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사전 정지작업?

의료법 개정·제주 영리병원 허용 심재훈l승인2008.06.1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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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가족부가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데 이어 최근 특별자치도인 제주도에 외국인 영리병원을 허용할 계획이 알려지면서 상업논리에 국민의료가 종속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련의 조치들이 의료민영화 추진은 아니라며 해명하고 있지만 보건의료단체들은 의료민영화 사전 작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17대 국회에서 ‘의료상법’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상정이 무산된 의료법 전면개정안 중 민간보험사 가격계약 허용 등 일부 조항을 삭제한 안의 18대 국회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일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 일부개정안에서 의료영리화 조항으로 지적받는 부분은 △외국환자 유치를 위한 유인·알선행위 허용 △의료법인간 합병제도 도입 △의료법인의 영리목적 부대사업 확대 △의료기관 명칭표시에 신체부위·외국어 사용 허용 등이다.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한 유인·알선의 경우 보건복지부는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의 예를 들며 외화수입 증대를 꾀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언어문제와 수요부족 등으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오히려 의료인력 분산으로 지역 의료공백과 의료양극화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대사업 전면허용과 의료법인간 합병 도입 조항도 의료영리화를 위해선 필수적인 내용이다. 김정범 의료보건연합 정책실장은 “이번 개정안은 영리목적 부대사업을 허용하고 제3자의 자본 투자와 병원 매매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이라며 “결국 병원이 의료보다 비지니스를 강조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입법 예고된 내용은 의료 소비자의 권익 증진 및 의료 경쟁력 강화와 관련된 내용”이라며 “건강보험 민영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의료법 개정과 함께 지난 3일 제주 특별자치도가 영리의료법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천, 부산, 광양, 군산 등 다른 경제자유구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형근 제주의대 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의료영리법원 허용은 추후 과제로 넘기겠다고 했지만, 서귀포 일대 헬스케어타운 부지 내에 국내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제한된 범위의 영리법원 허용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전국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영리법인 허용은 지금까지 의료법인은 대학, 종교계, 복지재단 등 비영리재단이 운영할 수 있다는 불문율을 깨는 것으로 병원의 기업화 내지 영리를 우선하는 외부자본의경영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영리의료법인 허용은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첨예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기획재정부는 의료선진화와 효율성 논리를 앞세워 영리의료법인 도입을 요구했지만 보건복지부는 병원의 급격한 영리화 등을 우려해 부정적인 입장 보여 왔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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