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과 국민참여로 주권혁명”

새사연 ‘전국NGO대회’ 동학농민혁명 현장서 개최 이재환l승인2008.05.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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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국안민’의 정신 되살리는 시대적 과제 수행을”

지난 10일 전북 정읍에서 열린 ‘황토현동학축제’에서는 학술행사의 일환으로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주관의 ‘전국NGO대회’가 개최됐다. 참여연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마포연대, 토지정의시민연대 및 동학관련 단체들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척양척왜 보국안민’을 앞세워 떨쳐 일어선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시민사회가 어떻게 계승,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을 둘러싼 국민적 저항이 촛불집회 등으로 들불처럼 번져가고,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실에서 100여년전 동학 농민군이 스러져간 현장서 열린 ‘새로운 사회’ 모색의 장에선 열띤 논의가 오고갔다. /편집자


대회를 주관한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이 지난해부터 제기해온 ‘국민주권운동’의 논리와 실천과제가 논의됐다. 지난해 대선과 올해 총선을 거치며 당위성은 부각됐으나 현실 공간에선 본격적인 파급이 이뤄지지 못한 국민주권운동에 대한 확장된 공론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발제를 맡은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동학혁명과 갑오농민전쟁의 발상지인 이 자리에서 국민주권운동과 주권혁명을 공식 제안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손 원장은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신자유주의의 노골화와 민주주의의 위기가 깊어지는 상황과 진보세력이 존재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때 주권운동과 주권혁명 제안은 절실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국민주권운동과 주권혁명을”

그는 “주권운동은 정치, 경제 뿐 아니라 노동운동은 노동주권, 농민운동은 식량주권, 환경운동은 환경주권 등을 의제로 제시하는 각 부문별 활동과 연대의 틀로 구성돼야 한다”며 “그 시작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 나온다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권혁명의 관건은 광범위한 민중의 참여라고 지목한 그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주권운동의 3단계 절차로 국민주권운동 준비위원회 출범, 주권혁명의 이상을 담은 새로운 헌법 만들기 운동, 마지막으로 선거혁명의 단계를 설정했다.

손 원장은 “물론 모호한 대안을 거론하는 것에는 전제가 있다”며 “하지만 진보세력이 애면글면 제시해 놓은 부문까지 ‘대안이 없다’고 개탄하거나 체념하는 언행은 자신의 게으름을 고백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 조건에서 대안은 진보세력이 집권했을 때 현재의 체제와 전혀 다르게 국가를 책임질 수 있는 사상과 정책”이라며 “주권운동과 새 헌법 운동으로 공론장을 새롭게 창출 해 학습과정을 거칠 때, 민중 개개인이 경제생활과 더불어 정치생활을 자신의 일상으로 삼을 때 국민주권운동은 정치 일선으로 나가 선거혁명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바탕은 ‘민중 개개인의 감성과 창조력에 근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토론에 나선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주권운동은 국민 대다수인 민중이 주체가 돼 열어가는 새로운 정치과정이며 기존의 모든 진보적 운동을 포괄하는 범민중적 운동으로 이해된다”며 “그러나 운동의 동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준비위원회에 참여하는 주체의 동인은 무엇인지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구체 개념 잡히지 않는다”

이어 “물론 각 영역의 활동만 열심히 한다고 한국사회가 변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은 사회운동진영에 광범위하게 퍼져있고, 새로운 운동과 진보정치의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시민운동 역시 ‘전투에는 이겼지만 전쟁에는 이기지 못하는’ 형국의 지속을 벗어나기 위해 결정적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하지만 새로운 헌법 만들기는 부정적”이라며 “일자리, 교육, 노후대책 등 매일 쏟아지는 문제에 직면한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지 또 헌법 개정 논의에서 자본과 보수의 ‘역공’을 받을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무엇인가 새로운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며 “운동진영은 바뀐 세상에 맞추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시기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공동의 자산을 확인하고 함께할 공동의 이슈를 마련함으로써 일종의 무정형 허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단기적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동석 아주대 교수(헌법학)은 “근대적 의미의 국민주권이 아닌 민중이 주권자로 행사하기 위해서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관철시킬 것인가가 당위를 뛰어넘는 논의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라며 “추상적 헌법 개정이 아닌 민주적으로 지속가능한 참여와 통제의 다양한 형태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함하다. 민주주의 역량의 수평적 확장을 위한 선거 이상의 무엇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운동 방향성과도 일치

이창훈 이수병선생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주권운동은 지배-피지배 계급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80년대 상향식 운동이 아닌 민중의 요구가 있는 곳에서 출발해 이슈 파이팅이 아닌 현실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석춘 원장은 “시민운동의 경우에도 그동안의 활동에 한계가 없지 않았다”며 “단체 활동 유지에도 힘든 상황이지만 개별, 부문 운동만을 지키는 것은 더 큰 어려움에 노출될 수 있고, 운동 방향과 정책의 진보 허브를 고민한다면 그것이 바로 주권운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민주주의의 자기결정 원리 심화 과정이 법이라면 실질 경제·사회적 문제와 관련한 적극적인 입법 문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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