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집시법시행령 개정안에 반대

법률 근거 없이 특정 행사장 소음 규제는 위헌…전면 재검토 필요 노상엽 기자l승인2020.05.0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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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역 소음규제 강화 ‘집시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 제출

참여연대 집회와 시위의 자유 확보 사업단(단장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하 집시자유사업단)은 4일 주거지역의 소음규제를 강화한다면서 심야시간대의 집회시위를 불가능하게 하고 법률에 규정도 없는 국경일 등 행사장 근처의 집회시위 역시 금지하는 결과를 낳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경찰청공고 제2020-8호, 이하 시행령안)에 대해 반대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경찰청에 제출했다.

▲ 참여연대가「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일부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경찰청에 제출했다. (사진=YTN)

경찰청이 지난 3월 24일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의 주요내용은 △심야 주거지역 등에 소음기준 강화 △최고 소음도 기준 도입 △국경일 등 행사장에 주거지역 소음 기준 적용 등이다. 집회 시위의 자유와 국민의 평온권(수면권·건강권)을 조화시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개정령안은 집회 시위의 자유와 국민의 평온권의 조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중이 모여 집회의 상대를 설득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집회의 본질인데, 시행령안에서 제시한 60DB이라는 기준은 일반인의 보통회화 수준으로 아무리 주택가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 기준을 맞추라는 것은 사실상 집회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시행령안은 막연히 ‘주거지역’이라고 할 뿐 구체적인 정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주거지역에 대한 확성기 소음 규정을 강화하려면 먼저, 확성기 규정인 집시법 14조에서 주거지역에 대한 추가적 제한의 근거를 규정할 필요가 있고, 특히 여기서 말하는 주거지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시행령에서 규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법률이나 시행령에는 이에 대한 반영없이 시행령에 그것도 구체적인 정의 없이 ‘주거지역’이라고만 함으로써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집회 제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헌재결정으로 야간집회가 전면 가능한 현재 상황에서, 시행령안은 야간집회 그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확성기 규정에 근거하는 시행령 개정으로 소음규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주거지역에서 심야시간대에 집회 제한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본권 제한을 법률에 근거해서 하라는 헌법 37조 2항에 반하는 것(법률유보위반)이다.

특히 경찰은 20대 국회에 야간집회 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집시법개정안(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21234)을 제출하였으나, 통과되지 않고 대안 폐기되자 우회적으로 이번 시행령안에 심야시간대 주거지역 등의 소음기준을 강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심야시간 집회 제한조항을 신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

▲집시법 14조는 확성기를 사용하여 과도한 소음피해를 주는 경우에 대한 규정이다. 그런데 법14조의 위임을 받아 주거지역의 심야시간 소음 제한에 대한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국경일 행사장소에서의 소음제한까지 신설하고 있다. 이러한 시행령 내용은 해당 법률(여기서는 14조)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내용의 추가이다.

헌법 75조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따라서, 굳이 신설하고자 한다면 이 역시 법률 14조에 근거를 마련한 후에 시행령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집회의 자유도 무한정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이번 시행령안에서 밝히고 있듯이 주거지역, 학교, 공공도서관 등 특정장소에서의 사생활, 주거권, 수면권 등을 위해 제한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집회의 자유 본질을 침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시행령안은 1)법령상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은 채 주거지역이라는 포괄적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경찰의 자의적 집회 제한이 가능한 독소조항이며, 2)야간 집회 금지 조항을 신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의 심야시간대 소음규제 신설하여 헌재의 위헌 결정 취지에 반하고 3)국회 입법으로 반영할 사항을 시행령안으로 규정하여 법률유보의 원칙 위배 4)국경일 등의 행사일에 주변의 집회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제한함으로써 집회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는 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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