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기여외교의 의미

[시민운동 2.0] 최수영l승인2008.07.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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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고국을 찾았다. 반 총장은 도착 직후 이어진 환영사에서 국제사회가 처해있는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등의 많은 문제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한국이 국력신장에 상응하는 국제사회로의 기여를 촉구하였다. 이제 한국은 세계 경제 13위의 경제대국으로서 뿐만 아니라 UN의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로서 국제무대에서의 보다 더 적극적인 행위자로 역할을 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와 식량문제 이외에도 빈곤퇴치와 MDGs 목표의 달성, 평화와 인권신장 등 당면한 많은 과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한 국가의 일방적인 노력이나 UN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과거 개도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UN과 함께 이러한 전지구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 기여함을 요구 받고 있으며, 이제는 하나의 의무로 다가오고 있다. 그 중 세계빈곤퇴치를 위한 선진국의 약속인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오고 있으며 한국의 동참은 필수불가결하게 되었다. ODA는 개도국의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정부 대 정부의 지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공영에 기여하는 것이다.국제사회가 권고하고 있는 ODA는 각국 GNI(국민총소득)의 0.7%이다. ODA 목표 달성은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 즉 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이 발표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전세계의 동참을 요청하고 있고, 이는 이제 국제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OECD/DAC의 2007년 ODA 잠정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은 GNI 대비 0.07%로 국제사회가 권고하고 있는 0.7%의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대외원조 규모로서는 19위이며, GNI 대비 비율로는 27위에 해당한다. 우리의 경제규모를 본다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반 총장이 피력한 국력에 맞는 국제사회 속 한국의 위치선정은 ODA 지원 27위가 아닐 것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를 여러 번 표명하였다. 글로벌 외교, 선진외교와 함께 기여외교의 중요성을 피력하면서 공정개발원조의 확대를 후보시절부터 일관되게 약속하였다. 구체적인 ODA 정책 제안도 뒤따랐다. ODA의 점진적인 확대를 통한 국제사회의 원조수준에 부합하고, 한국 원조의 기본과 철학을 세울 수 있는 ODA 기본법 제정하며, ODA를 제공함에 있어 국제적인 규범을 제공하고 그것을 따를 의무를 부여하는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의 가입을 약속하였다. 대통령의 진취적이며 적극적인 행동에 모두 박수를 보내며 환영하였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계획하고 실행하고자 하는 현 정부의 기여외교는 그 동안의 기대와 환영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국제사회에의 기여외교는 실용주의적 국익우선 정책과 에너지, 자원확보를 위한 외교활동으로 변질되고 있다. 한미 동맹 강화에 ODA 활용을 검토하던 정부는 아니나 다를까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전격 타결한 쇠고기 협상으로 국내의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 한승수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중앙아시아 3국과 아제르바이젠을 순방하며 노골적으로 자원외교를 표방하며 국익을 위한 자원외교에 전력을 쏟았다. 그 결과로 총리는 방문국에게 유인책으로 ODA등 3억6천만 불의 지원을 약속하고 돌아왔다.

그럼 진정 우리는 국제사회에의 기여와 실용주의적 국익 추구를 함께할 수 없는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실용주의적 기여외교’가 해안이 될 것이다. 전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공존을 위해 ODA가 존재한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ODA를 사용함에 있어 국익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 국가들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국익실현을 위한 ODA의 활용은 과거 오래 전부터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국익의 관점을 조금 더 포괄적이고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경제력 확대와 자원확보를 위한 국익은 눈앞의 이익 환수를 위해 ODA를 동원하는 것이며 이는 당장의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책임성과 효과성에서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며 오히려 국가 신용을 떨어뜨려 결국에는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켜 다른 어떠한 외교적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진정한 실용을 위한 국익 추구는 좀 더 넓게 멀리 보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개도국의 빈곤감축과 민주주의의 구축, 평화와 인권 신장,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ODA를 아낌없이 지원함으로써 먼저 개도국 우선 정책을 펼쳐야 한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한 몇 안되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현재 개발경험 전수의 러브콜을 무수히 받고 있다. 이는 한국이 개발협력분야에서 다른 어떠한 나라들보다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강점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우위적 위치는 좀더 친근하고 적극적으로 개도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ODA를 통한 진심 어린 지원은 그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튼튼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 될 것이며 이러한 파트너십이 종국에는 한국으로의 이익환수를 가져다 줄 것이다.


최수영 경실련국제위원회간사

최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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