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이 되어줄게요

따뜻한 하루l승인2019.11.05 14:5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빨간 단풍이 절경을 이루는 가을입니다.
오래전 이때쯤에 저는 부산에 사는
친구를 만나 하룻밤을 묵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습니다.

아직 KTX가 없던 시절 새마을호를 타고
한참을 가야 했기에 차라리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고 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잠시 정차했던 역을 지나게 되었고,
비어 있던 내 뒷자리에도 중년 부부가 앉더니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와! 벌써 겨울인가? 나뭇잎이 다 떨어졌네.
근데 낙엽 덮인 길이 너무 예쁘다.
알록달록 무슨 비단 깔아 놓은 것 같아.
가서 직접 밟아 봤으면 좋겠다.
무척 푹신할 것 같은데…”

그런데 부부 중 남편의 목소리만 계속해서
조용히 들리기만 했습니다.

“저 산에는 아직 단풍이 잔뜩 남아 있는데
산 전체가 빨간 것이 아주 멋지네.”

쉴 새 없이 떠드는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궁금한 마음에 뒷자리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온몸이 찌릿한 감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뒷좌석에는 앞을 보지 못하는 50대 아주머니와
남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서로 손을
꼭 잡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는 아저씨의 말에
일일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하였습니다.
마치 실제로 보기라도 한다는 듯
입가엔 엷은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은
아주 행복해 보였습니다.

우리의 불행은 결핍에서 나옵니다.
불행한 사람들은 모두 결핍을 안고 있는데
자신이 남들보다 갖지 못한 것, 모자란 것 때문에
힘겨워하고 좌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불행한 사람들이 겪는 결핍은
반드시 보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 오늘의 명언
어떤 이들은 그들이 가는 곳마다 행복을 만들어내고,
어떤 이들은 그들이 떠날 때마다 행복을 만들어낸다.
– 오스카 와일드 –

따뜻한 하루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따뜻한 하루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