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기업 편, 공정위는 사과를"

가습기넷, 정부 무기력 대응하면 참사 반복 노상엽 기자l승인2019.10.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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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는 18일 “소비자를 속인 가해기업들 편에 섰던 공정위는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명백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기업들이 처벌을 피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법원이 SK케미칼에 내려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 시효가 지났다며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SK케미칼을 비롯해 공정위의 처분을 받았던 애경산업, 이마트가 ‘인체 무해’, ‘천연 성분의 산림욕 효과’ 등 온갖 거짓 과장 광고로 ‘가습기메이트’를 제조 판매해 많은 소비자들이 목숨을 잃거나 평생 짊어져야 할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 올해 6월 18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특조위에 피해자들의 요구사항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 모두 면죄부를 받았다. 공정위가 그동안 표시광고법을 명백히 어긴 가해기업들 입장에서 면죄부를 쥐어주려 애써 왔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때 공정위가 2012년에 거짓 과장 표시는 아니라며 ‘혐의 없음’ 처분하고, 박근혜 정부 때 공정위가 2016년 8월 ‘심의절차 종료’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과정을 돌이켜보면, 당시 공정위는 줄곧 CMIT/MIT 성분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을 핑계대 왔다.

그러나 환경부가 2012년 9월에 CMIT/MIT 성분을 유독물로 지정했고, 2015년 4월에는 가습기메이트 사용 피해자 3명에 정부가 지원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2016년 이전에 이들 업체들의 법 위반을 판단해 검찰에 고발하고 행정 처분을 내릴 근거는 차고 넘쳤다.

지난 정부의 공정위는 무능했던 게 아니라, 아예 가해기업들 편에 서서 사건을 덮으려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임에도 시효 논란이 벌어질 때까지 가해기업들에 면죄부를 쥐어 준 공정위에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공정위는 피해자들과 유족들에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명백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기업들이 처벌을 피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가습기넷은 “시민들을 속이고 희생시킨 가해기업들의 범죄에 국가와 정부가 이처럼 무기력하다면 참사는 반드시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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