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주주 특혜 제공 정책·입법 추진 반대”

총수 이익독식 정책·입법 시도 철회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0.06.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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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6월 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벤처투자에 대기업 자본이 최대한 활용되도록 제도개선 추진’을 목표로 그동안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허용되지 않았던 기업형벤처캐피탈(이하 CVC) 보유방안과 벤처지주회사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검토하기로 하고 비상장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을 위한 벤처기업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이 벤처 투자 활성화를 구실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대기업 벤처산업 지배 및 지배주주 특혜 제공 정책·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또한 6월 11일 ‘제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 본부회의’에서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 방안을 7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이원욱, 송언석 국회의원이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발의했다.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 허용뿐만 아니라 차등의결권 주식의 발행을 허용하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벤처지주회사의 비계열사 주식 취득 제한 폐지 등 특혜 규정이 포함되어 있어, 대기업의 벤처기업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입법이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지주회사의 CVC 소유 허용은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며, CVC가 재벌 소유의 벤처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 수단이 된다면,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 확대와 부의 집중 그리고 투자자의 자금이 재벌 총수의 사익편취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벤처지주회사의 비계열사 주식 취득 제한이 폐지될 경우에도 재벌대기업이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벤처시장을 교란하고 무분별한 계열사 확장을 조장할 위험이 존재한다. 이에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벤처회사에 대한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거나 편법적 경영 승계에 악용할 우려”, “지주회사가 타인 자본으로 지배력을 확장하게 될 경우, 기업 지배의 책임성과 투명성 확보라는 지배구조 개선과 공정경제의 근간을 위협하게 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역시 현행 법상 이미 의결권 없는 주식 발행이 가능함에도 적극적 활용사례가 없는 점에서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도리어 벤처 투자자본의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려 코리아디스카운트라는 역효과가 발생할 우려도 존재하고 있다.

정부는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나 6월 5일 동일한 취지로 발의된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경우, 차등의결권 주식의 발행해 관해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주 1의결권 원칙에 위배된 차등의결권 도입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최대주주로 하여금 소유 지분 대비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게 하고 경쟁과 창의보다는 사익편취와 이익독점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의당 배진교, 장혜영 국회의원 및 민생본부, 경실련, 참여연대, 한국노총 등은 정부와 여당이 벤처 투자 활성화를 구실로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대기업 벤처산업 지배 및 지배주주 특혜 제공 정책·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23일 국회소통관에서 개최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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