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입법권 훼손하는 전문위원 검토보고제도 폐지 필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던 장OO 수석전문위원이 16개 피감기관 간부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 받는 현장이 언론 보도(JTBC)를 통해 드러났다. 장 수석전문위원이 상임위를 이동하게 되자 환송회를 명목으로 향응이 있었고, 내기 골프를 빙자해 황금열쇠를 받았다는 것이다.

관련해 참여연대는 “명백한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 국회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피감기관의 향응과 금품 제공 대상이 된 것은 전문위원 검토보고제도가 법안심사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장OO 위원과 국토부 피감기관 간부들의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에 고발하고, 수사기관은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 (사진=대한민국 국회의사당)

또한 “국회는 타 상임위에서도 유착이 있는지 전수조사에 착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전문위원 검토보고제도 폐지를 포함한 국회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탁금지법은 직무관련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68만원 상당의 황금열쇠(금품)를 주고받은 행위는 청탁금지법 8조 위반에 해당하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에 처해지는 범죄이다.

장OO 위원은 피감기관 기조실장들과 정보공유를 하는 차원에서 만나왔기 때문에 환송회도 순수한 친목모임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피감기관인 기조실장들과 국회 상임위에 소속된 공직자가 친목모임을 가질 이유도 없고, 향응을 받은 것 자체가 공직자의 청렴의무를 훼손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명백해 보이는 이 사건을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수사기관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국회 사무처에서는 타 상임위원회에서도 상임위 소속 전문위원과 피감기관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유착사례가 없는지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

국회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에게 피감기관의 기조실장들이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근본 원인은 법안심사 과정의 전문위원 검토보고제도 때문이다. 국회법상 전문위원은 국정감사를 지원하고, 법안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검토보고서를 제출한다. 국회는 법안심사 시, 첫 단계로 해당 법안에 대한 전문위원의 검토보고를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고, 전문위원의 검토보고가 국회의원들의 법안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참여연대는 “어제 알려진 사건은 피감기관들이 상임위 전문위원을 로비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준 것이다. 이러한 부적절한 유착을 근본적으로 막고, 국회의원의 입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위원 검토보고제도를 폐지하는 등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