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면 미발급, 원가보다 낮은 단가 등 반복되는 갑질 문제제기

대우, 현대, 삼성 등 조선3사 하도급 불공정 피해 업체 한 목소리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3사의 하도급 갑질 피해 하청업체 대책위원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이하 민변 민생경제위) 및 참여연대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조선3사에 하도급 불공정 거래 피해업체에 대한 배상 및 향후 갑질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 서울 한국산업은행 앞, 조선3사 하도급 갑질 피해대상, 재발방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2020.6.30. 기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 보유)도 자회사의 노골적인 갑질 행위에 책임이 있으므로 피해배상 및 재발방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의견서 전달과 함께 한국산업은행장 면담을 요청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11월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2015년~2019년까지 사내 하도급 업체에게 계약서면 미교부 상태에서 작업 지시, 대금 산정 없이 수정·추가 공사 위탁 및 원가보다 낮은 하도급 대금 결정, 선박·해양플랜트 부품 등 제조 위탁 후 하도급 업체의 책임 사유가 없음에도 제조 위탁 임의취소 등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과징금 153억원 및 법인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정위 결정을 포함해 지난 7년간 대우조선해양이 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결정은 벌써 4차례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비단 대우조선해양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현대중공업 역시 2019년 불법하도급거래에 대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08억원과 시정명령, 고발조치를 받은 후, 올해 기술탈취와 대금미지급으로 다시 공정위 제재결정을 받았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검찰 고발요청 결정까지 내려진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4월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 과징금(26억원), 고발 결정을 받은 상황에서 다시 불공정 하도급 거래 문제가 불거져 당국의 조사를 받은 상황이다.

대주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갑질 피해배상 재발방지 요구

이런 가운데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피해업체와 시민단체는 “대형 조선3사가 당국의 잇따른 불법하도급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반성·개선하기는 커녕 하도급업체들을 수탈하는 거래를 지속·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이 피해업체에 대한 배상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 역시 하도급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 등 법적·제도적 개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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