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재추진 반대"

시민사회, 법안 폐기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0.11.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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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사회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는 명분하에 야당이 지난 18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적극 추진하고자 했던 법안이다. 법안은 의료⋅교육⋅환경⋅공공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하는 영역의 규제를 완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어 시민의 안전, 공공성 침해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기획재정부에 과도한 지위를 부여하여 각 부처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부처의 자율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적용대상을 농어업과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업으로 규정하고 있어 포괄적 위임입법 금지 원칙 위반이라는 법률적 문제도 상당히 심각하다.  

▲ 1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사회공공서비스를 민영화하고 특히 기재부가 독재 허용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의료관련 법만 제외하면 문제가 없다고 하며,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법안임을 강조하며, 국민의힘과 함께 법안 제정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이 경쟁력과 생산성이 낮은 근본적 이유는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와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중산층이 몰락하는 등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하여 내수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삶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정부와 국회는 규제에 대한 완화 정책은 철회하고 사회안전망 강화 등 복지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가운데 무상의료운동본부⋅민주노총⋅보건의료단체연합⋅참여연대⋅한국노총⋅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함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지니는 문제를 제기하고 법안 폐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했다.

[기자회견문]

사회공공서비스 민영화하고 기재부 독재 허용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폐기하라!

이번 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논의된다. 이 법안은 오랜 기간 사회공공서비스 민영화법이자 의료민영화법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져 통과되지 못해왔던 법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박근혜-최순실 법안’으로도 알려져 있다. 재벌들이 2015년 말 미르 재단에, 2016년 초 K스포츠재단에 각각 입금한 다음 날 박근혜가 예산안 시정연설과 대국민담화에서 거론하며 요구했던 국정농단 거래 법안이 바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다. 이런 법이 이제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의지로 추진되고 있는 점이 황당하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여전히 의료민영화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몇 가지 조항으로 의료민영화 우려를 없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시민들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 코로나19 시기 모든 시민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시기에 의료·공공서비스 민영화법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

이에 시민사회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 법을 즉각 폐기하기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밝힌다.

첫째, 기재부 주도로 재벌·기업의 이해관계를 우선하여 서민의 삶을 외면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폐기하라.

이 법은 농림어업, 제조업을 제외한 모든 영역을 서비스 ‘산업’으로 규정하고 서비스산업을 육성한다는 미명하에 규제를 완화하고 민영화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의료, 사회복지, 교육, 전기·가스·수도, 철도·화물 등 운수, 언론, 정보통신 등이 모두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기재부가 위원장인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이런 영역을 좌지우지하며,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수립 시행하게 하고 추진상황을 점검해 개선요구를 통보할 수 있게 하며 각 사회 영역의 법령 제·개정에도 관여할 수 있게 하는, 말 그대로 ‘기재부 독재법’이며,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공공성 파괴 법안이다.

지금껏 교육 민영화, 철도·전력·가스 민영화, 개인정보인권 보호규정 파괴, 규제 완화를 통한 환경파괴,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 침해가 서비스산업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 왔다. 이 법이 통과되면 이런 규제 완화·민영화 추진에 더욱 속도가 가속화 될 것이다.

둘째, 이 법은 여전히 의료민영화법이다. 보건의료를 제외했다는 거짓과 기만을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이 의료민영화법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반대가 거센 것을 의식해 의료법, 약사법, 국민건강보험법, 국민건강증진법 적용을 제외하는 안을 발의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추진되어 온 건강보험 무력화 및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영리병원과 영리자회사 도입,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등 주요 의료민영화 정책은 모두 의료법, 약사법, 국민건강보험법, 국민건강증진법을 우회하여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이 4개 법 제외는 아무 의미도 없다.

민간보험사에 건강관리·예방·상담·교육뿐 아니라 만성질환 치료까지 넘겨주는 미국식 의료체계 도입 정책은 의료법을 우회한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으로 추진된바 있다. 또한 개인의료정보 상업화의 경우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진행하고자 했다. 영리병원 허용은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도특별법’, 영리자회사는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으로 추진하였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통과되면 기재부는 이런 기존 우회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기재부 독재로 새로운 우회로를 얼마든지 더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소위 ‘보건의료 제외’ 주장은 의료영리화 추진 역사를 뻔히 알고 있을 더불어민주당의 대국민 사기이자 기만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 팬데믹 속 ‘작은 정부’와 시장경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사회공공성 강화 없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은 상식이 되었다. 한국은 특히 초기 방역성공에 의지하고 있을 뿐 부실한 공공의료, 방치된 사회안전망 때문에 서민의 삶이 위태로운 비상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회가 사회공공성을 강화해 위기에 처한 서민들의 삶을 돌보기는커녕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안전망을 해체하며 오로지 재벌대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민영화법을 통과시키려 한다는 점이 참담하다.

사회서비스발전기본법은 국민의 안위와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폐기가 마땅하다. 정부와 국회는 다가올지 모르는 감염병 겨울 대유행에 대비해 공공적 책무를 다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을 통해 공공의 영역을 시장에 내맡기려는 행태는 당장 멈춰야 한다. 

2020년 11월 18일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무상의료운동본부⋅민주노총⋅보건의료단체연합⋅참여연대⋅한국노총⋅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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