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식과 욕망의 아파트

[이주원의 티핑포인트] 이주원l승인2008.08.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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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0일 교육감선거에서 주경복 후보가 졌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7개 자치구에서 이겼는데도 강남, 송파, 서초 3구의 공정택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졌다. 선거가 끝나고 다양한 결과분석이 나왔다. 강남의 승리라든가, 전교조가 패인이라든가, 주경복 후보는 정책이 공허했고 특히 강남아줌마들을 배려한 정책이 없어 졌다는 등 다양한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런 분석들은 현상만을 분석한 것일 뿐, 서울, 수도권에 사는 시민들의 투표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은 되지 않았다. 계급투표의 부활이라고 불릴 정도의 강남3구의 압도적인 공정택 후보에 대한 몰표(강남구 32,776표차, 서초구 21,751표차, 송파구13,457표차)는 이미 예상되었다. 지난 18대 총선 결과를 복기(復碁)해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18대 총선에서 다른 자치구에서는 대체적으로 박빙의 승부를 벌인 곳이 많았으나, 강남3구에서는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그것도 꽤 압도적인 표차이로 승리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와 18대 총선 결과를 놓고 우리는 한 가지 공통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그건 ‘아파트’였다. ‘강남의식’으로 무장한 사람은 강남에만 사는 것은 아니다. 강북에도 ‘강남의식’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성북구를 예로 들면 한신아파트 단지나, 래미안아파트 단지 등 중산층의식이 팽배한 아파트단지에서는 공정택 후보가 주경복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겼으며, 심지어 서민들과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장위뉴타운으로 지정된 장위동에서도 주 후보가 공 후보를 박빙으로 힘겹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총선에서 확인한 뉴타운 욕망증후군이 다시 한 번 검증된 것이다. 물론 이전 교육감 선거는 이명박 심판론이 바탕에 깔린 선거라 다른 동에서 주후보가 앞서 결과적으로 성북구에서는 약 4천표가량 이기긴 했지만 박빙이어서 강남3구의 위력적인 몰표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지난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가장 혜택을 많이 입은 사람들은 강남사람들이었다. 부동산으로 돈을 꽤 벌었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다. 그런데 종부세가 내기 싫어 이명박에게 몰표를 준, 그리고 한나라당과 공정택에게 몰표를 준 사람들도 바로 그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의 투표행위는 가장 이기적이며 계급적인 행위이다. 그래서인지 교육수준이 높고 경제적 안정이 어느 정도 확보된 계층의 투표율이 높다.

문제는 ‘강남의식’이 강북지역의 주요 아파트 단지와 뉴타운 예정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보여! 17개 자치구에서 이겼다고 안심하지 말라. 그대들의 승리도 박빙이었고, 뉴타운과 재개발 한 방으로 날라 갈 수 있는 그런 승리가지고 말이오.

상상해본다. 25개 뉴타운이 완료되면 과연 진보정치와 지역운동은 연명할 수 있을까? 이미 중대형 위주 공급 중심의 뉴타운이 서민들의 주택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여기에 거주하게 될 주민들의 투표행위가 강남을 지향할지, 아닐지도 뻔히 알 수 있다. 지역운동은 뉴타운과 재개발 과정에서 지역공동체의 붕괴로 터전을 상실한 채 소멸해가고, 진보정치는 뉴타운과 재개발이 완료됨으로 표밭을 상실하여 소멸해가고….

뉴타운과 재개발과 이런 속도로 추진된다면, 2010년 지방자치선거에서도 민주당을 포함한 반이명박 진영의 패배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뭐, 현 2MB정부가 죽을 쑤어서 정권심판론이 바람을 불면 모를까? 기대하지말자, 정권심판론에 기대 집권한 정당의 국가운영을 우리는 직접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강남의식과 개발중독증은 한 몸처럼 움직인다. 범 진보여! 지금 이 순간 강남의식과 개발중독증의 중요 고리인 뉴타운과 재개발을 멈추고 대안개발정책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서울·수도권에서 진보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이주원 사단법인 나눔과미래 지역사업국장

이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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