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금융 피해 책임자 옹호한 예금보험공사 규탄

우리금융 주총서 DLF 사태 책임자 손태승 회장 연임 찬성 유감 [공동논평]l승인2020.03.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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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호기금 운용 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책임 의식도 의심돼

예금보험금의 충실한 수탁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 신속 도입 필요

오늘(3/25)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erivatives Linked Fund, 이하 “DLF”) 불완전판매의 최종책임자, 손태승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이 가결되었다. 잘 알려진대로 손태승 회장은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 DLF 사태 등 대형금융피해 사건을 야기하고, 수많은 개인 금융소비자 피해를 준 장본인이다.

금융당국이 손태승 회장에게 3년간 금융권 임원 자격이 금지되는 “문책경고” 징계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지주가 손태승 회장 재선임을 강행하고 가결한 것에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매우 큰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이번 손태승 회장 연임에는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17.25%)인 예금보험공사가 찬성표를 던진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파산 등의 경우 예금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안정적인 운용에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음에도 기관 가치를 훼손한 손태승 회장 연임에 동조한 예금보험공사를 규탄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정부의 출자금과 국유재산의 무상양여 등으로 조성된 예금보호기금을 운용하는 ‘공공기관’이다. 즉 공적자금, 국민의 혈세로 모여진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당연히 예금보험공사의 기금운용은 전적으로 국민의 공공복리에 기여해야 하며, 기금의 수탁자로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 부실하게 경영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할 책임이 있다.

이런 예금보험공사가 수많은 국민에게 피해를 안긴 금융사건인 DLF 사태 책임자의 연임을 찬성한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예금보험공사는 ‘예금자 보호’와 ‘금융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그러나 예금보험공사는 실적에 매몰돼 예금자를 보호하기는 커녕 막대한 손실을 안기고, 금융소비자의 불안을 가중시킨 인사가 금융기관의 수장이 되는 것을 제지하기는 커녕 찬성 표를 던져 그 연임에 힘을 실어주었다. 자신들의 설립목적에 반하는데도 불구하고 손태승 회장 연임을 가능하게 한 예금보험공사를 규탄한다.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호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며, 동시에 다수 금융기관의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수탁자로서 행동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최근 미국,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연기금들의 ‘수탁자 책임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Stewardship Code)를 한층 더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칙에 따라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더불어 2019년 ‘적극적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위한 기준을 만들었고, 내부 의결 기준에 따라 손태승 회장 연임안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면 예금보험공사는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있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ESG 개선을 위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설 의향 및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참여연대의 질의(2020.3.17.)에 대해 “금융기관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사실상 적극적 주주권 행사 기준을 마련할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호기금을 충실히 운용할 ‘책임’이 있는 기관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는 실망스럽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러한 입장을 바꿔 하루 속히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위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오늘 손태승 회장 연임에 찬성한 IMM프라이빗에쿼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과점주주들이 선임한 이사들 또한 DLF사태에 책임이 있음에도 손태승 회장 연임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고, 결국 가결시켰다. 대부분 기관투자자인 과점주주들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여 수탁자로서 향후 회사 및 주주이익을 훼손하는 이와 같은 행위를 막을 책임이 있다.

한편 손태승 회장은 지난 3월 4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징계를 받아 3년간 금융권 임원 자격을 박탈당했음에도, 주총 전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징계효력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받아 이사에 임명될 수 있었다. 국민 누구나 사법부의 판결이 있기 전에는 무죄로 추정될 권리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인사의 특정 자격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이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의해 사실상 무력화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어선 안된다. 손태승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는 한 개인의 유무죄 판단 및 인신의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인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도리어 집행정지 신청 후 법원 판결이 종결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추후 행정소송에서 금융당국의 징계가 합당하다는 결정이 내려져도 이미 이사로서 임기를 마쳐 그 효력이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손태승 회장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무효를 주장하면서, 조만간 서울고등법원에 항고를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노동시민사회단체 역시 DLF 사태의 장본인에게 내려진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이 취소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며, 집행정지 신청 인용은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표명할 계획이다. (2020년 3월 25일)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공동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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