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녹색연합을 비롯한 부산의 시민·환경단체들이 29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의 허파인 황령산 훼손을 관망하는 부산시는 각성하라”고 촉구한 뒤 “부산시는 황령산보존과 개발입장에 대한 분명한 태도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산의 가장 큰 장점은 산과 강, 바다가 조화를 이룬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대도시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덧 바다와 연안은 무분별한 매립을 통한 난개발로 훼손되어 갔고, 낙동강 하구는 을숙도 쓰레기 매립장에다 그 위를 지나는 교량, 각종 산업단지, 대규모 주거단지로 난개발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난개발은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 부산의 시민·환경단체들이 29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의 허파인 황령산 훼손을 관망하는 부산시는 각성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도심 녹지율이 전국 꼴찌인 부산의 도심 자연녹지마저 각종 난개발로 훼손되었거나 훼손될 위기에 직면함으로써, 부산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급속히 잃어가는 매력 없는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심의 자연녹지는 그냥 단순한 경관용이거나 개발 대상으로서의 버려진 공간이 아니다. WHO도 시민들의 건강한 삶의 질을 위해서는 1인당 필요한 공원 면적을 9㎡로 규정하고 있을 만큼 공원과 도심 녹지는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휴식과 정서적 안정이란 시민의 정신 건강과 더불어 여름철 도심의 기온을 낮추고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 미세먼지 흡수를 통한 공기 정화와 같은 시민들의 육체적 건강과 직결된 소중한 공공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1인당 평균 생활권 녹지 면적이 OECD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원플러스건설이 ‘황령산 재생 사업’이란 미명으로 포장하여 벌이려는 대대적인 환경 파괴 사업까지 시행될 경우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공원일몰제로 인한 도심 자연녹지에 대한 개발 압력 앞에 부산의 소중한 도심 자연녹지는 급속히 사라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도심 녹지를 지켜야할 부산시에서는 부산의 미래 먹거리 운운하며, 개발업자를 비호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따라서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대원플러스건설과 부산시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했다.

▲‘황령산 재생 사업’이란 미명으로 포장된 대대적인 도심 자연녹지 파괴 사업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황령산은 관광을 빙자하여 지역 활성화라는 미명 아래 희생시킬 수 있는 산이 아님을 명심하라 ▲부산시는 도심 정중앙 황령산의 생태 경관적 공공재를 사유화하는 대원플러스건설의 제안서를 즉각 반려하라 ▲부산시는 부산 도심 자연녹지 보존에 대한 실질적 정책을 마련하여 제시하고 강력히 실천하라 등이다.

▲ (사진=부산송도해상케이블카)

이와 관련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는 대원플러스(회장 최삼섭)가 또 다시 부산 황령산에도 케이블카설치 움직임을 보이자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대원플러스는 15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2년까지 황령산 정상 23만2268㎡에 높이 105m짜리 전망대를 만들고, 부산진구 황령산레포츠공원에서 전망대를 잇는 539m 길이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비공식적으로 부산시에 제안했다.

그러자 부산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1월 29일 부산시청 앞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황령산에 케이블카를 만들겠다는 대원플러스는 케이블카 건설계확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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