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제 마련, 운동위기 극복 열쇠

기존 틀 벗어난 ‘정치적 기획’ 필요 이재환l승인2008.05.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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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NGO대회에서는 지난해 대선 이후 크게 확산되는 시민운동의 위기와 이를 돌파할 과제를 찾는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발제를 맡은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90년대식 시민운동이 쇠퇴하는 것은 90년대가 목표로 한 사회적 과제가 실현됐거나 실현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새로운 사회적 요구에 운동 의제와 주체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 위원장은 “시민들과의 소통방식에 있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최근 미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서도 ‘집회 연단 만들어주기’에 그치고 말았다”고 소개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의 결기를 다지기 위해 만든 사발통문의 정신을 기리고 현실 사회운동의 과제를 확인하는 의미의 신 사발통문 작성식이 전국NGO대회에서 있었다.
그는 기존의 운동 방식에서 벗어난 풀뿌리 운동을 비롯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시민단체, 네트워킹 활동에 주목했다. 하 위원장은 “다양한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실정 반작용에 기대하는 운동에 그쳐선 안된다”며 “변화된 사회조건을 바탕에 둔 운동의 새로운 의제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담론과 일상이 만나는 운동’의 모색을 요구하며 “깃발이 내걸린 하나의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세력으로서의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간과 조직의 재구성, 다시말해 내부 민주주의의 강화 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 토론에서 김종호 참여와자치를위한마포연대 전 대표는 “5~6년전부터 시민운동의 위기를 말했지만 답을 못찾고 있다”며 “마포에서 8년간 활동하면서 시민운동이란 말 대신 지역사업이란 표현을 썼다”고 소개하며 ‘이제는 마을’을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성미산 주민운동을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생활과 삶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이라며 “전 사회적 이슈 대응도 중요하지만 지역운동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으므로 주민과 함께한다는 선포가 아닌 과정을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적 이슈를 동네에서 풀어가야 한다는 요구다.

명등룡 광주비정규직센터 소장은 ‘토론의 날을 세우겠다’며 “소위 시민운동 대표급 단체들이 비정규직 투쟁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섰는지 묻고 싶다”며 “역할을 자임했지만 한계가 드러났고, 민중이 원하는 길을 걸었는지 자문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근본 사회 변혁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지목한 그는 “작은 문제에 천착하더라도 전체 문제로 승화시키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라며 “반 신자유주의 공동체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운동 진영은 이제 새로운 대안적 경제성장 모델을 주목해야 한다”며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의 적극 개진을 촉구했다.

토론에서는 특히 시민사회의 ‘정치적 기획’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였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운동의 정치적 중립은 초기 단계에서 사회적 발언권 얻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원칙이나 금과옥조는 아니었다”며 “새로운 ‘좋은 정당’ 만들기에 시민사회가 나설 수 있는 상황과 기회가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승창 위원장은 “정치적 기획이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당장 시민운동이 이에 접근하는 것은 이를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손석춘 새사연 원장은 “정치기획의 연장선이자 출발점이 국민주권운동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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