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윤중천 등 관련, 해결 방안’ 토론회

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라운드 테이블 개최 노상엽 기자l승인2020.09.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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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둘러싼 쟁점 및 해결 방안

한국여성의전화 “제대로 된 판결으로 사법 정의 실현해야”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24일 오전 10시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 ‘깊은’에서 <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둘러싼 쟁점 및 해결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라운드 테이블은 온라인 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생중계됐다.

▲ (사진=한국여성의전화)

이번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윤중천에 대한 1·2심 판결의 문제점을 비롯한 ‘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법적 쟁점, 지속적 성폭력 사건의 성폭력 범죄 정의 등에 관한 해결 방안, 강간외상증후군과 성폭력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황에 대한 이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과 본 사건의 성착취 구조의 동일성, 비인도적 범죄로 정의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 등의 내용이 거론됐다.

라운드 테이블은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최선혜(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소장), 이찬진 변호사(피해자 공동 대리인단), 최현정(피해자 공동 대리인단,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이수정 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장임다혜(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효린(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 권김현영(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이 토론자로 함께 했다.

첫 번째로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이 <김학의, 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경과 및 사건 해결의 의미에 대해 토론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이어진 이 사건의 경과를 정리하며 이 사건에서 여성들은 '뇌물'로 여겨지며, '별장' 등에서 발생한 범죄가 '성접대'라는 이름으로 지워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2019년 검찰 과거사위원회 권고에 따라 재수사하여 김학의, 윤중천이 기소되었으나 '면피용 기소'에만 그쳤고 관련자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사건을 통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지금도 많은 피해자들은 사법 체계 내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본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 없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법 시스템에 대한 개혁은 가능하지 않다며 ①이 사건이 ‘성폭력 사건’임을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어떤 의혹도 남지 않도록 재수사 ②본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바탕으로 부실, 위법 수사에 가담한 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가 이루어지고 정확한 처벌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③이 사건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검토하고, 당시 수사의 문제점을 바탕으로 여성폭력 사건 처리에 대한 개선 및 피해자 권리 구제 등의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서 이 사건의 피해자 공동 대리인단의 이찬진 변호사가 본 사건의 본질과 검찰 수사 및 기소 등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이 사건의 본질은 1년 8개월에 걸친 장기간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폭력 사건이며, 장기간 피해자를 성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2013년의 수사와 2019년 과거사위원회 권고, 이후의 수사와 공소제기, 판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검찰이 수사 권한을 남용했고, 수사 과정상 2차 가해를 반복했으며, 김학의와 윤중천의 범죄 혐의를 축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 결과로 김학의, 윤중천의 지배와 억압 상태에서 강요된 성폭력 범죄였던 피해 사실이 뇌물로 둔갑되었고, 김학의에 대한 해당 범죄 또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수사단의 수사가 자기 식구 감싸기, 검찰 조직 비호에 급급한 수사였으며, '지연된 정의'나마 갈구했던 피해자의 애절한 바람이 '피해자는 있으나 가해자와 책임자는 없다'는 사법적 결과를 통해 잔인하게 짓밟히고 있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쟁점이 되었던 성폭력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황에 대한 이해에 대해 발표하며 이 사건 피해자의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넘어서 강간외상증후군(Rape Trauma Syndrome)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 (사진=한국여성의전화)

