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환경단체들이 서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9주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이 11일 서울 평화의 소녀상 앞(일본대사관 인근)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9주기를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하라 후쿠시마, 안전과 핵발전은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은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지 9년이 되는 날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날의 사고는 끝나지 않은 듯하다.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지구와 생명들의 피해는 지속되고 있고, 녹아내린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지 못한 채 방사능오염수를 계속 쏟아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급기야 120만톤에 달하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으로 무책임하게 방출하는 계획까지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또 이번 2020 동경올림픽에 후쿠시마 현지에서 성화봉송과 경기를 하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선수촌에 공급하는 ‘방사능 위험’ 올림픽을 만들고 있다. 정말 후쿠시마 사고로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쿠시마 교훈을 망각한 것은 일본 정부만이 아니다. 미래통합당은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 재가동과 울진에 신규핵발전소 2기를 추가 건설하는 ‘탈원전정책 폐기’를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보수정당, 원자력학계, 보수언론 등은 탈핵정책 폐기와 핵발전소 확대를 연일 가짜뉴스까지 동원하여 정쟁화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후쿠시마 방사능오염도 핵폐기물도 그저 남의 얘기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폐쇄된 핵발전소는 수명 끝난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2개에 불과하다. 지금도 우리는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으로 핵발전소 밀집도 세계 1위 국가이다. 여기에 울진에 신한울 1,2호기가 곧 추가 가동을 앞두고 있고, 신고리 5,6호기가 건설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사고가 보여주듯이 단 한번의 사고로도 핵발전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만든다. 또 일본처럼 자국만이 아니라, 주변국과 세계에 피해를 동시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핵발전은 결코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만년 이상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40년 이상 고준위핵폐기장도 없이 임시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포화상태다. 특히 고준위핵폐기물 무대책, 지진 안전성 미확보, 삼중수소 대량 방출과 주민피해 등 문제가 큰 경주 월성 2~4호기는 조기 폐쇄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핵발전소가 존재하는 한 우리의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 더 이상 후쿠시마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안전과 미래를 위해 핵발전소를 하루 속히 퇴출하는 길에 함께 나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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