한 우려였다.

기업부터 살피는 정부 당국

▲윤상훈=이제 GMO 옥수수도 들어왔다. 심지어 소주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

▲이지현=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표시제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고 곧 시판될 예정이다. 기업들에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프리선언’을 요구했고, 어제까지 시한 마감을 통해 7개 회사가 프리선언을 했다.
업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든 생각이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아무리 비싼 돈이라도 Non-GMO 옥수수가 있다면 사겠다고 한다. 그런데 90%를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이 협회를 통해서 들여와 공급하면 구할 수 없다는 것을 들었다. 이건 횡포다. 일단 Non-GMO 제품 이용을 격려해주는 노력이 따라야 할 것 같다.

▲이정주=윤리소비를 말하는 공정무역처럼 가치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식용이 아니라 사료 부분이다. 그동안에도 GMO사료는 들어왔다.

▲배옥병=사실 현실적으로 GMO 표시를 의무화해놓고 예외조항을 만들어 안해도 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 급식조례를 만들면서 ‘GMO식품을 학교급식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만들었는데 표기가 안돼 무엇이 GMO 식재료인지 알 수없는 기막힌 상황이다. 양극화가 심한 나라에서 GMO 식재료가 안들어간 것만 선택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하는 염려도 있다. 특히 학교급식에는 가공식품이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지현=지난해까지 2년 동안 기업의 구분유통증명서를 요청, 콩과 옥수수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에 대해 구분유통증명서를 요구해 GMO인지 아닌지 구분해 공개하는 캠페인을 해왔다. 정말 기업이 약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표시제가 들어가는 품목은 모두 Non-GMO인데, 표시제를 안해도 되는 간장, 식용유 등은 GMO를 쓴다. 식용유가 가공식품에 다 쓰이니까 사실상 GMO 안들어가는 음식이 없는 셈이다. 표시제가 시행되기 이전에도 알게 모르게 많이 들어왔지만 집계자료 조차 없다.

▲배옥병=이윤이 목적인 자본이 돈을 벌기 위한 과정에서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을 이렇다 저렇다 하지 말고 받아먹어라’고 하는 상황이다. 국가와 기업이 알아서 안전한 음식을 제공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표시제도 하고 소비자 의식도 높이고, 이런 걸 파는 기업들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은 마치 산속의 반딧불 같다. 거대한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데 비양심적인 기업과 가치관이 돈에 가있는 CEO출신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는 현실이 암담하다.

윤상훈 녹색연합 정책팀장
▲윤상훈=그렇다면 단체들의 구체적인 대응 활동은 어떠한가.

▲이정주=왜 농업이 필요하냐고 했을 때 식량자급과 식품안전 두 가지가 가장 큰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식품 안전을 위해서는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바로 식품 안전과 연결돼야 할 부분이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친환경 농업이 그래도 대안이라는 생각이다.

▲배옥병=GMO표시제를 정확히 해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원산지도 중요하다. 작년에 수입산 쇠고기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수도권 학교급식에 대거 들어갔다. 일하던 영양사가 양심상 부끄러워 내부고발을 해 급식운동본부에서 대응을 했다. 원산지를 어겨도 벌금내면 끝이다. 식재료를 취급하는 업자들이 원산지를 속였다면 그 업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특히 학교급식에서는 친환경 학교급식을 시행해야만 우리 농민도 살고 아이들 건강권도 확보할 수 있다. 작년까지 급식조례제정운동을 해서 900억원의 예산이 친환경식재료 구입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 올해는 좀 더 증액될 것으로 본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올해 조례 개정을 해서 내년부터 실시하게 된다.
학교급식에 미국산 쇠고기가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단위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적절한 과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법적 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우리 학교에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안쓴다’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소위원회를 통해 급식 모니터도 할 수 있고, 아이들 식단을 조율 할 수 있다.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 단체는 이후 광우병이나 GMO식품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기 위한 ‘일상 속에서의 행동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박명숙=우리 단체도 친환경급식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친환경급식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저소득층 지역의 경우에는 한 달에 5천원 정도의 부담도 크게 생각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친환경 농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옳은 이야기이다. 농업을 식량생산 기지로 보고 있지만 환경보전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농지규제완화 등으로 농토가 줄고 있다. 농업시장이 개방되면 가장 큰 타격을 보는 곳이 유기농시장이라고 본다. 지금도 유기농에서 다시 관행농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있다.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도 줄어들기 때문에 앞으로 먹거리 안전은 설 땅을 잃을지도 모든다. 그렇다면 대안적으로 우리 농업을 어떻게 살려야 하느냐가 문제다.
식량 위기가 왔을 때 농사짓고 싶어도 지을 땅이 없다면 어떻하겠는가. 농업도 장사 내지 이윤 창출의 도구로 본 결과가 이렇게 참담할 수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겠지만 식량안보차원에서 외국에 전진기지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참 하기 쉬운 말이다. 그 나라의 식량위기가 오면 우리에게 주겠는가.

