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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워라’고 했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는 동안 꼭 해줘야 할 46가지 충고를 적은 <성장 비타민>(송정림, 글로세움)이라는 책은 자녀교육의 세 번째 지침으로 ‘집안 곳곳에 책 놓아두기’를 권한다. 아이가 집안 어디에서 뒹굴든 책과 마주치게 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방송작가인 어머니가 글을 쓰고 아들이 삽화를 그렸는데, 바람직한 모자지간의 전형이 가득 담겼으니 ‘대상독자’의 범주에 속하는 이들은 본으로 삼을 만하다.
행여 어수선한 시절 앞에 한가로이 ‘마음의 양식’을 들먹인다고 한다면 그건 책의 효용과 힘을 모르는 말씀. ‘편집’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세상에, 좋은 책 한 권은 좋은 대학 하나를 세우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런 책들이 결국 사람을 기르고 세상을 이끌어 왔다. 그 같은 뜻에서 이번 호에는 한정된 지면 내에서 최대한 많은 책을 소개하고자 나름 작정을 하였는데, 궁리 끝에 떠올린 주제는 ‘책을 읽어주는 책’.
<치유하는 책읽기>(이주향, 북섬)는 국내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한다는 모 신문에 연재한 서평칼럼 모음에 저자의 일상이 조금 곁들여졌다. 개인적으로 이주향을 좋아하기는 해도 차마 신문을 사볼 수는 없어서 책으로 나온 다음에 읽었다.(마찬가지 이유로 장영희 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도 상기의 모 신문 연재 때부터 얼마나 기다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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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인생은 순수하고 깨끗하게 타오르는 한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그를 기다리거나 추억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직 그 순간을 위해 모든 파멸을 감수하는 자만이 생의 비밀을 아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름다움도 자란다>(고도원 편, 청아출판사)는 190만 회원들에게 매일 아침 배달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뽑은 글모음이다. 책 속의 좋은 구절과 명언에 저자의 단상을 덧붙였는데, 좋은 책을 고르고 다시금 밑줄 친 부분을 모았으니 문장에 취하고 싶은 날에 제격이다. 서울 합정동 한강변에 위치한 아침편지문화재단에는 ‘책읽고 밑줄긋기 대회’ 때 회원들이 보내 온 책들이 벽면에 가득하다. 그리고 아침지기들 사무실 바로 옆에는 북카페도 있는데, 찻값이 무료에 아무 말 안하고 들어갔다가 아무 말 안하고 나와도 좋을 만큼 편안하다.(www.godo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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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헌책 수집가의 세상 건너는 법, <전작주의자의 꿈>(조희봉, 함께읽는책)은 책을 좋아하거나 헌책방을 어슬렁거리는 ‘탐책가’들에게는 필독서라 할 만하다. 그만큼 책을 대하는 저자의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전작주의자’란 책 수집의 한 방편으로 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모으는 사람을 이르는데, 평범한 직장인이 10여 년 동안 헌책을 수집한 과정과 독서 경험을 담았다는 점에서 더욱 친근하다. 헌책방에서 원하던 책과 조우했을 때의 기쁨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책장에 꽂힌 수백, 수천 권의 책들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도드라지게 보이면서 볼록 판화처럼 눈에 확 들어오고 순식간에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오르는 그 책과의 운명적인 만남의 순간을 어찌 단순히 책을 고른다는 메마른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책을 보는 눈도, 사람 사는 이치에도, 우리가 하루하루 해 나가는 일에도 늘 깨어 있어야 눈에 보이는 법이다.”
이우희 두리미디어 편집장
이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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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