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는 의료를 서비스산업화하려는 기획재정부, 경영다각화를 모색하는 보험업계, 자본조달 수단을 확보하려는 대형병원 등 3자의 이해가 일치된 합작품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기존 보험시장의 포화와 외국사의 국내시장 진출로 인한 난국을 건강보험시장에 진출하여 보상받으려 하기 때문에 의료민영화의 숨은 주역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이슈리포트 ‘누가, 왜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가’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이명박 정부 인수위 시절부터 논란이 된 영리병원 도입, 당연지정제 폐지, 민간보험 활성화, 공·사보험 정보공유 등 일련의 의료민영화 정책 추진세력들의 논리와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보고서는 보험업계, 기획재정부, 대형병원 등을 의료민영화 3주체로 지목했다. 특히 보험업계는 “정부보험을 대체하는 포괄적 보험을 민간의료보험의 최종적인 목표로 제시하고, 삼성생명 등 대형보험사들이 이를 실행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기획재정부로 대표되는 관료집단도 외국환자 유치, 의료서비스 산업 선진화, 보험업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의료를 돈벌이 산업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이들 의료추진화 주체들의 추진논리인 서비스 고급화론, 경제성장론, 의료를 매개로 한 지역발전론을 현실에 적용하더라도 의료비 급등, 의료양극화 등의 부작용이 수반돼 예상만큼의 결과를 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의료민영화가 현행 건강보험에 기반한 의료시스템을 무너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민영화 결과로 영리병원이 도입될 경우 수익성이 높은 부가적인 의료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는 반면 필수의료 기피현상과 저소득층 진료 부실로 인해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의 질은 떨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또 민간보험이 활성화되면 건강보험체계가 무너져 광범위한 의료사각지대가 발생, 의료 양극화는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의료관광을 통한 외화벌이도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허구적이라는 설명이다.

참여연대는 “의료민영화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낮고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의료민영화 정책을 즉각 포기해야 하며, 국민건강권과 사회적 연대에 기초한 건강안전망 구축을 위해 보건의료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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