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는 CSR의 종속변수 아닌 핵심"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책임 활성화 토론회 이재환l승인2008.07.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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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개념 넘는 사회적기업 발전모색도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경제사회적 방안으로 주목받는 사회적 기업 육성과 사회책임투자(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의 국내 정착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과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사회적 기업과 기업의 사회책임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업사회책임(CSR)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효과적인 적용 방법인 사회적 기업과 SRI의 확산 공감대를 넓힌 이날 토론회를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류승태 기자

“SRI(사회책임투자)는 CSR(기업사회책임)의 종속변수가 아니다. SRI는 CSR을 추동하는 가장 구속력있는 접근이다.”

류영재 소장
토론회에서 ‘CSR의 활성화를 위한 SRI의 발전방향 제시’란 주제로 발제를 한 류영재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부설 지속가능투자연구소 소장(사진)은 “현재 SRI는 ‘하나의 대안적 투자’에서 ‘새로운 형태의 투자 전략’으로 격상되며 주류 투자가들에게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SRI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다고 지목한 류 소장은 그중에서도 기업의 무형적 측면을 바라보는 ‘비 재무적 요소 또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의 측면, 즉 ESG 요소’를 분석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RI의 3대 핵심 가치로 △장기투자의 추구 △ESG 선별(screening) △주주권의 적극활용 등을 꼽았다. 장기추자 추구 가치에 대해 류 소장은 “단기투자에 의한 일과적 이익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투자와 이익을 말한다”고 밝혔다. ESG 선별은 “기업의 각종 이해관계자 대응의 중요성 부각,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 확산과 이에 따른 다양한 국제규범 및 이니셔티브의 등장, SRI 투자 실적의 향상 등과 맞물려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주권의 적극적 활용은 “전통적인 투자가 이른바 월 스트리트 기준에 따라 수동적 투자로 일관했다면 SRI 투자가들은 주식 매입 시 따라오는 주주권을 하나의 자산으로 간주해 그것을 사회책임적 관점의 원칙과 절차에 따라 행사하는 ‘수탁자 책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고 밝혔다.

류 소장은 “SRI의 주류화와 ESG 투자 확대의 상징적이며 실제적 증거는 2년전 출범한 UN PRI(사회책임투자 원칙,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 세계적 규모의 대형투자기관들이 앞다퉈 참여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SRI와 ESG 등의 투자원칙을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사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용희 교수
‘사회적 기업의 자본시장 조성을 위한 과제’란 주제로 발제한 양용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적기업 인증심사위원장, 사진)는 지난해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후 사회적 기업이 인증작업을 통해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협소한 틀 만으로 성공적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기대와 염려가 교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정부는 그동안 자활사업과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실시했지만 이들 사업 모두 지나친 정부 재정 의존과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이라는 관점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공익 사회적 기업과 비교할 때 제한적인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회적 기업에 정부의 정책 뿐 아니라 비영리조직의 역할과 민간시장의 참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목한 양 교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 ‘자본시장’을 기금, 융자, 투자, 모금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의 투자가 정부와 비영리민간단체로 매우 제한돼 있는 현실에서 이를 확대하려면 ‘일반시장’에서 사회적 기업의 자본시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시장에서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일반 기업과 같이 시장에서 동등히 경쟁해 수익을 창출할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소액융자와 기금지원을 위한 투자기관들의 ‘장’을 사회적 기업의 경영목적에 따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업을 위한 사회적 벤처캐피탈이나 사회적 기업 기금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부지원의 체계화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적 기업 지원 노력, 사회적 기업 투자정보 등을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 등의 제안이 이어졌다. 그는 “사회적 목적 실현의 성격이 강한 사회적 기업의 경우 모금역량을 향상시켜 민간기금을 개발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자본주의 부작용 치유, 체계적 논의 필요”
윤리경영·소비까지 내다보는 사회적 기업을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장영옥 기업책임시민센터 사무국장은 “SRI의 정보가 될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의 발간을 촉진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이 보고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지속가능보고서 검증은 전문성과 독립성 및 이권개입이 없는 사회, 환경, 노동 등 전문 분야 NGO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사무국장은 또 “오늘날 NGO들은 국내외 네트워크가 잘 돼 있어 NGO들이 확보한 정보 활용과 신뢰도를 근간으로 CSR 활성화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를 위한 정보 제공 통로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방법으로는 기업으로 하여금 비재무적인 정보인 사회적 책임 이슈에 대해 공시하게 하는 방안을 강제 또는 유인토록 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병욱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SRI 활성화를 위해 법으로 강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시장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사회적 기업 활성화와 관련한 토론에서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현재의 지원 체계는 인증을 도우며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한 교육 및 경영컨설팅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그러나 사회적 기업이 시장경제 내부에 연착륙하면서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치유하는데까지 이르기 위해선 향후 윤리적 경영관리나 윤리적 소비 등으로 지평이 넓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지원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동완 전남 영광 청람사회복지회 사무국장은 “직접적 지원금 제공보다 사회적 기업들이 경영상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기업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회적 기업에 맞는 투자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사회적 투자자 유인과 이에 걸맞는 자본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체계적 연기금 투자 시스템
[외국의 SRI 현황·사례]


◇일본=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유사한 ‘후생연금기금연합회’의 주주의결권 행사에 관한 실무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배구조의 원칙 중 하나로 명기하고 있다. 하지만 안수현 교수는 “연금을 운영하면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임투자를 인식하고 진행한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캘리포니아공무원펀드’(CalPERS)와 같은 기금이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투자를 표방하고 지원한다. CalPERS는 특히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고령자를 위한 주택정비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다.

미국에서 SRI(사회책임투자)가 증대한 실질적 배경은 개인연금과 기업연금의 활성화 때문이다. 특히 기업연금을 통해 기업사회책임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여기에 개인연금에서도 SRI가 많이 이용되는 추세인 것이다.

◇프랑스=지난 2003년 4월 은퇴기금펀드(FRR)의 투자정책 일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FRR의 이사회는 경영진에게 ‘최선의 실행’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을 요청했다. 그 내용은 재무 분석과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Triple Bottom Lines)을 고려할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장기투자·투명 절차 마련을
[국내 활성화 발전방안]

류영재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GIF) 부설 지속가능투자연구소 소장은 국내 사회책임투자(SRI)의 역할과 발전방향으로 우선 장기투자의 유도를 위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의 경우 선진국 투자기관과 같이 투자원칙의 제정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SRI 공모펀드의 확대를 위해 일정기간 이상(5년 이상)의 환매를 금지하는 장기투자상품의 경우 세금감면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제자산운용평가기준(GIPS) 등과 같은 신뢰할 만한 평가기준의 확대 도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프라 발전 방향으로 “정부 차원의 ESG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분석이나 경영관여 시 유용한 기준으로 활용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SRI 관련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약관 및 상품설명서 등에 투자원칙, 투자대상 기업 선택기준 및 의결권 행사 방법 등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토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주주권의 적극 활용 방안으로는 “국내 기관투자가 등도 해외의 선진 투자기관들의 경영관여 전략을 벤치마킹해 국내 실정에 맞는 우호적 경영 관여 전략의 수립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 ESG 이슈에 대한 의결권 행사기준을 마련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한 의사결정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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