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신도시 선분양 시장 들썩
후속 작업 미루는 등 의혹 확대

국토해양부가 지난 2일 후분양 개발 예정이던 송파 신도시를 선분양한다고 밝히면서 참여정부가 세웠던 후분양 로드맵이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및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후분양제도의 폐지를 검토한 바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송파 신도시가 지난 2004년 합의된 공공부분 후분양의 첫 사례여서 우선 송파신도시만 선분양할 경우에도 이후 후분양 정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경실련은 “송파 신도시 후분양제 후퇴가 향후 후분양제도가 정착되지 못하고 좌초할 수 있는 심각한 사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측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후분양 정착을 위한 후속작업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후분양제 후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후분양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린다”며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세금납부, 대출제도, 하도급 등에 대해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편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업계는 주택 전매기간 축소, 분양가 상한제 폐지, 투기과열지구 해제, 재건축 임대주택 건설 의무비율 하향조정, 재건축부담금 부담완화, 초고층 복합용도 제한규정 완화 등을 주택경기 활성화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정부가 이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참여정부 부동산대책 회귀 현상 뚜렷
송파 후분양·미분양 취등록세 감면 등

지난달 지역 미분양 아파트 대책 발표에 이어진 정부의 송파 신도시 선분양 계획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가격합리화보다는 건설사 요구를 수용해 건설경기 부양에 치중하는 모습이 확인된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 후퇴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일 “송파신도시의 경우 애초 일정보다 사업 추진이 늦어져 분양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선분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정부는 2004년 공공부분은 2007~11년까지 단계적 후분양 의무화, 민간부분은 금리우대를 통해 후분양 전환 촉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장수급여건을 이유로 도입시기를 1년 연기했고, 올해 송파 신도시가 공공부분 후분양의 첫 사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후분양 1호라는 상징적 의미 뿐 아니라 송파 신도시 개발 이후 큰 시차를 두지 않고 예정된 광교, 인천 검단, 화성 동단 2기 등 신도시의 분양방식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는 것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번 후분양 후퇴 논란이 출범 4개월 새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란 우려다.

이번 송파신도시의 후분양 폐지, 지난달 지역 미분양아파트 대책의 취등록세 감면, 주택담보비율(LTV) 인하 모두 건설업계가 규제개혁과제로 지목해 새 정부에게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들이었다. 이렇게 건설업계의 요구가 하나둘씩 수용되기 시작하면 참여정부 말기 가격폭등을 잡았던 부동산대책들의 골간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새 정부는 거래활성화, 가격안정화만 내세웠지 주택정책이 없다. 참여정부의 정책에 의존해 시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부동산이 민감한 분야라 당장 손을 못 댈 뿐이지 부동산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소형주택 의무비율 등 관련 건축관련 규제가 대폭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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