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마저 친기업적…

대한상의 건의에 교과서 수정 김현연l승인2008.05.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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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논쟁 재점화 예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건의에 따라 반시장적이고 좌편향적이라 지목된 교과서의 수정작업에 들어간다.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지난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정책’이라는 교육포럼에서 “역사교과서가 좌향좌 되어있다”며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초중등 교과서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달 말 이미 ‘교육과정 교과서 발전협의회’를 열어 각 단체 의견수렴을 실시했다. 다음달 중순까지 협의회를 통해 필요한 의견을 더 모아 수정과정을 거친 뒤 내년 1학기부터 교과서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28일 대한상의가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4개 교과목 60종 337건의 개선방안을 교과부에 건의한 것이 수용된 것이다. 초중등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교과서에 시장경제, 기업활동, 세계화를 부정하고 체제를 왜곡하는 서술이 많다는 게 대한상의의 지적이다.

고교 경제 교과서에 실린 ‘계급간 대립 격화의 원인이 자유로운 경제활동’, ‘세계화로 인한 부의 불평등 심화’라는 부분과 고교 사회 교과서에 담긴 ‘중소기업 발전의 저해요인은 대기업 위주의 수출증대정책’이라는 부분 등이 편향적이라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 집권 후 지난 10년 간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각 부문에서 보수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마저 이들의 코드에 맞추려는 움직임에 대해 진보학계와 교육단체의 우려와 반발이 크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사학)는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장관이 교육을 책임을 지고 있다”며 “교과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함부로 바뀌는 게 아니라 관련 학자들끼리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교과서 수정을 통해 이승만 정부를 비롯한 과거 독재정권과 친일파에게 불리한 내용을 그들에게 유리하게끔 서술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새 정부가 자본에 편향된 행보를 계속 해왔는데 그것이 교육 영역까지 침투했다”며 “교과부가 수정하려는 초중등 교과서가 기업논리에 편향되지 않도록 조직 내에서 논의를 거쳐 교과부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뉴라이트 계열인 교과서포럼의 한국근현대사 대안교과서 출간 경우처럼 초중등 교과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 이념공방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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