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소' 그늘에 숨어 있는 대변인

대한민국의 '입'은 깨끗하고 향기로워야 문한별l승인2008.05.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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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의 최대 수혜자는 이동관 대변인"이라는 말을 요즘 자주 듣는다. 직전만 해도 땅투기에 거짓해명, 국민일보 외압 의혹까지 겹쳐 낙마 가능성이 솔솔 새어 나왔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불거지고 이명박 대통령 탄핵촛불집회가 잇따르면서 다행스럽게도(?) 여론의 관심에서 비껴났다는 뜻일 게다. 그래서 그런지 TV화면에 비친 그의 얼굴은 늘 웃고 있다.

악재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일 때마다 대형사고가 터져 그 덕에 위기를 모면한 행운아로 치자면, 아마 이명박 대통령을 능가할 이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 후보 경선 시절부터 그에게는 행운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전과기록만 십수건에 달할 정도로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인물이었기에 어쩌면 행운이 그 만큼 더 필요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비리는 너무나 많아서 깊이 파고들 필요도 없었다. 손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드러날 정도였으니까.

그는 후보 경선 시에는 같은 당의 경쟁자로부터, 대통령선거 때는 상대당으로부터 쉴 새 없이 공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그때마다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방어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니었다. 때마침 대형사건.사고가 터져 마치 블랙홀처럼 시중의 눈길을 다 흡수해 버렸기 때문이다. 샘물교회 사건이 그랬고, 태안바다 삼성중공업 기름유출사건이 그랬다. 그래서 그는 비리로 충만한 사람이었음에도 검증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해 마침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행운은 그의 것이었는지 몰라도, 온 국민은 그로 인해 불행을 곱씹어야만 했다. 결코 대통령이 돼서는 안될 인물이 대통령 자리에 앉은 대가는 참으로 컸다. 이후 이 나라에선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고, 몰상식이 상식을 겁탈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인수위 시절부터 느닷없이 '어린쥐'가 튀어 나오더니, '이명박의 사람'을 뽑을 때마다 '고소영' '강부자'가 출몰하고, 공산당 사회에서나 볼 법한 고위공직자 숙청이 자행되고, 시대착오적인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착착 진행되고, 어린 학생들을 0교시 수업과 심야학습으로 등떠밀고, 국민을 섬기는 상머슴이 되겠다면서 비판에는 귀를 틀어 막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10대들의 발걸음을 촛불집회장으로 이끈 광우병 위험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은 이런 연속된 시퀀스에서 발생한 필연적인 사건이었다.

희대의 행운아 이명박 대통령의 케이스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것은 한 가지다. 더이상 이런 행운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 비슷한 시기에 터진 외부사건에 눈이 팔려 문제인물의 추궁을 소홀히 했다간 그 죄얼이 모든 이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 온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이동관 대변인의 죄는 넘치고도 넘친다. 그는 농지법을 위반해 부동산 투기를 일삼았고, 그 불법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시 허위문서를 조작했다. 그것이 언론취재로 알려질 지경에 이르자 이번엔 대변인 자리를 이용, 기사화되지 않도록 회유와 압력을 가했다. 이러한 그의 잘못에 비하면, 이미 낙마한 박미석 수석의 허물은 외려 가볍게 보일 정도다.

거듭 촉구한다. 이동관 대변인은 더이상 기회주의적인 눈알을 굴리지 말고 과감하게 거취를 결단하라. 온 국민의 마음에 불치의 시름을 안겨준 광우병 파동에 기대 일신 상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대한민국의 '입'을 책임진 사람의 할 짓이 아니다. 입은 깨끗하고 향기로워야 한다. 제 욕심을 챙기고, 거짓말을 일삼고, 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탄압하는 더럽고 악취나는 입을 언제까지 국민을 향해 벌릴 셈인가. 냄새나는 입은 이제 그만!


문한별 기자

문한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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