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는 국민 생명 언제 챙길 건가요?

환경연합, 화학사고 주범인 경제계의 화학물질 안전 규제 완화 요구는 ‘어불성설’ 양병철 기자l승인2019.11.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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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규제 완화?

우리나라는 세계 유례없는 화학물질 참사들을 겪었다. 피해자 6,616명, 사망자 1,452명에 이른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또 5명의 사망자와 수 천명의 피해자들이 발생한 구미 불산 사고가 그것이다. 이 사고들은 우리 사회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끔찍한 재앙이었고, 이 사고들이 계기가 되어 화학물질의 사용과 관리에 대한 제도들이 재편될 수 있었다.

▲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500명에 달하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세계 유례없는 기업의 화학물질 사고였다. 이러한 화학사고들이 계기가 되어 화평법, 화관법과 같은 화학물질 안전 관련 법안들이 만들어졌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하지만 이러한 화학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인 기업과 경제단체들이 반성과 대책 마련은 커녕,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며 화학물질 안전 관리 수준의 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6일 경제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규제 완화를 또 다시 요구한 것이다.

최소한의 안전도 못 챙기겠다는 기업들

이미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사태 이후 화학물질 인허가 기간 단축 등 경제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준 바 있다. 그런데 경제단체는 이 것만으로 부족하다며, 규제 자체를 대폭 완화하는 법률 개정까지 주장하고 있다.

화평법, 화관법은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준의 가이드라인이다. 이 법들이 모델로 했던 유럽의 리치(REACH. 2007년 발효된 유럽연합의 신 화학물질관리제도)보다 10년 뒤쳐진 수준도, 수위도 훨씬 못 미치는 법이다.

화학사고로 기업의 존폐까지 좌우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한 미국에 비해서도 강력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단편적인 정보만을 선별해 국내 화학물질 규제가 선진국의 규제보다 강력하다고 억지 논리를 펼치며 법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 화평법, 화관법은 이름 없는 피해자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단체의 이러한 행태는 사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화평법, 화관법 재개정 당시에도 경쟁력 운운하며 법을 누더기로 만들었다. 그리고 2016년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이후, 여야 합의를 토대로 관계 부처, 산업계,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수 차례에 걸친 협의를 바탕으로 법안을 재개정했으나, 준비가 안되었다며 지금껏 규제완화만을 외치고 있다.

화학물질 규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화평법과 화관법은 수 많은 이름 없는 피해자와 노동자들의 죽음 위에 만들어진 법이다. 이 법들을 통한 화학물질 규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규제완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화학물질 사고를 막기 위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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