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밖 청소년들에게 상처 준 청소년증 논란"

모든 학교밖 청소년, 모든 학생에게 ‘학생증’ 대신 ‘청소년증’ 발급해야 이영일 객원칼럼위원l승인2020.03.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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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5부제와 관련,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는 신분증에서 제외되어 있던 청소년증이 뒤늦게 공식 신분증으로 인정됐다.

정부가 지난 9일 월요일부터 공적 마스크 구입 이력을 체크해 1인당 1주 2장만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적마스크 구입 절차 및 구매 한도’를 발표하자 시민들의 불만과 특히 청소년지도자들의 비난이 들끓었었다.

▲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냐 없냐 논란이 헤프닝으로 끝나고 청소년증으로도 마스크를 살 수는 있게 됐지만 청소년증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양상이다.

청소년증은 청소년복지지원법에 근거해 학교 재학 여부와 상관없이 만9세부터 만 19세까지의 청소년에게 발급되며 교통카드 기능과 각종 할인, 일반 결제가 가능한 공적 신분증인데 이 마스크 구입 가능한 신분증에서 청소년증이 빠진 것이 발단이 됐었다.

정부가 애초 인정한 미성년자의 신분 확인 방법은 △본인이 직접 여권 제시 △본인이 직접 학생증과 주민등록등본 함께 제시 △법정대리인과 함께 방문해 법정대리인의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 함께 제시였다. 이 기준에서 청소년증이 제외되자 미성년자가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거나 또 반대로 가능한 지역도 생기는 등 지난 주말에 걸쳐 혼란이 가중됐었다.

인터넷상에서는 비난이 들끓었다. ‘국가에서 만든 신분증으로 마스크 하나 못 사는 신분증이 무슨 필요가 있냐’며 때아닌 청소년증 무용론이 대두된 것이었다. 정부가 ‘청소년’을 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청소년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비난의 한 사유가 됐다.

청소년 지도자들은 지난 주말에 SNS등을 통해 자기 지역 시장, 시의원들에게 청소년증으로도 마스크를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공무원들이 할 일을 민간인이 나서 청소년증을 살려 달라는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청소년증을 관리하는 여성가족부는 무엇을 했을까? 여가부는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살 수 없다는 지적이 일자 "담당부서와 청소년증을 신분증에 포함할 수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답변했고 주말에 걸쳐 관계 부처와 협의해 청소년증도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빠르게 내놨다.

결국 청소년증으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냐 없냐 논란이 헤프닝으로 끝나고 청소년증으로도 마스크를 살 수는 있게 됐지만, 국가 공적 신분증인 청소년증이 당연한 신분증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마스크 대책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야 공인 신분증으로 인정될 수 있고 인정을 못 받으면 사용할 수 없다는 모양새를 두고 청소년증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양상이다.

청소년증은 학교 안 다니는 청소년들의 신분증이라는 부정적 낙인효과 때문에 그 발급율이 지자체별로 2%를 밑돌아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청소년증은 학교를 다니건 안 다니건 모든 청소년들을 위해 국가가 인정하는 청소년 신분증이라고 홍보해 왔었다.

하지만 이번 헤프닝으로 결국 청소년증은 학교밖 청소년들을 위한 신분증이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돼버렸고 정부 부처내에서의 청소년증에 대한 인식도, 정부 부처간 청소년증 협의도 없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되어 버린 모양새다.

무엇보다도 학교밖 청소년들이 ‘나는 마스크도 한 장 살 수 없구나’라고 느꼈을 자괴감을 생각하면 황망하고 미안한 마음을 참을 수가 없다. 모든 학교밖 청소년, 모든 학생에게 ‘학생증’ 대신 ‘청소년증’을 발급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정부는 뼈아프게 자각하길 바란다.

▲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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