이 사건의 피해자는 장기간의 성폭력 피해에 의해 억압된 상태로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당해 무조건적인 순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강간외상증후군(Rape Trauma Syndrome)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피해자에게 합리적 대답을 요구하며 강압적 수사를 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덧붙여 검찰과 법원은 피해자의 피해자화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합리적 판단 능력'이 피해자에게 당연히 있을 거라고 여기며 피해자의 피해 호소에 대한 비난 섞인 질문을 반복했다고, 이는 굉장히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중천에 대한 1, 2심 무죄 판결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며 명백히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지금이라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바로 잡고 사법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피해자 공동 대리인단에 함께하고 있는 최현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윤중천 1, 2심 판결을 중심으로 김학의, 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법적 쟁점을 더 상세하게 짚었다. 피해자 진술 신빙성 판단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법원이 피해자에게 전형적인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됐음에도 불구하고 신빙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강간죄의 구성 요건인 폭행과 협박의 판단 기준에 대해서도 법원이 법리를 오해했다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성폭력 사건의 특성과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폭행 협박의 정도, 양상, 반복성과 지속성에 대해서도 심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해자의 지배와 통제 수단에는 폭행, 협박, 감시도 있지만 간헐적 보상도 있는데, 이것을 대가 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정당한 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성폭력 사건의 특성을 반영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장임다혜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사법 기관이 지속적 성폭력 사건의 법적 특수성을 수사와 판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행/협박의 유형력 중심의 구성요건 체계로 인해 지속적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해석이 어렵다고 설명하며, 지속적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력뿐만 아니라 위력에 의한 협박, 통제와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 등을 폭넓게 해석해 현행 법률에 포섭되지 않는 처벌의 흠결 사항들을 보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중천 사건 1심 판결은 지배 및 착취 관계가 지속되는 경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우호적 태도가 나타날 개연성이 있음을 고려하지 못하고 피해자 진술을 탄핵했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성인지 감수성에 기초해 지속적 성폭력 사건을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보호법익이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변경됐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여전히 보호법익을 정조에 기초해서 해석하고 있으며 피해자 태도를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의 폭력적 행위 여부나 피고인 행위에서의 강압적이고 착취적인 요소와 내용, 통제의 정도 등을 중심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사진=한국여성의전화)

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은 성착취 구조로 짚어본 '김학의, 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대해 발표하면서 ‘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가해 수법의 측면에서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을 기망하며 동원한 방식, ‘노예’, ‘상품’, ‘도구’로 취급된 피해자, 여성의 물리적 신체이든 성적 이미지이든 소비하는 수요자까지 두 사건이 발생 시기와 공간이 전혀 다름에도 이토록 유사한 이유는 사건의 본질이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포 협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유포 협박은 성적인 내용이 담긴 불법촬영물·성착취물을 빌미로 피해자를 억압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피해자에게 큰 위협이 되고 계속되는 착취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통제하는 기능을 한다고 주장했다. 유포 협박 그 자체를 성폭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협박 상황에서 여성의 자발성을 기준으로 피해의 책임을 묻는 태도들 또한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된다고 역설하며, 성폭력과 성착취의 기저는 ‘성욕’이 아닌 ‘능욕’이며, ‘관능’이 아닌 ‘권능’의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의 권김현영이 여성에 대한 비인도적 취급이 범죄인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이 사건은 인신매매 범죄라고 주장했다.

성접대를 '인신매매'로 취급하면 자발성 여부에 대한 쟁점이 이동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하며, 김학의·윤중천 사건에서 다뤄진 법적 쟁점은 ▲별장에 가기까지의 과정에 강제성이 있었는가 여부, ▲당시 일어난 성행위 등에 폭행 협박 부동의 등 강간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는가 여부, ▲주요 사건 발생 이후 위협과 기만, 사기 등을 통해 법적인 호소를 할 수 없을 만한 사정이 있었는가 등이기 때문에, 취업알선, 사기, 성접대, 기만과 협박 등을 인신매매된 상황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학의·윤중천과의 관계에 대해 피해자가 가진 정서적, 경제적 의존 상태와 이에 대한 부탁과 감사의 표현, 지속적인 거절과 모욕감, 반복된 성적 착취 등은 피해자의 자발성의 결과가 아니라 인신매매된 피해자가 가해자와 트라우마 유대감을 가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윤중천과 김학의의 범죄가 무죄라면 인간의 존엄성이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천명하는 판결일 것이라며, 이 범죄를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로 규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마무리했다.

"전 이 두 사람이 법 앞에서 조금도 부끄러움 없이 하는 말과 행동들이 너무나 가증스럽고 무섭습니다. 저에게 가해를 했던 그 순간처럼 공포스럽고 무섭습니다. 성폭행 강간범이라는 죄명을 자기가 받는 것은 두려워하면서 한 여성의 인생을 권력이라는 힘으로 무너뜨리고 너무나 당당한 두 사람이 절대로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큰 범죄를 행했으면서도 권력으로 법률을 피해 가며 자신들의 가족을 지키려 하는 모습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 버틸 수 있었던 거는 그래도 사법부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윤중천은 처벌받지 않는다면 절대 반성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간절함을 어찌 전달해야 할지 눈물만 흐릅니다. 판사님께서 엄중한 판결을 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은 피해자의 목소리와 함께 마무리됐다. 200여명이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김학의, 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서명에 참여하는 등 이 사건의 판결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본회는 '김학의, 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판결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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