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이외엔 퇴진 뿐"

시민사회 원로 100인 시국선언 이향미l승인2008.06.0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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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원로 및 각계 인사 114명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고시 관보게재 철회를" 각종 정책불신도 지적

이명박 정부 100일을 맞아 사회원로 100인들이 광우병 쇠고기, 한반도 대운하, 공공부문 사유화 등과 관련국정운영파탄을 지적하는시국선언을했다.

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7층 레이첼카슨룸에서 열린 시국선언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임종대 참여연대 공동대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최병모 변호사,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이학영 YMCA 사무총장, 임옥상 화백 등 사회원로와 각계인사 114명이 참여했다.

시국선언에서 각계 인사들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의 퇴행적인 정치행태와 미숙한 국정운영,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선적 권력 행사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100일간의 국정파탄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과 전면 쇄신 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부도덕한 내각과 청와대 비서관 전면 사퇴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고시 관보게재 포기와 전면 재협상 △운하건설백지화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비롯한 공공부문 사유화 정책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짧은 한마디로 일침을 가했다.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겠다, 소통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은 온통 사기만 치고 있다”며 “오늘로 물러나라”고 강력 경고했다.

최병모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국민 대다수가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민심 이반의 원인은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쇠고기 협상을 졸속으로 치루면서 국민 주권을 포기하는 결과와 함께 여러 정책들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정부의 유일한 퇴로는 내일로 예정된 장관고시 관보게재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협상에 나서는 것 뿐”이라며 “만약 내일 관보에 게재해버리고 더이상 협상의 여지를 소멸시켜버리면, 정권의 갈길은 '퇴진'밖에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기업을 운영하듯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한 사회가 기본적으로 유지되려면 최소한으로 지켜야할 ‘생명’과 ‘평화’, ‘정의’라는 세 가치는 반드시 지켜야하는데, 현 시국을 보면 이 세가지 기본가치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의 편파보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한국이 압박하면 20개월이하 연령제한, 광우병위험물질 제외, 뼈를 제외한 살코기만 수입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는 미국축산협회장의 솔직한 고백을 이미 우리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미쇠고기 협상의 진실은 물론 국민들의 희망을 꺾어버리는 이명박 정부의 실책을 우리 언론이 제대로 보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미혁 여성민우회 대표는 시민들의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시민사회도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위기는 전근대적인 정부와 탈근대적인 국민들의 충돌이라 읽힐 정도로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에 대한 수준이 천박하다”며 “대의제의 오류를 어떻게 보완할이지,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21세기 한국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펼쳐나갈지 우리 시민사회도 빨리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빨리 시민사회와의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취임 100일 맞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시민사회 인사 선언

이명박 정부 100일,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우려한다

-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내각 총사퇴, 졸속협상 졸속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며 -

오늘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2008년 6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이명박 정부의 퇴행적인 정치행태와 미숙한 국정운영,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선적 권력 행사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 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는, 지난 20년간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부정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국민들은 자신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선출했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불신임 의사를 표출하며 시민불복종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에 취임한지 불과 100일도 되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이토록 좌절시키고 거리로 내몬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지난 100일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들의 의사는 안중에 없고 독선과 아집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석 달 열흘 동안 벌어진 일들을 되돌아보라.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의 기준을 일시에 무너뜨려 버렸다. 국민들이 느낄 절망감이나 위화감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소위 고소영, 강부자로 불리는 인물들을 내각과 청와대에 포진시킨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다. 한 사회 구성원들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는 교육 평등권이다. 하지만 이조차 4.15 학교자율화조치를 통해 유실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권력에 순응하고 통제 가능한 언론체제를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민영화, 사유화 정책은 어떠한가. 효율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아래 공공서비스를 민간자본에게 넘겨주려는 시도는 국민에게 공적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정부의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영화, 사유화 정책은 자본과 기업의 이익을 보장할지는 모르나, 우리 사회 전반의 공공의 이익을 극도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의료보험을 시장화(민영화)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기업의 장사밑천으로 내주겠다는 것이나,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내다보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전력과 가스사업을 사유화(민영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이 황폐화하는 한이 있어도 기업의 이익만은 기필코 보장하겠다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국민들을 우롱하며 몰래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 건설 사업도 다를 바 없다. 80%에 육박하는 반대여론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물류에서 관광으로, 다시 치수와 하천정비로 변신술 하듯 명분을 바꿔가며 대운하 건설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태도는 대통령이 앞장서 민주주의의 원리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더구나 공무원들과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들에게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팔 것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사회가 개발독재 시대로 회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타당성이 없고 실현가능하지 않은 헛공약에 계속 집착한다면 첨예한 사회갈등과 국론분열을 불러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난 한 달 동안 수 만 명의 시민들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여 밤마다 촛불을 밝혀야 했던 이유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결과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졸속적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자신의 건강권 훼손에 분노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재협상을 요구해왔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변명과 거짓해명으로 일관하였다. 도리어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사 표출을 ‘괴담’에 현혹되거나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고 모욕하였다. 국민의 의사표현을 막기 위해 공안대책회의를 열고 경찰력을 동원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구속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지난 100일 동안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이다. 도무지 준비되지 않은 정부이자 권력을 부여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배척하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정부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에게 무시당했고, 지난 20년간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였다. 특히 정부가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의사를 완전히 묵살하면서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를 강행한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더 이상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단언컨대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전면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명박 정부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가능하지 않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지난 100일간의 국정파탄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과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국민의 뜻을 제대로 묻지도 듣지도 않는 독단적인 자세와 정책추진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들에게 충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또한 무능하기 짝이 없고 부도덕한 내각과 청와대 비서관들은 지금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전면 사퇴해야 한다.

하나.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검역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국익이란 없다. 실효성 없는 수습책을 나열하기보다 고시 관보게재를 포기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전면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하나. 생명수 박탈을 우려하는 민심과 자연의 보복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물류건, 관광이건, 치수이건 그 어떤 명분으로 둔갑시킨다 해도 운하는 역사 이래 최대의 반생명 기획이다. 하천정비라는 미명 아래 추진되고 있는 운하건설을 즉시, 완전히 백지화해야 한다.

하나.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중단하고,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경쟁만 강요하는 4.15학교자율화조치, 멀쩡한 건강보험을 허물고 낙후한 미국식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려는 ‘의료보험 시장화(민영화)’정책, 국민의 삶의 질을 떠받치는 공적서비스를 사적 기업의 돈벌이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공공부문 사유화(민영화)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08. 6. 2

민주주의의 후퇴를 걱정하는 시민사회 인사 일동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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