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 홍보비 특정언론 편중···사회적합의 등한시 정권위기 자초

정부 고시 강행으로 미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항쟁’의 수준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가 불투명한 홍보예산을 들여 미 쇠고기 홍보 관련 광고를 특정 언론사에 편향 게재하는 등 혈세를 전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함께하는시민행동은 지난달 29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가족부에 미 쇠고기 홍보 관련 예산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답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3차에 걸친 17억5천여만원의 홍보예산 중 7억원 가량이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집중됐다. 인터넷 매체 광고 역시 ‘조중동’과 관련된 매체가 선택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체적 예산 출처 및 향후 예산 집행에 대해 관련 부처가 명확한 대답을 못 내놓는 점도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시민행동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17억원이란 예산을 써놓고는 두 부처가 어떻게 예산을 감당할 것인지, 어떤 항목에서 이 구멍을 메울 것인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들어갈 돈에 대한 계획없이 예산을 요청한 농림부나 구두요청만으로 홍보예산을 감당해야 할 보건복지가족부 모두 국민 세금을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행동은 “정부정책에 호의적인 몇 개 언론사에 홍보비가 집중되고 예산집행이 진지한 고려없이 졸속·즉흥적으로 이뤄지며 정책에 대한 투명한 공개나 사회적 합의를 뒷전에 둔 채 일방적으로 ‘광고’하려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홍보비 집행과정만 보더라도 국정운영의 허점이 보일 뿐더러 이같은 문제가 결국 국민 지지도 하락과 정권의 위기를 끌어 올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국 1천7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지난달 31일 ‘국민무시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대행진’을 개최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인 이날 집회를 통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처음으로 ‘정부 규탄’을 전면에 내세웠다.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국민대책회의는 “우리역사는 국민의 단결된 힘이 역동적으로 분출되면 어떠한 권력도 그것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한다”며 “ 6월 10일 전국적으로 100만 촛불로 더욱 크게 모일 것”을 국민에게 간절히 호소했다.

이와 함께 국민대책회의는 민변 홈페이지를 통해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위헌소송 범국민 원고인단’을 모집하고 2일에는 쇠고기 수입 관련 전문가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야권, 종교계, 대학 학생회, 사회 원로, 노동계 등 각계 분야에서도 철야 기도회, 유통 저지 운동, 비상시국선언, 긴급 토론회 등을 추진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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