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단체, 학교·마을에도 설 자리 없다

어린이·청소년에게 유익한 공적활동으로 활성화 지원 절실 이영일 기자l승인2020.11.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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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소년단체 활동의 시초는 1922년 조선소년군과 소년척후대 창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베이든 포우엘경이 1907년 창설한 범세계적 청소년운동인 '스카우트'가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로 전파되면서 지금은 5천여 개의 조직과 20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청소년단체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청소년단체로는 올해 창립 74주년을 맞은 걸스카우트와 1980년 설립된 한국해양소년단연맹, 1981년 설립된 한국청소년연맹, 범세계적 청소년 봉사단체인 RCY(청소년적십자)등이 있다. 이외에도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에 가입된 청소년단체만 63개 조직에 이른다.

▲ 청소년단체활동은 긍정적인 자아상을 확립하고 호연지기를 기르며 원만한 대인관계와 사회성을 함양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청소년단체에 대한 지원은 미비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 제25회 세계잼버리 공식 홈페이지

청소년단체활동이 성장기 청소년에게 끼치는 긍정적 효과는 매우 높다. 건강한 여가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확립하고 호연지기를 기르며 원만한 대인관계와 사회성 함양, 민주시민 의식을 고취하는 데 이 청소년단체활동이 가지는 파급력은 이미 검증된 효과다. 최근에는 이 청소년단체활동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문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청소년단체활동은 그동안 주로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외국처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지역대(Community Scout)로 활동하기에는 우리나라 사회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를 담당하는 지도자를 학교 교사가 전담해 왔다.

시대적 흐름이라면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청소년단체

하지만 2011년부터 마을공동체운동이 시작되고 2014년부터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돌보자는 혁신교육지구 운동이 본격화(상생과 협력의 글로벌 교육혁신도시 서울시교육감-서울시장 공동선언 / 2014.11.17)되면서 청소년활동도 참여와 자치활동으로 성장하고 활동공간도 학교에서 마을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청소년활동 지도자도 교사뿐이 아니라 청소년지도사, 마을강사, 학부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단체활동을 마을에서 진행하기에는 '마을공동체'를 강조하는 구호에 비해 그 현실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청소년단체활동을 지역에서 펼치고 싶어도 활동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고 청소년단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역사회에서의 대표적 청소년활동 공간은 청소년센터다. 서울의 경우 시립 시설 21개소, 구립 시설 10개소, 민간 1개소의 청소년센터(청소년수련관)가 존재하고 19개소의 청소년문화의집이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특화시설(직업체험·문화예술·과학정보·환경 등 특정 목적의 청소년활동을 전문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시설과 설비를 갖춘 수련시설 )도 7개소가 있으나 청소년단체 단원들이 이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게 청소년단체들의 하소연이다.

청소년수련관에서는 청소년단체를 볼 수 없는 이상한 현상

청소년시설에서 청소년단체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크게 장소를 대관하기 어렵고 사용료가 비싸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청소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주말의 경우 해당 시설에 소속된 청소년동아리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간이 부여된다는 사유로 사실상 청소년단체 소속 청소년 단원들은 청소년시설을 이용하기 어렵다.

서울특별시청소년시설설치및운영에관한조례에는 '시설 이용자에게 공정한 이용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청소년시설 운영 원칙이 자기네 시설 소속 동아리를 중심으로 공간을 부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청소년단체 단원들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청소년단체들의 주장이다.

사용료 문제에 있어서도 청소년단체들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특별시청소년시설설치및운영에관한조례상 청소년시설을 이용하는 자는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청소년 또는 청소년 관련 단체'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조례의 사용료 감면 대상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비영리목적으로 공연 및 학술 행사를 주최하거나 체육활동'을 할 경우 50% 감면을 하도록 규정하면서 정작 청소년단체는 빠져 있다. 같은 조례에서 불합리한 조항이 존재하는 것.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청소년단체 활동공간 시급

학교에서 청소년단체활동을 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청소년단체 관련 업무를 단위학교 업무분장에서 제외, 사실상 모든 학교에서 청소년단체 활동 업무를 교사들에게 맡기지 않게 되자 학교 공간 사용도 덩달아 어려워졌다.

김해정 한국걸스카우트서울연맹 사무처장은 "청소년단체활동은 국가는 물론 학교와 지역사회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중요한 청소년 성장운동"이라고 강조한다. 무작정 학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김민서 한국해양소년단서울연맹 사무처장(교육학 박사)은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하는 마을결합형혁신학교와 유사한 청소년단체운영 중점학교같은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활동공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건동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도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단체활동이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자치구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청소년시설의 공간 사용이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부여될 수 있도록 공간 사용 원칙을 수립하고 사용료도 청소년단체 단원들이 사용할 경우 감면 또는 할인할 수 있도록 조례를 손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와 마을을 모두 아우르는 지역사회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 서울시교육청과 주요 청소년단체들은 11월 20일, 지역사회에서의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청소년단체활동 활동공간 발굴을 위한 협력에 들어간다. ⓒ 서울시교육청 제공

한국스카우트서울북부연맹, 한국스카우트서울남부연맹, 한국걸스카우트서울연맹, 한국청소년남서울연맹, 한국청소년북서울연맹, 한국해양소년단서울연맹, 청소년적십자(RCY)서울본부, 서울흥사단은 오는 20일(금), 서울시교육청과 '지역사회에서의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마을에서의 청소년단체활동 활성화 공동 모색 ▲청소년단체 지역대 모집 및 운영에 관한 협력 ▲마을방과후 청소년단체활동 시범운영에 관한 협력 ▲청소년단체활동 활동공간 발굴을 위한 모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와 동네에서 청소년단체 단원들이 봉사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이영일 기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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