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선 현대판 노예제 철폐 촉구 캠페인

시민·환경단체, 세계 노예제 철폐의 날 맞아 진행 양병철 기자l승인2020.12.0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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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등 현대판 노예제 피해자 4천만명 이상

현대판 노예제 대표적 사례 한국 어선 이주어선원에 대한 강제노동, 인신매매 꼽혀

이주어선원 인권보호 위해 해수부 장관에게 제도 개선 촉구 탄원서 발송 캠페인

매년 12월 2일은 유엔에서 정한 ‘세계 노예제 철폐의 날’이다. 현대판 노예제라고도 불리는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949년 12월 2일 유엔 총회에서 인신매매 금지 및 타인의 매춘행위에 의한 착취 금지에 관한 협약이 채택된 날을 기념하여 1986년 제정됐다.

공익법센터 어필 외 전세계 16개 단체들은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에 준하는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의 이주어선원들을 위한 <누가 내 생선을 잡았을까?> 캠페인을 지난 11월 20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노예제는 인류 역사에서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예제라 하면 수백년 전의 대서양 노예 무역 등의 일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현대 사회도 다양한 형태의 현대판 노예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 공익법센터 어필 외 전세계 16개 단체들은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에 준하는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의 이주어선원들을 위한 <누가 내 생선을 잡았을까?> 캠페인을 지난 11월 20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modern slavery)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강제 결혼, 채무노동(debt bondage) 등을 포괄하는 말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현재 4천만명 이상이 현대 노예제 속에서 고통 받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성 착취 혹은 노동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이 발생하고 있다.

특별히 한국 어선에서 일하는 이주어선원에 대한 강제노동 및 인신매매 문제는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유엔 사회권 위원회는 2017년 한국 정부에 내린 권고에서 한국 어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강제노동에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미국 국무부에서 매년 6월 발표하는 인신매매 보고서에서도 한국 어선에서 일하는 이주어선원들이 노동착취 목적의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의 피해자라고 지적하며, 2020년에는 “한국 국적 어선에서 강제노동을 시키는 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늘릴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지적은 국내외 시민단체에서 조사한 바와도 일치한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예전에는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보고서와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와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이 지난 6월 발행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 원양어선에서 일한 이주어선원 54명과의 인터뷰 결과 57%가 하루 18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서 일한 이주어선원 18명과의 인터뷰 결과 또한 하루 20시간 일하는 선원이 절반 가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24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한 채 일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장시간 노동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이주어선원은 한국인 선원들에 비해 훨씬 차별적이고 낮은 최저임금을 받는다. 특히 원양어선의 경우, 어획량에 따른 비율급을 받는 한국인 선원이 2019년 월평균 739만원을 받은 것에 비해 이주어선원은 ‘보합제’에서 제외되어 대부분 최저임금만을 받는데 이들의 2019년 최저임금은 경력에 따라 미화 460달러, 618달러였다.

장시간 노동과 차별적이고 낮은 임금 외에도 이주어선원에 대한 일상적인 욕설과 폭언, 열악한 생활 환경, 폭행이 한국 어선에서 만연하다. 그러나 여권 압수 및 배를 떠나면 돌려받지 못하는 이탈보증금, 1000만원 안팎의 고액의 송출 비용과 같은 불법적인 관행으로 인하여 이주어선원들은 배를 떠나지 못하고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원양어선의 경우, 장기간 먼 바다에서 항해를 하면서 항구로 돌아오지 않아 물리적으로 고립되어 강제노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국 원양어선의 항해 기간은 길게는 2년까지 이르는데, 세계적으로도 가장 긴 축에 속해 있다.

이주어선원들이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에서 벗어나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전세계 17개 단체에서는 <누가 내 생선을 잡았을까?> 캠페인을 시작했다. 단체들은 캠페인을 통해 대중들에게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생선을 수확하기 위하여 일하는 이주어선원들이 인신매매 및 강제노동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주어선원의 인권 보호를 촉구하는 일에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 차별 금지, 노동시간 규제, 여권 압수 금지, 송출입 절차의 공공성 확보, 장기간 항해 규제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전달한다.

[탄원하기] 누가 내 생선을 잡았을까? (클릭!)

<누가 내 생선을 잡았을까?> 캠페인을 위해 개설된 홈페이지(위 파란글씨 클릭!)에서는 이주어선원 ‘아리’의 이야기를 통해, 이주어선원들이 처해있는 현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으며,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탄원서는 매주 월요일 해수부 장관에게 전달될 예정이며, 오는 2021년 6월 8일까지 한국어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15,000여명의 이주어선원들의 수만큼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국 외에 전세계에서 캠페인을 지지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영어,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캠페인 참여 시민·환경단체는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경주이주노동자센터,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주와 인권연구소, 성요셉노동자의집, 화우공익재단)와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 꽃밥에피다, 농업회사법인(주)네니아, 녹색당, 마르쉐친구들,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 행복중심생협, SPPI 등이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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