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하기’의 절정

[시민운동 2.0] 송민희l승인2008.05.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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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에 대한 조선·중앙·동아일보(이하 조중동)의 보도행태가 왜곡보도의 극에 달하고 있다. 광우병 안전성에 대해 정부의 입장만 받아쓰기 하던 조중동은 ‘미 쇠고기가 안전하다’ 주장을 펴기 위해 왜곡보도를 일삼았는가 하면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우려를 ‘방송 탓’, ‘괴담 탓’, ‘배후론’ 등으로 몰고 갔다.

지난달 29일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한 이후 미 쇠고기 수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는 촛불문화제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조중동은 일제히 “PD수첩은 TV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여론 몰아가기에 나서면 그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줬다”(조선일보),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일환으로 미국 쇠고기 개방을 반대하는 정치적 선동일 뿐”(중앙일보), “출범한 지 두 달 남짓한 정권을 타도하자고 외치는 ‘광우병 괴담'의 발신지는 지상파 방송의 일부 프로그램”(동아일보)이라며 <PD수첩>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들 신문은 ‘방송 탓’이 먹혀들지 않자, 인터넷의 미 쇠고기 관련 여론 등을 ‘인터넷 괴담’, ‘문자 괴담’ 등의 ‘괴담 탓’으로 돌려 여론을 호도하고자 했다.

조중동의 ‘탓하기’는 중고생들의 촛불집회 참여에 대해서도 계속됐다. 조중동은 일부 연예인들의 미 쇠고기 비판발언이 학생들을 자극했다며 ‘연예인 탓’으로 돌렸다. 특히 처음 미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미니홈피에 올린 김민선 씨에 대해 ‘미친 발언’(조선일보), ‘허위로 가득 찬 선동’(동아일보)이라며 비난했다. 그런가하면 일부 전교조 지부에서 광우병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을 근거로 들며 ‘전교조 교사들이 아이들을 선동했다’며 정부의 졸속협상과 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를 ‘전교조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신문들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반미 친북세력의 선동’ 등으로 ‘배후’가 있는 양 음해하기도 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지난 10일 사설 ‘광우병 촛불집회 배후세력 누구인가’를 통해 “일부 세력이 벌이는 ‘광우병 공포 세뇌’는 북한의 선전선동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며 “‘효순이 미선이’에서부터 광우병 괴담까지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의 코드는 반미”라며 ‘배후론’, ‘음모론’에 이어 ‘색깔론’까지 덧씌워 공격했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과 관련해 조중동은 협상 타결 문제점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에 대해서도 침묵해왔다. 참여정부에서는 ‘광우병의 위험성’을 강조했던 조중동이 정권이 바뀌자 ‘광우병 안정성’을 주장하며 ‘말바꾸기’ 행태를 보인 것이다. 오히려 이들은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에 안들면 적게 사면 된다’며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낸 이명박 대통령을 감싸고 그 논리를 대변하며 왜곡과 물타기 보도를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조중동은 “미국에서 먹는 쇠고기와 이번에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쇠고기는 같다”는 논리를 펴면서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을 ‘억지’, ‘다른 불순한 의도’로 왜곡해왔다. 그러나 농림부 전문가 보고서와 최근 <PD수첩>이 미국현지를 취재한 것에도 드러났듯이 미국 현지인들이 24개월 이상 쇠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또한 8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연 ‘광우병과 쇠고기 안전성’ 토론회에서 ‘광우병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 지적한 과학자들의 의견은 쏙 빼놓고, ‘광우병에 대한 안전성’을 주장한 과학자들의 의견만 실으면서 ‘과학자들도 안전하다더라’며 여론을 호도하려 한 것도 대표적인 왜곡과 물타기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동물성 사료 금지 조처’가 2005년 입안예고안보다 후퇴되었음에도 정부가 이를 오역해 강화된 조치인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한미 쇠고기 협상과정에서 정부가 미국 농무부와 국제수역사무국 조차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로 규정한 부위를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이 아닌 것으로 인정한 사실이 드러나 재협상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조중동이 뒤늦게 정부를 질책하는 ‘척’하며, 이제 ‘농림부 탓, 정운천 장관 탓’을 들먹이고 있지만, 이는 뒤늦은 무마책에 불과하다. 지금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분노 못지않게 조중동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중동은 이제 ‘누구 탓’이라고 할 것인가.


송민희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송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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