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특별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발표한 쇠고기 정국 해법을 놓고시민사회가 고개를 흔들고 있다. 성난 촛불 민심을 다독거리는 커녕 조급한 햅법에 민심 이반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크게 다섯가지로 요약된다.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 한미FTA를 체결하기 위해 결정했다는 것과 재협상은 국익을 위해 할 수 없고 추가협상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미국이 30개월령 이하 쇠고기 수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국산 쇠고기를 아예 수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한 인적쇄신 부분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과 대운하는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제의 경우 물가안정과 민생을 국정 최우선으로 하고,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선 점진적으로 민영활 수 있는 것은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회견에 대해 성난 민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졸속 민심수습책이라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국민들에 대한 선전포고라고까지 말한다. 상황인식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 대통령의 회견에 반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면재협상 실현,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제 2차 범국민 촛불대행진 등 48시간 평화적인 비상국민행동을 전개했다.

시민단체는 이 대통령이 여전히 국민들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태도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고도 했다. 대통령이 쇠고기 문제에 대한 이해를 구하며, 지켜봐달라고 하지만 새로운 출발의 전제인 국민들과의 신뢰 회복책에 대한 구체성이 없고 국민들 요구수준과는 큰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특히 30개월령 이하 쇠고기 수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마치 정부가 현재 미국과 협의 중인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 자율규제만 실현되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근원적 문제는 30개월 이상만이 아닌 모든 미국산 쇠고기에 포함되어 들어오는 광우병특정위험물질과 미국 도축장의 관리, 감독권, 검역과정의 관리, 광우병 발병시 즉각 수입중단 조치권한 등 검역주권의 회복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에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참에 대통령이 통상인식의 오류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맞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말하자면 국민건강과 생명은 결코 통상협상이 대상이 아니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쇠고기 문제를 한미FTA와 연계시켰다고 말했듯이 한국 정부가 미국의 협상전략에 말려들었다는 것을 비판한 대목이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은 국가 간 협상 운운할 필요가 없는 단순한 협의 사항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고 미국 정부가 재협의를 요청하면

우리는 2003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된 후 해왔던 것처럼 재협의에 충실히 임하면 된다는 것이다.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은 검역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통상 문제와 연결해서는 안 되고 미국 측도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무역 보복과 같은 조치를 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거리의 촛불 민심을 희망으로 화답하겠다고 말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민심과 동떨어진 일방적 이해를 구하는 것, 분명 이것은 절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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