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속에 여성노동자가 있다”

부산여성회, 임금차별타파의 날 맞아 대책 마련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0.05.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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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성회는 2020년 제4회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부산지역 임금차별타파의 날을 맞아, "해고·돌봄 0순위, 재난 속에 여성노동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성평등 노동과 돌봄 민주주의 실현으로 위기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금차별타파의날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성별임금격차의 문제가 여성의 노동을 저평가하며, 여성을 일터와 삶터 모두에서 성차별적으로 처우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을 드러내고자 제정한 날이다. 2019년 8월 기준 남성정규직 임금 대비 여성 비정규직 임금 비율은 37.7%에 불과하다.

▲ 한국 여성 10명 중 4명은 저임금 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세계여성의 날인 지난 2018년 3월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 참석자들이 대회를 진행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오늘인 5월 18일 이후부터 12월 말까지 여성비정규직은 무임금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어려운 현실에 닥쳐온 코로나19 재난은 성차별을 강화하며, 결과적으로 성별임금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매우 높다.

여성취업자는 지난 3월 전년 동월대비 11만5천명, 4월 다시 29만3천명이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되는 숫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19 위기는 다른 어떤 위기보다 노동자들을 더 촘촘하게 나누고 있다. 필수 노동자인가, 재택근무가 가능한가, 어떤 업종인가, 어떤 고용형태인가에 따라 나의 건강과 생계 유지 가능 여부가 갈리고 있다.

부산여성회는 "어떤 일을 하는가에 따라 노동 강도가 심해지는가 하면 아예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취약성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위기는 불평등을 강화한다. 지금 여성노동자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 사회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업무를 대체할 인력이 없어 코로나19 재난상황에도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기 어렵고, 근로기준법상 예외적용을 받고 있기에 해고를 당하더라도 구제신청 할 수 없으며, 휴업을 하더라도 휴업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초단시간 취업자 수 중 특히 20대의 경우, 전년 동월과 비교하여 2020년 3월에 20대 초반 여성은 10만1천명(20대 초반 남성은 4만1천명) 감소, 20대 후반 여성은 2만명(20대 후반 남성은 1만4천명) 취업이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초단시간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며, 그 중 20대 초반 여성들에게 더 큰 어려움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 상 노동자가 아니고, 고용보험가입을 하지 않기 때문에 휴업수당이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으며, 최근 부산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감소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생계비를 지원하는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으로 1인당 최대 5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했지만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본인 소득과 관계없이 건강보험료 납부액이 기준을 초과하게 되어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 되거나, 소득요건이 완화 된 사실을 알지 못해 지원금 신청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멈추게 되면서 돌봄 책임은 당연하게 가족에게, 다시 여성에게 전가되고 있다. 여성들은 증가된 가사·돌봄노동에 허덕이고 있지만 분담해줄 이 역시도 다른 여성 가족구성원이다. 돌봄은 여성만의 몫이 아니라 모두가 행해야할 의무이자 누려야할 권리이다.

부산여성회는 "여성은 필요하면 노동시장으로 불려나오고 어려워지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대기조가 아니라, 스스로 독립 생존해야 하는 한국사회의 시민이며 당당한 노동자이다. 돌봄은 사회와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사회적 돌봄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공공성을 강화하고 돌봄 분담을 민주주의의 핵심 문제로 상정하여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확대된 예산의 편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취약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다. 코로나19 위기는 여성노동과 돌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위기이다. 더 이상 여성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성별임금격차를 양산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노동시장을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를 통해 성평등 노동 실현을 앞당기며, 돌봄민주주의가 실현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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