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과 욕망의 매트릭스를 넘어

FTA, 과연 신세계 도약 발판일까 심재봉l승인2008.05.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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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속에 길들지 않은 10대의 도발

누구는 낯선 식민지를 위한 협정이라 부른다. 또 누구는 정치, 경제, 군사를 아우르는 통합협정이라 부르며 실질적 합병절차라고도 부른다. 제국의 수혈을 위한 흡혈귀 경제의 결정판이라고도 부르며 종미노선을 추종하는 경제기술관료들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독트린을 신앙으로 만드는 성화의 과정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제2의 한일합방’이라고도 부른다. 주권이 위협받고 국가의 해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협정을 위해 헌법 조항을 부정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개 기업이나 개인과 대등한 위치에서 법적 공방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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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 우려는 이미 현실화되었다. 이 협정을 위해서는 광우병 위험소를 먹으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협정 체결은 없을 것이라 협박한다. 먹는 방법은 한국인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갈비를 재워 먹든, 구워 먹든, 사골을 우려내 먹든 선택한 자의 몫일뿐이다. 대통령은 싼 가격에 좋은 고기를 먹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쁜 소식에 시비를 거는 10대들은 철이 없다고 조중동은 난리를 쳐댄다. 누군가 뒤에서 배우조종하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미국을 믿으라고 한다. 검찰도 경찰도 강력 수사를 지시한다. 맘대로 정부를 비판하다가는 근거없는 선동으로 잡혀들어 갈지 모른다. 사회불안을 획책하는 세력이 되기 때문이다.

선택은 국민 몫?

급격하게 사회는 과거 십 수년전으로 되돌아갔다. 신공안정국이 펼쳐지고, 신독재가 정국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역사가 진보한다는 믿음은 이미 공허하다. 선형적으로 퇴보에서 진보로 방향이 지어진 게 역사가 아니다. 역사는 퇴보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는 진보의 믿음을 광고한다. 협정을 체결하여 ‘잘살아 보자’고 외쳐댄다. 어디선가 낮선 구호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구호는 지난 대선 때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서민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몇십 년전의 그 구호이다.

그래서 협정은 신세계로 도약할 발판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협정이고 축복이다. 이 축복을 위해서는 국민 건강은 얼마든지 봉헌할 수 있다. 희생의 십자가를 짊어지지 않으면 우리에게 은총은 다가오지 않는다. 협정의 내용은 아직도 은밀하다. 신의 은총을 기도할 사제들만이 그 계시를 알고 있다. 공화국 국민은 은혜를 생각하며 조용히 기도하며 묵상하고 있으면 된다. 배고프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서.

그런데 난데없이 악마가 출현했다. 사제들이 보기에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광우소처럼 뇌가 스펀지처럼 숭덩숭덩 뚫려있는 게 분명하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10대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뛰쳐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신에게 헌납한 도시의 여기 저기에서 10대들의 촛불이 아우성이다. 그러니 진보하던 역사에 갑자기 제동이 걸렸다. 바이케이트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제들의 진보는 잠시 숨을 고르기로 했다. 밀고 나가다간 짱돌이 날라 올 것 같기 때문이다.

거짓 선지자의 선동

누군가 그랬다. 사제들이 외치는 희망고문에 예속되면 민중은 완전히 길들여진다고. 희망이란 주술로 만들어진 숨막히는 매트릭스에 민중은 갇힌다고. 그런데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오류를 만드는 이들은 좌익과 우익도, 좌파와 우파도, 진보와 보수를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인간다운 삶, 인권의 근원적인 모습만을 알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기성세대의 이분법적 매트릭스가 몸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오류를 일으키고 사태를 반전시키고 있다.

진정 머리에 구멍이 뚫린 자들은 10대들이 아니다. 사제들의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광우소를 먹으며 은총을 기대하라는 선전이야 말로 사탄의 언어이다. 이렇게까지 해가며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면 그것은 결국 누구를 위한 협정인가. 협정을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들, 그 목소리가 향하는 진실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 안에 우리를 기다리는 복음과 은총이 기다리고 있을 런지도 모른다. 그러니 냉정하게 다시 생각하자. 한미FTA 정말 체결해야 하는가?

심재봉 시민기자

심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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