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주주의, 시민사회 발전과 직결”

기획특집/‘한국시민운동 30년, 과거 현재 미래’ 특별학술토론 글·사진=설동본 기자l승인2019.12.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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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발전위’, 정책심의의결기구 격상…총리실에 사무국 별도 신설

대통령령 정부기관 ‘공익위’ 설립 비영리단체·법인 각종 세제혜택 예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민주시민사회교육센터’ 설치 시민사회활성화 기대

장애인 보편권리 등 한국사회 발전 위한 주체들간 연대와 미래담론 형성 중요

“한국민주주의 발전 조건은 시민사회 발전과 직결된다. 시민운동은 전문성과 민주주의에 열정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쌓기 위해 ‘일상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에도 시민운동은 존재할 것이다.”

<시민사회신문>과 (사)한국장애인고용환경연구회가 후원하고, (사)시민운동정보센터와 (사)한국NGO학회가 경희대 중앙도서관 컨퍼런스룸에서 지난 6일 주최한 ‘한국시민운동 30년, 과거 현재 미래’ 특별학술토론회에서 나온 진단이다.

▲ <시민사회신문>과 (사)한국장애인고용환경연구회가 후원하고, (사)시민운동정보센터와 (사)한국NGO학회가 주최한 ‘한국시민운동 30년, 과거 현재 미래’ 특별학술토론회가 지난 6일 경희대 중앙도서관 컨퍼런스룸에서 열리고 있다.

“느슨한 결합·가벼운 분위기·상냥한 환대”

▲ 이나미 한서대 연구교수

올해 시민운동 30년을 맞아 진행된 특별학술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과거 30년을 거울삼아 향후 30년 시민운동이 가야할 정도가 무엇인지를 치밀하게 고민했다. 정치 경제 사회 가치가 급격하게 변하는 국내외 정세하에서 시민운동의 새로운 평가와 비판을 이끌어냈다. 또 그 과정에서 앞으로의 시민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굳건한 비전과 활동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이나미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 연구교수는 시민운동의 등장배경부터 2000년 총선시민연대 활약, 시민없는 시민운동 비판, 인터넷시민운동 탄생, 시민운동 반성과 민중화, 풀뿌리운동의 부상과 시민의회 노의 등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이나미 교수는 “시민운동가들을 사명감이 없고 직업인의 마음으로 한다는 평가는 부적절하다”며 “이는 시민운동가는 무언가 특별해야 한다는 전제로, 달리 말하면 일반 시민들은 아무 사명감 없이 산다는 말이 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종사자 역시 시민이며 일반시민이 갖는 직업의식과 양식, 양심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 권영태 소셜혁신연구소 수석연구원

이 교수는 따라서 “선과 악, 공과 사의 성급한 예단, 맹목적 진영논리를 피하고, 진보, 가치, 목표에 대한 일방적 지시야말로 시민운동이 지양해야 할 자세”라며 “무엇을 정하려 하지 말고 시민운동의 기존 형식을 고수하는 것을 넘어 느슨한 결합, 가벼운 분위기, 상냥한 환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적경제에 시민운동 잠식당할 우려”

이어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권영태 소셜혁신연구소 사회적협동조합 수석연구원은 최근 ‘사회적경제’가 부상하면서 시민운동이 앞으로 사회적경제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권 수석연구원은 “시민운동이 사회적경제로 모두 전환될 가능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물론 현재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 등 펀드레이징에 주로 기대고 있는 게 비즈니스 방식의 수익창출과 결합되면서 공익목적 실현에 좀 더 능동적일 수 있는 전망도 있다”고 진단했다.

▲ 차명제 한일장신대 교수

‘사회적경제 주체와 시민단체가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양한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 발제에 나선 차명제 한일장신대 교수는 시민운동 30년을 기점으로 ‘시민운동 개념’부터 재정립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향후 시민운동은 시민들 자발적 참여는 물론, 지구 차원의 문제부터 지역과 집단 차원 등 ‘이슈의 다양성’, 정부·정당과 정치인·기업·사회적경제·학계와 학교·교회·노동조합·이익집단·사적 결사체 등을 포함한 공공선 추구를 재정리하자는 것이다. 또한 개인 수준의 사회운동을 존중하고 유연하고 개방적 조직구조, 투명성, 전문성을 한층 더 높여나가야 한다.

▲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차 교수는 “미래 시민운동의 조건은 현실에 대한 인정부터 출발하는데 87체제 NGO쇠퇴, 사회적 갈등과 충돌 첨예화, 시민사회의 대안부재와 무기력, 민주주의와 야만의 공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 상실 등이 그것”이라며 “이를 인정하고 지역에서의 시민사회 기반 확대와 CSO(시민사회) 활성화, 민주시민교육 제도화, 거버넌스를 통한 지역의 정책참여 확대 등이 희망과 긍정의 ‘불씨’라고 진단했다.

