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니즘(Tokenism) 빠진 청소년 참여권리 재점검 필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청소년 참여권리 보장 만족도 가장 낮아 이영일 객원칼럼위원l승인2020.05.2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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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청소년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간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총 8,426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주관적 행복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실시한 '청소년이 행복한 지역사회 지표' 조사 결과가 바로 그것.

이 조사의 주관적 행복지표는 ① 주관적 웰빙 ② 관계 ③ 건강 ④ 교육 ⑤ 안전 ⑥ 참여 ⑦ 활동 ⑧ 경제 ⑨ 환경 등 총 9개 영역이고 영역별 세부지표로 구성되는데, 이 영역중에 청소년들이 각종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권리 보장' 영역의 만족도가 가장 낮게 나타나 눈길을 끈다.

10점 만점으로 측정되는 만족도에서 청소년 참여권리 보장의 만족도는 6.51. 그 다음으로 만족도가 낮은 영역은 청소년활동 여건(6.97)이었다. 삶의 만족도(7.02)나 인간관계(7.51), 안전(7.47) 보다 청소년 인프라와 참여활동들이 청소년들에게는 더 불만인 것.

▲ 최근 5년간 (2015~2019) 주관적 행복지표의 영역별 전반적 만족도. 청소년 참여 권리 보장이 제일 낮은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의 참여’에 대해 정치·사회·문화 및 법적 협력을 도모하기 위하여 1949년 5월 5일 창설한 범유럽 정부간의 협력기구인 Council of Europe (유럽회의)는 1992년에 ‘책임과 의무를 갖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포함되고 허용되고 조장되어야 할 청소년의 권리’라고 정의한 바 있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OECD 국가중 2위에 이를만큼 높은 청소년들의 지적 역량과 성숙한 의사소통, 사회 참여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청소년특별회의나 청소년참여위원회, 미래세대위원회, 차세대위원회, 청소년의회 등의 다양한 청소년 참여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의사를 정부와 지자체 청소년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 이 청소년 참여기구의 목적이다. 그런데 왜 청소년들은 이 참여권리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걸까?

이는 한 인터넷언론에 실린 청소년 참여 현실을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 청소년인권운동단체가 청소년 참여기구에 참여해 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 UN에서 제시한 청소년 참여 수준 5단계 중 1단계 "어른들이 의사 결정을 하고, 청소년에게 지시한다"에 해당한다는 응답자가 37.4%, 2단계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문을 구한다"에 해당한다는 응답자가 35.1%로 나타났다. (프레시안 2월 28일자, '선거권을 빼앗긴 청소년들의 참정권을 위해'에서 인용)

이는 72%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참여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아직도 청소년들을 들러리 세우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여성가족부가 5월 초, 청소년 정책 참여를 중심에 놓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의제 발굴 시스템을 정형화하며 육성과 지도, 수련이라는 수동적인 시각을 탈피해 성장 지원, 체험, 참여를 청소년정책 기조에 반영한다고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참여의 수준이 단순한 체험활동 수위로 제안이나 의견 제출로 끝나는 것이 문제였기에 이를 답습하면 헛구호로 끝날 일이다.

‘청소년이 행복한 지역사회 지표'조사를 실시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도 “참여권리 보장 만족도가 최근 5년간 큰 폭으로 증가해 다른 지표와 간극을 좁히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청소년 관련 의사결정에 청소년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라는 뜻이다.

청소년 참여기구를 만들어 놓고 청소년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아이들을 들러리 세우는 토크니즘(Tokenism)으로 우리 청소년 참여정책이 진행된다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미래 사회 주역으로서의 민주적 인재 양성을 뿌리부터 갉아 먹는다는 것을 정부와 지자체들은 명심해야 할 중요한 조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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