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

11월 5일~8일…대만 가오슝 전람관 이영일 기자l승인2019.11.09 08:0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한국여성의전화는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가족부 등 총 75명의 여성폭력피해자 지원 단체 활동가 및 관계자들이 함께 11월 5일부터 8일까지 대만 카오슝에서 개최된 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한국의 미투운동을 알리고 기간 중 열린 홍콩시민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 개막식 참가자들이다. <사진=제4차세계여성쉼터컨퍼런스>

이번 컨퍼런스에는 여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세계 각국의 활동가, 연구자, 학생, 정부기관 종사자, 정책·법 입안자 등 100여개 국가에서 1,400여명이 참여했다.

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의 주제는 ‘영향력과 연대(Impact & Solidarity)’이다. 세계 각국의 쉼터 활동가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다른 국가들의 쉼터 운영, 활동들에 대해 배우고 젠더 폭력 종식을 위한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영향력과 연대’라는 주제에 걸맞게 참여자들이 서로 교류할 기회를 만들고 세계 속의 친구, 동료, 후원자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와 연대 속에서 각자가 속해 있는 운동의 한계를 깨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얻어 갔다.

‘미투운동 당사자들은 어떻게 아시아를 흔들었는가(How #Me Too Survivors are Shaking up Asia)’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 최영미 시인과 서지현 검사가 참여하여 아시아 미투운동 속에서 한국 미투운동의 현황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예술과 운동(Art and Advocacy)’세션에서 최영미 시인은 “미투 운동 이후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말하기를 통해 문화계 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성폭력이 드러나게 되었다. 피해자들은 더 나아가 가해자를 고소하는 등 성폭력 피해에 대한 법적 대응도 하고 있다”며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서지현 검사는 폐막식 첫 연설자로 무대에 섰다. 서 검사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침묵하라고 요구 받았기 때문에 생방송에서 성추행 사실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8년의 침묵 끝에 앞으로의 여성 검사들이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투 운동에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미투 운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미투 운동을 통해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서 검사는 채용성차별 문제와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언급하며 한국의 성차별, 성폭력 현실을 알렸다.

한국 참가자들은 전시부스, 워크숍, 기자회견, 글로벌여성쉼터협의회 아시아지역 미팅 등을 통해 컨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한국 최초의 쉼터 32년, 성과와 한계: 상호의존적인 자립을 향한 실험들’이란 제목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에서는 1987년 한국 사회 최초로 문을 연 한국여성의전화 쉼터가 피해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여성폭력이 사회적 문제임을 드러내며, 가부장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렸고, 더 나아가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체계를 수립해왔음을 알렸다.

그러나 여전히 법제도와 사회적 인식은 여성의 인권과 안전보다는 가정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쉼터 입소자 중심의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정책의 한계로 인해 피해 여성의 인권 보장과 자립을 위한 과제들이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 폐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서지현 검사의 모습 <사진=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워크숍에서 경제적 자립을 넘어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 자립을 포괄하는 통합적 자립으로 가기 위해 시작한 두 가지 새로운 실험(가정폭력 피해 여성 통합적 자립 지원 프로그램 ‘당신 곁에, 뷰티풀 라이프’, 가정폭력 피해 여성이 직접 만드는 문화공연 프로젝트 ‘마음대로, 점프!’)을 소개했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는 ‘한국의 페미니즘을 아십니까?(Do you know K-feminism?)’라는 주제로 부스를 열어 한국의 미투 운동을 전 세계 참가자에게 널리 알렸고, 본 부스에는 1,000여명의 참가자들이 방문하여 한국의 미투 운동 및 여성운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발생한 홍콩 경찰에 의한 성폭력 진상규명을 위한 국제연대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연대 발언을 했다.

그는 “홍콩시민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한다”고 밝히고, “홍콩 정부의 무차별적인 폭력진압을 규탄하며 특히 한국여성의전화는 홍콩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 과정에서 여성들의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되는 현실에 주목하며, 홍콩 정부에 경찰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에 대해 조사는 물론 국민에게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번 제4차 세계 여성쉼터 컨퍼런스(The 4th World Conference of Women's Shelters) 참여를 통해 한국의 미투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여성폭력 종식을 위한 전세계 활동가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하여 여성폭력종식을 위한 연대를 확장했다.

또한 여성폭력피해자의 자립을 위한 한국여성의전화의 경험을 전 세계 활동가들과 공유하고, 세계 각국의 여성폭력피해자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쉼터 운영에 대한 경험과 정책을 배우기도 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번 컨퍼런스 참여로 ‘연대’를 강화하고 여성폭력피해자의 완전한 인권보장을 위한 운동을 더욱 ‘영향력’ 있게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일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영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