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창 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스타벅스보다 아름다운 북카페'
최근 ‘옥션 정보유출’ 등으로 필요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른 주민등록증은 간첩 색출을 명분으로 지난 1968년 탄생한다. 이를 맨 처음 가진 박정희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100001’, 육영수는 ‘200001’이었다. 번호를 매겨 국민을 관리하는 나라, 거기다 번호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관리하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
 |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오창익 국장의 입담이 글로 이어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처럼 술술 들어온다. 그렇다고 가볍지 않다. 지난해 폐쇄된 박종철 고문치사의 현장 남영동 대공분실과 같은 시설이 여전히 전국에 43곳이나 남아있다거나, 이탈리아보다 7.8배 많은 국립정신병원 입원일수로 오히려 정신병을 만드는 실태 등 수 십년 현장 경험에서 나온, 가볍긴 커녕 묵중한 지적들이 읽는 동안 미간을 근질거리게 만든다.
“글을 쓰는 동안 10대들이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는 오 국장의 말처럼 이 책은 쉽게 던질 수 있는 사회비판보다 ‘발 딛고 사는 이 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더 가까이 서있다. 뒤로 갈수록 ‘강도’가 약해지는 모습도 보이지만 머리글에서 이미 후속 <십중팔구 한국에만 없는!>을 예고한 터다. 오창익식 세상보기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는 긴장을 동반한다.
 |
하승창 운영위원장은 책이 나오기 전 연수 생활을 묻는 이들에게 “편하게 잘 쉬고 왔다”고 항상 말해왔지만 책을 보면 ‘그냥 쉬다오지 않았다.’ 동네 고등학교 미식축구를 보면서도 한국의 학생들을 그리는 식이다. 시민운동적 감수성의 촉수를 내밀고 미국사회의 속살을 더듬으며 한국사회의 변화를 모색한다.
두 책은 저자가 현직 시민운동가이며, 시민과 가까이 소통하고자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운동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확산을 기대하게 만드는 시도다.
------------------------------------------------------------------------------
 |
김원 외, 천권의 책
<여공 1970, 그녀들의 반역사> 등 주목되는 노동관계 연구 작업을 해온 김원 씨를 비롯, 신병현 홍익대 교수 등 ‘문화연구 시월’의 현장 밀착형 노동운동 분석서. 변화된 노동자 문화 분석과 노동자 정치의 밑그림을 모색했다. 저자들은 새로운 '노동자' 형상과 주체형성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일상의 장소에서 발견해야 하며 이를 통해 노동자 정치의 장소들을 생동감있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밝힌다.
 |
클레어 워커레슬리 외, 검둥소
자녀가 자연과 벗 삼길 원하는 부모들이 꺼내 줄만한, 글과 그림이 충실한 책. 단순한 ‘관찰일기’가 아니라 레이첼 카슨, 시애틀 추장의 잠언들을 인용, 생각거리를 만들어 준다. 사실, 어른들부터 먼저 읽어볼 만하다. 세계적 자연생태학자 에드워드 윌슨과 제인 구달, 최재천 교수 등이 추천했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동식물들이 제법 보이는게 흠이라면 흠이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아지북스
어린이를 위한 민주화운동 역사 교양서. 학교, 교회, 일터, 사이버 공간 등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의 과정을 일러스트 등으로 재현했다. 1974년 동아일보 편집국을 묘사하며 중정요원까지 세밀하게 그린 도판 등에 감탄하게 된다. 살아있는 현장학습을 위해선 공간의 성격과 의미를 이해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
퍼트리샤 우드, 랜덤하우스
IQ 76의 홀로 된 인물이 어느날 1천200만달러짜리 복권에 당첨되며 생기는 이야기 틀 자체만으로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설. 작가의 아버지가 실제로 복권에 당첨된 사실에 근거해 정신장애인 주변 사람들의 '복마전'을 그렸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내가 만일 복권에 당첨된다면'의 '포레스트 검프'판
이재환 기자
이재환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가위 음식 만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