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담배 필터가 친환경?

환경연합, 허위 광고로 소비자 기만한 KT&G 공정위 신고 예정 양병철 기자l승인2020.10.1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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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해양생태계 파괴 최대 주범인 플라스틱 필터를 친환경 필터로 오인할 수 있도록 표시 광고…“소비자 기만”

환경부 “흡연 후 담배꽁초에서 유해물질 농도 증가 및 신규 발암물질 생성 등 동물실험에서 높은 기형율과 치사율 확인”

KT&G가 해양생태계 파괴 최대 주범인 담배 필터를 친환경 필터로 오인할 수 있도록 표시 광고해 소비자를 기만한 사실이 드러났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KT&G가 더원(THE ONE) 담뱃갑에 “산소를 불어 넣은 깨끗한 숯필터의 깔끔한 흡연감”이라는 문구로 “친환경적인 필터인 것처럼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 KT&G의 더원(THE ONE) 표시광고 문구 (사진=KT&G)

환경부가 실시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흡연 후 담배꽁초에서 기존 유해물질 발생 농도가 증가는 물론, 신규 발암성 물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더욱이 미세플라스틱 뿐만 아니라, 담배 필터 내 유독물질 누출로 동물실험에서 높은 기형율과 치사율을 확인했다.

올해 5월에 발표된 환경부의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담배꽁초에 포함된 유해물질을 분석한 결과, 생식독성물질인 톨루엔 외 8종의 물질의 경우 흡연 전 담배꽁초 대비 흡연 후 담배꽁초에서 유해물질 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발암물질인 벤젠, 생식독성 물질인 M-크레졸, 신경독성물질인 니코틴과 같은 물질의 경우 흡연 후 담배꽁초에서 신규로 검출됐다.

게다가 생태계 유입 시 해양 생물의 기형 및 척추변형까지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흡연 전·후 담배꽁초 개수에 따른 척추동물 제브라피시(zebra fish) 치사율 변화를 확인한 결과, 담배꽁초 단위 개수가 증가할수록 치사율이 증가했다. 담배꽁초 100개 이상에서는 흡연 전 담배꽁초보다 흡연 후 담배꽁초에서 치사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흡연 전·후 담배꽁초 개수에 따른 기형 여부를 확인한 결과, 흡연 전에는 30%의 기형율을 보였으나 흡연 후 60% 기형율로 약 2배가량 증가했다. 기형 종류별로는 흡연 전 샘플에는 모든 기형이 척추 변형으로 확인되었지만, 흡연 후 샘플에는 난황부종이 70%, 척추변형이 30%로 나타났다.

국내 생산 담배 90% 이상이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로 구성된 플라스틱 필터이다. 담배꽁초가 하수구나 빗물받이 등으로 유입될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해양 미세플라스틱 발생에 따른 담배꽁초 기여도를 산정한 결과, 하루 최대 7톤의 담배꽁초 미세플라스틱이 국내 바다에 유입된다고 분석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실제 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전국 동서남 해안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담배꽁초(지역당 1시간 동안 635개비 수거)가 가장 많이 확인됐고, 5월에 진행한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 중 54%(6486개비)로 달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환경부 또한 국내 담배 전체 생산량(1억7천여개비)의 7%에 해당하는 1,200만개 담배꽁초가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담배꽁초 내에 유해화학물질,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인체 유해성과 생태 독성 등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지만, KT&G를 비롯한 담배회사들은 플라스틱 담배 필터 대체재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KT&G는 담배 필터가 인체 뿐만 아니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거짓 문구로 친환경적인 필터인 것처럼 의도적으로 표시 광고함으로써 소비자를 기만하고 국민을 우롱했다는 것이다.

▲ 해변에 버려진 담배꽁초 (사진=Freepik)

담배제조사가 납부한 폐기물 부담금이 담배세 중 84%(2017년 기준)에 불과한 데다 담배꽁초 수거·처리를 위해서는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담배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KT&G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윤리 의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담배꽁초로 인한 유해화학물질 노출과 미세플라스틱 발생으로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음에도 담배 제조사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자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담배 필터를 친환경 담배 필터로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 광고 위반한 행위에 대해 KT&G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운동연합은 “WHO의 담배규제협약에 따라 기업과 정부에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대한 담배 규제를 강화하고 근본적으로 담배 관련 제품에 대한 감축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추후 활동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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