“초중고 교육과정에 ‘민주시민교육’ 과목 개설을”

토론자들은 시민운동 발전성에 대해 ‘민주시민교육 제도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민없는 시민운동 핵심은 결국 초기 시민운동이 장기적 안목에서 ‘시민교육’ 비전과 실천계획이 없었고, 이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면서 “특히 포퓰리즘과 탈진실, 가짜뉴스 시대에 느끼는 ‘시민’에 대한 결핍은 여전하고, 촛불이 시민 자발적 참여라는 민주주의 분출이었지만 이는 여전히 마지노선 민주주의 한계 안에 있고 일상적 수준에서의 공적시민의 역량이나 참여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윤기석 충남대 국가정책연구소 교수

그는 “촛불 이후 시민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사회 차원에서의 논의는 미진해 보이고 오히려 선관위 선거연수원이 시민교육강사 육성 프로그램에 나선 것이 주목된다”며 “다만 공기관이자 엄격한 기계적 중립성을 요청받는 기관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실제로 시민교육을 주도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윤기석 충남대 국가정책연구소 교수는 “한국시민운동의 전망은 민주시민교육 제도화와 ‘극단적 집단이기주의 예방’이라고 볼 수 있다”며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시민운동은 대의제 기능을 보완하는 성격이 있기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부-지방정부의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빈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역량, 전문성 함양을 위해 시민교육이 중요하고, 지방부터라도 민주시민교육을 제도화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윤창원 서울디지털대 교수

윤 교수는 또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프랑스 민주시민교육처럼 공교육 교육과정에 이를 포함시켜 제도권 교육에서부터 시작될 필요성이 있다”며 “초중고 교육과정에 ‘민주시민교육’ 과목을 별도로 개설, 인성이 형성되는 시기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 변화 등 주체들간 미래담론 형성해야”

윤창원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시민의 자발적·능동적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자의 시민참여의식이 필요하고 이 지역의 주인이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시민교육, 지자체의 행정적인 지원 등 지원 논리를 공고히 하고 기존 지원제도 보완 작업을 하면서 시민사회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문은숙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

윤 교수는 “시민사회단체가 중요한 사회문제 해결 주체 중에 하나로 등장하고 있는데, 더불어

시민들 참여도 시민사회단체 운영에 중요한 고려 요인 중 하나로 등장했다”면서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은 어느 정도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시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성을 가진 시민들에게 국한돼있는데, 보편적 시민들을 어떻게 참여시키고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고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시민참여를 확대한 방안은 주요 연구주제이자 과제라는 것이다.

윤 교수는 아울러 한국사회 발전을 위한 주체들간의 연대와 미래담론 형성이 중요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를 위해 주체 중 한 분야인 장애인의 보편적 권리가 보장되는 미래사회를 위한 가치 형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 변화인 당사자의 권리인식 확대, 지역사회중심의 자립생활과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 서유경 (사)한국NGO학회 회장

“시발위·공익위·민주시민사회교육 등 변혁 예고”

마지막 토론에 나선 문은숙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은 정부도 시민사회를 국정운영 동반자로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를 ‘시민·단체·조직·공익활동의 주체와 영역’으로 정의하고 갖가지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 비서관에 따르면, 우선 시민사회를 대변하고 민관협치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총리실 산하 자문기구인 ‘시민사회발전위원회’를 정책심의의결기구로 그 위상을 재정립한다. 자문기구에서 의결기구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리실에 별도로 사무국이 신설된다.

대통령령인 ‘공익법’도 마련된다. 정부 자원을 쓸 수 있는 비영리단체나 비영리법인의 공익활동에 숨이 트일 전망이다. 공익법이 시행되면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기관으로서 ‘공익위원회’가 설립된다.

아울러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민주시민사회교육법’이 통과되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민주시민사회교육센터’가 들어서 시민사회활성화에 또 한 번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시민운동 30년, 새 전기 마련하는 시대의 장“

▲ 김영래 (사)시민운동정보센터 이사장

한편 이날 특별학술회의를 주최한 (사)한국NGO학회 서유경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시민운동 30년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었고, 적지 않은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적 소명들을 현실로 바꿔낸 창조의 시간이었다”며 “그 격변의 세월을 견뎌온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고 술회했다.

서유경 회장은 그러나 “아직 문명화된 사회라고 자부하기는 어려운데, 바로 문화적 지체, 그 중에서도 정치 후진성이 원인”이라며 “이번 학술회의가 한국시민운동 30년사를 담담히 되돌아보고 현주소를 진지하게 점검해 희망찬 미래상을 제시하는 건설적인 토론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시민운동정보센터 이사장이자 (사)한국NGO학회 고문인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는 격려사를 통해 “오늘 학술회의는 지난 30년 동안의 시민사회운동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현재를 음미하고, 동시에 한국정치사회 발전을 위한 미래의 시민사회운동을 새롭게 조망하는 귀중한 모임”이라며 “시민사회운동이 변화하는 한국정치사회에 새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이 때 오늘 토론이 한국시민사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시대의 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 ‘한국시민운동 30년, 과거 현재 미래’ 특별학술토론회에 참석한 발제 및 토론자 등 내외빈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글·사진=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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