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정치공학적 의도에서 나온 이야기란 혐의가 짙지만 정당정치의 정상화를 꾸준히 제기해온 최장집 고려대 교수도 ‘대통령제는 바닥을 쳤다’며 ‘이제 독단을 견제할 개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서는 등 다양한 입장의 개헌론이 확산 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가장 가까이 공론장에 오른 개헌 논의는 지난해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과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 일치’를 주요 골자로 하는 ‘원포인트 개헌론’이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국민적 지지와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무엇보다 개헌을 추진할 만한 정치,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고 전제하면서 “일방적인 개헌 발의나 추진이 아니라면 개헌에 대한 정치, 사회적 논의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었다.

헌법 개정 논의는 시대 변화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지목한 참여연대는 “권력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을 전제로 민주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의 종합적 검토를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에서는 2~3년 전부터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통일 시대를 대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최근 개헌론을 선도적으로 제기하는 일부 언론과 여당이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도 있다. 참여연대는 원포인트 개헌안에 대해 “지금도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더욱 강화해 국회 및 사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을 깨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개헌은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한국 사회의 가치와 틀을 바꾸는 것”이라며 “만약 정치적 상황에 떠밀려 조급하게 추진된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