소비자 참여가 최우선적이다

▲이정주=우리나라 식품정책이 부처별로 각각이다. 생산은 생산대로, 소비는 소비대로 한다. 소비나 식품정책이 거의 없다. 앞으로 식품정책은 생산-유통-가공-소비까지 일원화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지현=식품안전기본법 이야기가 나온 것은 정말 오래 전 부터다. 불량만두파동, 기생충알 김치파동, 무슨 파동이 일어날 때마다 식품안전 일원화, 부처 개편 등의 문제가 나오고 그때마다 중단되고 반복된다. 정부의 의지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 국민들은 너무 이상하다고 한다. 경제수준은 개발도상국인데 식품에 대해서는 세계최고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대놓고 한다.
식약청의 경우도 ‘국민 보호’, ‘식품 발전’을 이야기 하지만 건의나 법제도 강화를 이야기하면 식품기업이 타격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식약청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나.

▲이정주=소비자가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혼입문제, 인증제 등 이런 제도가 확실히 정착되고 표시제가 그래도 믿을만하다고 생각될 때는 반드시 수요가 늘 것이다. 유기농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회 하면 걱정 많이 한다. 하지만 실제로 실천은 안한다. 주부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지름길이고,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지현=식품첨가물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듯 하다. 그래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꾸준한 활동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공공의 차원에서 누구나 안전한 식품을 먹을 권리, 다시 말해 식품영양주권을 찾아야 한다.

▲이정주= 소비자가 알아야 할 권리, 그게 가장 중요하다.

▲윤상훈=마지막으로 먹거리 위협에 대한 대안이나 방향에 대한 논의로 마무리했으면 한다.

▲이지현=나이지리아 운동가가 한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식량주권이 뭐냐’ 라고 물었을 때 그는 ‘아프리카 주민들의 식량원조를 이야기 할 때 그 나라 국민들의 주권 문제로 봐 달라’고 했다. 굶어 죽는 것 보다 GMO 먹는 게 낫지 않냐고 몰고 가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원조를 받는 국가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GMO식품을 강요받고 있다. 이를 막아내는 게 소비자운동, 시민운동이 나아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이정주=윤리적 소비를 이야기했는데 그 부분에서 인간존중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안전성보다 더 우위에 두는 개념이다. 내가 선택하는 상품이나 식품이 누구에 의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로로 나에게 왔는가에 대한 본질적 가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나만이 아니라 나와 이웃, 나아가 지구, 환경을 살리는 실천운동이 될 것이다.

▲배옥병=먹거리 문제는 전 국민의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도 식량위기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 이야기 한다. 식량 위기, 농업 위기, 먹거리 위기를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해야 한다. 또 농촌을 보다 많이 이해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연대하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명숙=지금은 반생명의 시대이다. 사실 반추동물에게 반추동물을 먹이는 것 자체가 반생명적인 행태이고, 반생명 체제이다. 그것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일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촛불집회도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옷을 덜 사면서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하는 자체가 그것에 대한 저항이라 생각한다. 최근 우리 둘째 아들이 급식 못먹겠다, 도시락 싸달라고 요구한다. ‘엄마는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 사태를 막을 거냐’고 묻는다. 이미 아이들이 시작했고,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실천의 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윤상훈=국민적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촛불문화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통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기 위한 길을 터주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2008년 5월은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이 자리를 떠나서도 현장에서 다시 만나지 않겠나. 변화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단체들이 해왔던 활동을 점검해야 한다. 먹거리 문제에 시민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할 시점에 서있다. 근본대안과 더불어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하나씩 찾아야 할 것 같다. 오랜 시간 좌담에 참여해 감사드린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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