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서는 처음...5일 촛불시위에도 참여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폭력불법시위로 규정하고 관련 시민단체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공권력을 동원한 초강수 대응에도 불구, 종교계가 연이어 시국선언에 나서는 등 촛불행렬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 교수들이 지역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촛불시위 과잉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북대 교수 110여명은 4일 오후 2시 경북대 복지관 3층 교직원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국성명서를 발표했다.

‘평화롭고 민주적인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 명의로 된 '이명박 정권은 과거 회귀적인 대국민 폭압을 즉각 중단하라' 제목의 성명을 통해 교수들은 “국민의 건강과 검역주권은 도외시한 채 미국 쇠고기를 전면 개방하는 협상을 졸속으로 맺은 것은 전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 교수들은 “이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평화롭게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에게 현 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잔혹한 대응 모습에 대해 우리는 분노에 앞서 어리둥절할 정도"라고 현 정부의 강경진압을 비판했다.

교수들은 또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쟁취하고 발전시켜온 민주주의가 위협당하는 현 시국에 대해 분노와 통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한시적으로 권력을 위임받은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이 과거로 회귀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들은 성명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몇 십 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식 밖의 광경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엄연한 민주공화국 국민으로서 단호하게 우리의 의사를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시국선언에 나선 배경을 밝히고 ▼폭력진압 중지 ▼촛불시위 중 연행시민 즉각 석방 ▼한미 쇠고기 협상 책임자 퇴진 및 재협상 개시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과 시민단체, 인터넷카페 등에 대한 압력이나 장악 기도 중지 등 6개항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강은 교수(노어노문학과)는 “촛불집회에 대한 폭력진압 과정을 보며 분개한 교수의 뜻을 모아보자는 차원에서 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5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릴 촛불집회에서 한차례 더 성명을 발표한 뒤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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